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LCC 업계 '먹구름' 속 가장 먼저 '비상경영체제' 돌입한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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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LCC 업계 '먹구름' 속 가장 먼저 '비상경영체제' 돌입한 배경은?
  • 김명현 기자
  • 승인 2019.09.26 0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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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일 비상경영체제 공식 선언... 3개월 무급휴직 신청 받아
-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사고기종 2대 보유... 운항 중단 후 매달 10억 이상 손실
- LCC 6곳 중 성적표 최하위권... 외부 악재 버틸 기초 체력 약해

지난 16일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 사장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LCC(저비용항공사) 업계 위기 속 가장 먼저 비상경영을 선포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일본승객이 급감하고 환율 상승에 고유가까지 겹치면서 버티지 못하는 항공사가 나올 것이란 위기감이 팽배하다.

그중에서도 이스타항공은 비상경영체제를 공식 선언하며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위기극복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9월 첫째 주부터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2~3개월무급휴직 신청도 받고 있다.

업계는 LCC 중 이스타항공에서 가장 먼저 비상경영에 돌입한 이유가 사고기종 보유, 기존 매출 규모 등 잇따른 외부 악재에 더 취약한 내부 사정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보잉 737 맥스8' 2대를 보유 중이다. 이 기종이 두 차례 추락사고를 내는 등 심각한 시스템 결함이 발견되자 지난 3월부터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해당 기종을 부산-싱가폴 노선에 투입할 방침이었으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무엇보다 맥스8 기종 2대를 인천공항에 주기하면서 리스비와 보험료를 계속 지불하고 있다. 업계는 맥스8 2대가 운항하지 못해 생기는 손실이 매달 10억~14억원 정도로 추산한다. 

업계 관계자는 "귀책사유가 보잉사에 있지만 항공기 구입이 아닌 '리스' 형태로 보유 중이므로 비용 지불이 불가피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LCC 중에서 최하위권의 성적을 받았다. LCC 6곳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5663억원의 매출과 5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5위를 기록했다. 특히 올 2분기 수백억원대의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누적 적자를 버틸 기초 체력이 약한 셈이다. 

또 비행전후점검 정비규정 위반으로 지난 8월 국토부로부터 16억5000만원의 과징금도 부과됐다.

[사진 이스타항공]
[사진 이스타항공]

한 업계 전문가는 "공급은 늘리는데 수요가 따라주지 않는다.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신생 항공사도 곧 운항을 시작한다. 출혈경쟁이 심해질 것이고, 위기설이 도는 항공사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노선에 크게 의존하는 국내 LCC 업계의 수익구조 분석 및 수요 예측 측면에서 국토부의 결정에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기존 30% 이상을 차지하던 일본 노선을 정리하고 중국·동남아시아의 신규 노선에 취항을 준비 중이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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