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號 첫 혁신금융 도전 과제 "제3 인터넷전문은행의 향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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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號 첫 혁신금융 도전 과제 "제3 인터넷전문은행의 향배는?"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9.09.19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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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성수號 출범 후 첫 혁신 금융현장 행보 나서...“최 전 위원장과 방향과 보폭 맞추겠다”
- 내달 제3 인터넷전문은행 재추진...'카뱅' 독주 견제할 '메기' 더 풀어놔야 혁신 가속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디캠프에서 열린 '핀테크 스케일업 현장간담회'에서 참여 기업 대표들로부터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을 뜻하는 유니콘 인형을 선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디캠프에서 열린 '핀테크 스케일업 현장간담회'에서 참여 기업 대표들로부터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을 뜻하는 유니콘 인형을 선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취임 후 혁신금융 분야 첫 현장 행보에 나서면서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정책 중 핵심 과제인 제3 인터넷전문은행의 향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은성수號 출범 후 첫 혁신 금융현장 행보 나서...“최 전 위원장과 방향과 보폭 맞추겠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디캠프에서 열린 ‘핀테크 스케일업 현장간담회’에 참석하고,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인들을 비롯해 혁신금융심사위원회 위원, 금융기관 관계자 등으로부터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은 위원장은 한국투자공사(KIC)와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사장으로 재직할 때부터 핀테크 분야의 혁신과 성장을 인상 깊게 지켜봤다며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의 애정과 헌신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전임자를 치켜세웠다. 최 전 위원장이 역대 어느 금융위원장보다 혁신금융 분야에서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던 만큼, 은 위원장도 그 방향과 속도를 그대로 이어 받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어서 “금융산업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에는 아직도 갈길이 멀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은 더 큰 도약을 위해 우리의 강점을 토대로 부족한 부분을 찾아 보완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일관성을 가지고 보다 과감하게 핀테크 정책을 펼치겠다”며 규제혁신, 핀테크 투자 활성화, 해외진출 지원 등을 약속하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문재인 정부의 금융정책 기조는 안정과 균형, 그리고 혁신이다. 금융당국은 한 손에 채찍을 들고 기존 금융권에 ‘금융 소비자 보호’라는 잣대를 엄격하게 들이대며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일관적으로 펼쳐온 반면에 다른 한 손에는 ‘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한 당근을 들고 ‘역대급’ 속도로 혁신금융 분야 규제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성장의 길을 터주고 있다.

이미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아마존, 알리바바,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들이 기존 금융서비스 영역에 침투하며 새로운 서비스와 상품으로 기존 금융사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흐름에 맞춰 혁신의 ‘무풍지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기존 금융사 중심의 국내 금융 생태계에 글로벌 유니콘 기업이 나타날 정도로 변화를 주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국내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전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급속히 성장하며 경쟁상대인 케이뱅크를 벌써부터 멀찌감치 따돌리고 독주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네이버나 토스, 페이코 같은 IT 기반 플랫폼 사업자들도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내놓고 이용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어 기존 금융사 영역까지도 넘보고 있는 형국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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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제3 인터넷전문은행 재추진...'카뱅' 독주 견제할 '메기' 더 풀어놔야 혁신 가속

금융당국은 카카오뱅크와 K뱅크 외에도 제3 인터넷전문은행을 복수로 선정해 신규 사업자의 진입을 유도하고, 사업자 간 경쟁 구도를 만들어 전통적인 금융산업의 게임체인저로서 금융 소비자 효용을 극대화할 ‘메기’ 역할이 더욱 강조될 수 있도록 혁신금융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하지만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의 강력한 추진 의지에도 예비인가를 신청한 키움뱅크 컨소시엄과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지난 5월 심사 결과 사업자 선정에 최종 실패하면서 금융당국 내에서 책임 공방이 오가기도 했다. 당시 심사에서 키움뱅크는 혁신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토스뱅크는 자본적격성 이슈가 불거져 최종 선정에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성수 호의 사실상 첫 혁신금융 도전 과제라고도 할 수 있는 제3 인터넷전문은행 재추진이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지난 예비인가 심사 당시 제기됐던 지적사항을 보완해 새로운 계획안을 제시하며 재도전할지도 관심사다. 이들 외에 다른 기업의 참여 가능성도 열려있지만 최대 기대주인 네이버가 사실상 불참 의사를 밝힌 상태다.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와 협약을 맺고 별도의 금융 플랫폼 사업을 준비 중이다.

금융위는 지난 7월 제3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 재추진 계획을 발표하면서 지난 번 실패에 대한 보완 차원에서 금감원이 구성한 외부평가위원회의 심사 과정에 금융위 의견이 전달될 수 있는 통로를 새로 만드는 등 재도전에 나선 기업들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지만 결과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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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은 위원장이 취임 후 첫 금융혁신 행보에 나선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대표가 기자들과 만나 제3 인터넷전문은행 재도전이 어려울 것 같다는 의사를 보인 것으로 전해져 금융당국 간 불협화음이 또 다시 제기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기자들에게 금융위와 의논할 때와 감독당국과 협의할 때 온도차가 큰 것 같다는 식의 여운을 남기며 안타까움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융업계에서는 키움뱅크 컨소시엄이 키움증권 주도로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난 번 심사 당시 지적 받았던 혁신성 부족의 벽을 어떻게 넘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IT 기반 온라인 증권사로 ‘영웅문’이라는 증권업계에서 대표적인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시 운영 노하우 활용과 시너지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역시 지난 번 심사 과정에서 고려됐던 부분일 것으로 예상돼 묘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오는 12월 오픈뱅킹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마이데이터 사업 활성화로 금융 빅데이터 산업이 태동하면서 핀테크 산업 성장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제3 인터넷전문은행은 업계 경쟁이 더 치열해지더라도 상호 경쟁을 통한 금융혁신서비스 개선과 산업 규모 확대가 이뤄질 수 있는 게임체인저 발굴이 목적이다. 시장에서는 은성수 호가 이번 재도전에서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만큼 실패 시 첫 단추를 잘못 끼우는 부담 또한 클 수밖에 없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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