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삼성전자, LG전자 맹공에 "화질선명도는 낡은 기준...8K TV 판단은 소비자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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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삼성전자, LG전자 맹공에 "화질선명도는 낡은 기준...8K TV 판단은 소비자 몫"
  • 정두용 기자
  • 승인 2019.09.1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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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 "삼성전자 QLED 8K TV 화질은 4K 수준" vs 삼성전자 "화질선명도 보다 중요한 요소 많아"

삼성전자가 LG전자의 8K 화질선명도 저격에 맞대응했다.

삼성전자는 17일 오후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8K화질 관련 설명회를 열고 “8K TV시장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엔 LG전자가 1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를 통해 삼성전자의 QLED 8K TV의 낮은 화질 선명도를 지적했다.

같은 날 두 경쟁사가 기술설명회를 잇따라 열었다. 삼성전자는 이 설명회를 통해 IFA2019에서부터 이어진 LG전자의 공격에 입을 열었다. IFA2019에선 명확한 대응을 펼치지 않았던 모습과 달라진 지점이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가 17일 오후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8K화질 관련 설명회에서 QLED 8K TV의 화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두용 기자]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가 17일 오후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8K화질 관련 설명회에서 QLED 8K TV의 화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두용 기자]

조성혁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영상전략마케팅팀 상무는 “8K TV시장이 성숙하지 않아 시장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응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으나 소비자들의 오해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상무는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기업이 서로 비방하며 점유율 경쟁을 한다면 안타까운 일”이라며 “(삼성전자는) 싸움으로 몰고 갈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LG전자가 문제로 삼은 CM(화질선명도)에 대해 “화질을 측정하는데 큰 요소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8K TV 화질은 화소 수뿐만 아니라 밝기나 컬러볼륨 같은 광학적 요소와 영상처리 기술 같은 다양한 시스템적 요소까지 고려해 평가해야 한다”면서 “ICDM에서 규정한 CM은 최신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에는 불완전하며 새로운 평가 방법이 필요하다”고 LG전자의 지적에 반박했다.

삼성전자 측은 화질선명도란 개념이 1927년에 발표된 개념으로 물리적으로 화소수를 세기 어려운 디스플레이나 흑백 TV의 해상도 평가를 위해 사용됐던 측정 방식이라 지금은 적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초고해상도 컬러 디스플레이의 평가에서는 다른 기준들이 더욱 중요한 요소란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ICDM(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가 2016년 5월 CM은 최신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에는 불완전하며 새로운 평가 방법이 필요하다고 발표하고, 기존 가이드는 중단되어야 한다는 지점을 근거로 들었다.

ICDM이 정립한 기준은 LG전자가 삼성 8K TV의 화질을 공격할 때 근거로도 사용됐다. 같은 내용을 두고 양사가 완전히 다른 해석을 내놓은 셈이다.

LG전자 측은 “ICDM가 ‘디스플레이표준평가법’을 정립하고, 해상도 충족조건으로 화질선명도(CMㆍContrast Modulation) 50% 이상을 제시했다”면서 이를 근거로 ‘삼성전자의 QLED 8K TV는 4K 수준의 화질’이라고 주장했다.

LG 8K TV 전 모델은 CM 기준치인 50%를 넘는 약 90% 수준이지만, 삼성 QLED 8K TV는 12%라 국제기준에 못 미친다는 골자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가 17일 오후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8K화질 관련 설명회에서 QLED 8K TV의 화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두용 기자]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가 17일 오후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8K화질 관련 설명회에서 QLED 8K TV의 화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두용 기자]

용석우 상무는 이에 대해 "2013년에 RGBW 셀을 탑재한 제품이 중국에서 출시됐는데, 당시 픽셀 수와 별개로 화질선명도가 충분할 경우 4K 해상도를 인증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며 "화질선명도 수치는 높았지만 실제 소비자가 보기에 색이 빠진다거나 텍스트가 잘 안 보인다든가 하는 문제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ICDM이 이를 인지하고 2016년에 화질선명도는 더 이상 평가 기준으로 지속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며 “삼성 QLED 8K는 국제 표준 기구 ISO 가 규정한 해상도 기준(7680x4320) 을 충족하며 VDE 인증을 획득했다”고 강조했다.

TV 평가 단체나 전문 매거진 등에서는 화질을 평가하는 요소로 CM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설명회에서 QLED 8K를 타사 제품들과 비교 시연하기도 했다.

8K 이미지 파일을 USB에 옮겨 TV에 띄웠다. 사진은 현장에서 바로 찍은 이미지를 사용했다.

용석우 상무는 “삼성전자의 QLED 8K에서는 작은 글씨도 선명하게 보이는 반면, 타사 TV(LG전자 8K OLED TV)에서는 글씨가 뭉개지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어떤 게 소비자에 맞는 TV인지 직접 봐달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또한 글로벌 8K 협회에서 표준코덱으로 정한 HEVC으로 인코딩된 8K 동영상을 자사의 제품과 경쟁사의 제품에 재생하는 시연도 진행했다. 삼성 QLED 8K는 USB로 연결한 영상이든 스트리밍 영상이든 원활하게 재생을 한 반면, LG OLED TV에서는 동영상 재생이 되지 않거나 화면이 깨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삼성전자가 QLED 8K 98형 국내 판매를 본격 실시한다.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QLED 8K 98형. [삼성전자 제공]

용석우 상무는 “현재 8K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단계에서 CM과 같은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8K협회’에 더 많은 기업들이 참여해 미래 시장을 만들어 나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주도적으로 8K협회를 결성했다. 8K협회는 최근 해상도, 최대 밝기, 전송 인터페이스, 압축 규격 등 8K 관련 구체적 기준을 제시했다.

조성혁 상무는 “8K TV는 8K 영상을 보다 잘 전달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서 “판단은 소비자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IHS마킷 발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금액기준으로 31.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기록했다. 75형 이상 시장에서 53.9%, 2500달러 이상 시장에서 53.8%로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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