[기후변화를 품다] 탄소 제로에 뛰어든 英 케임브리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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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를 품다] 탄소 제로에 뛰어든 英 케임브리지대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11.1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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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8년까지 탄소 제로에 도전
2038년까지 '탄소 제로'에 뛰어든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사진=케임브리지대]
2038년까지 '탄소 제로'에 뛰어든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사진=케임브리지대]

기후변화에 대한 전 세계 대학의 책임 있는 행동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에서 영국 케임브리지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케임브리지대학교는 최근 과학적 연구와 조사에 기반을 둔 탄소 저감과 제로 정책에 뛰어들었다. 앞으로 10년 동안 탄소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이를 통해 2038년에는 ‘탄소 제로’ 정책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대학이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하고 기후변화에 몸소 뛰어든 것은 이례적이다.

케임브리지대는 이 같은 내용을 소개하면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전 세계가 약속한 섭씨 1.5도 상승 제한 목표에 우리도 함께할 것”이라며 “케임브리지대는 전 세계 대학에서 첫 번째로 이 같은 목표 달성에 뛰어들었다”고 자평했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전 세계 190여 개 국가는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하로 방어해야 한다는 데 합의한 바 있다. 4년이 지난 지금 이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은 줄지 않고 있고 지구 평균 온도도 상승 중이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입에 발린 협약’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케임브리지대는 “최근 기후과학 연구보고서를 종합해 보면 평균 온도 1.5도 상승을 막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이, 얼마나 빠르게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느냐에 달렸다”며 대학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안 레슬리(Ian Leslie)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과학자들은 재앙적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즉각적 행동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며 “세계적 대학으로서 우리는 특히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큰 책임이 있고 또한 다른 어느 곳보다 더 신속하게 탄소 배출 저감에 대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안 레슬리 교수는 이어 “이 같은 책임 있는 우리 대학의 행동은 전 세계 다른 국가와 대학에 모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과학자인 에밀리 박사는 '케임브리지 제로'를 추진하고 있다.[사진=케임브리지대]
기후과학자인 에밀리 박사는 '케임브리지 제로'를 추진하고 있다.[사진=케임브리지대]

에밀리(Emily Shuckburgh) ‘케임브리지 제로(Cambridge Zero)’ 책임 박사는 “ “기후변화는 과학에 기초한 사실이고 이는 자의적이지 않고 강력하고 객관적 증거에 기반을 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 대학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이는 다른 대학과 기관에서도 우리와 같은 목표를 실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져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밀리 박사는 그동안 남극 등 극지 기후변화 연구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그녀는 컴퓨터과학과 기술을 전공했고 환경데이터 과학 전문가로 손꼽힌다. 기후과학자이기도 하다.

케임브리지대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대학 공간에서 사용되는 가스의 양을 크게 줄이는 데 나선다. 여기에 대학 곳곳에서 배출하는 탄소를 정확히 계산하고 이를 데이터로 만들어 각 부서에 제공하기로 했다. 새로운 건물이 들어설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으로 탄소를 꼽았다.

에너지 사용량, 각 건물에서 배출되는 탄소, 이를 종합해 정리되는 데이터까지 입체적 대책 마련에 나선다. 이를 종합해 ‘탄소 중립’을 이룰 수 있는 길을 찾겠다는 것이다. 케임브리지대의 이번 기후변화 관련 청사진은 전 세계 다른 대학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후변화가 심각해지고 있는데도 아직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의 책임과 역할은 매우 작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학의 더 적극적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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