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퍼펙트 스톰' 위기 '탈출구가 없다'...미래성장동력 '시계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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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퍼펙트 스톰' 위기 '탈출구가 없다'...미래성장동력 '시계제로'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9.02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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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구입비, 영재센터 뇌물 50억 추가 '86억원'...파기환송심서 재구속 여부 판가름
- 뇌물을 승계 작업으로 인정한 대법원...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검찰 수사 압박 강도 높아져
- 최악의 악재, 창사 이래 최대 위기 '퍼펙트 스톰'...삼성전자 대내외 불확실성 '고조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 판결로 최대 위기에 몰렸다. 

내외부적으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증대는 물론 최악의 경우 삼성 오너 체제의 붕괴까지 위협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심각하다.  

두 개 이상의 태풍이 겹친 '스펙트 스톰' 위기라는 말이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불황, 일본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 분쟁 등 대형 악재 속에서 리더십 마비에 따른 불확실성의 증대로 비상경영 체제가 장기간 지속된 전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의 지난 29일 대법원 판결로 이 부회장이 다시 수감 위기에 몰리면서 삼성의 총수 체제가 위기를 맞게 됐다. 

대법원은 상고심에서 삼성이 최순실 측에 제공한 말 3필,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낸 16억원을 뇌물로 판단했다. 뇌물공여 금액이 50억여원 늘어나 약 86억원이 됐다. 

이 부회장은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지만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액이 50억원 이상이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 연합뉴스]

특히 대법원이 뇌물을 '승계 작업'으로 인정해 이 부회장의 입장은 난감하게 됐다. 이는 승계 작업과 연관해 수사 중인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삼성은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탈출구가 안보인다. 이 부회장이 파기환송심에서 집행유예를 받더라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가 다시 앞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파기환송심 재판 출석은 물론 검찰 소환 조사까지 받게 될 가능성도 커지게 됐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29일 "검찰은 앞으로 진행될 파기환송심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책임자들이 최종적으로 죄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받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강력한 리더십 기반 이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기업이라는 점에서 총수의 공백은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더욱이 대내외 불확실성이 삼성을 위협하고 있다. 일본 수출규제는 물론 미중 무역분쟁 등은 과거의 위기 보다 혹독한 시련이다. 

삼성전자가 29일 이례적인 입장문을 통해 "최근 수년간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왔다"면서 "미래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준비에도 집중할 수 없었던 게 사실"이라고 밝힌 것은 삼성이 느끼는 글로벌 위협의 강도를 보여준다. 

실제로 삼성은 이 부회장이 2017년 구속 수감됐을 때 주요 경영 사안을 결정하는 경영위원회를 거의 열지 못했다. 그해 미국의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한 후로는 대형 M&A가 전무하다.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하지 못하고 위기에 빠진 형국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16년 하반기 국정농단 의혹 사건이 시작된 이후 3년여 동안 삼성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수사가 이어지며 리더십과 내부 사기 등에서 만신창이가 됐다. 

국정 농단과 관련한 무수한 압수수색과 관계자 소환, 이재용 부회장과 미래전략실 수장들의 구속,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 이명박 전 대통령 사건 관련 압수수색 과정에서 파생된 노조 수사 등이 이어졌다. 

삼성의 3중고...실적 악화와, 수출 규제, 무역 갈등 등 '사면초가'

더욱이 삼성전자의 3중고는 또 다시 리더십 위기까지 겹쳐 심각하다. 삼성전자는 최근 영업이익 악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불확실성 고조, 일본의 수출규제에 의한 공급망 붕괴 등 사상 최악의 위기다. 

현재 삼성은 임직원의 사기가 저하된 가운데 실적 악화, 글로벌 위기 등이 겹친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을 맞았다는 말이 회자된다. '퍼펙트 스톰'은 둘 이상의 태풍과 같이 악재가 겹쳐 최악의 재난이 되는 상황을 표현하는 기상용어다. 절체절명의 위기란 뜻이다. 

첫번째로, 삼성전자는 핵심 분야에 해당하는 반도체, 스마트폰 사업의 위기다.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은 56조원, 영업이익은 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4.24%, 영업이익은 무려 56.29% 줄었다. 

하반기는 일본 수출규제 사태로 더욱 힘들다. 일본은 한국 정부와의 외교 마찰에 대한 보복 조치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요한 3가지 소재 수출 규제에 나섰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불화수소(애칭가스), 포토 리지스터(감광액),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소재의 수출 규제에 이어 지난 28일부터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조치에 들어갔다. 

격화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도 심각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고, 완제품을 미국에 수출한다. 미중 분쟁이 악화되면 삼성은 난처한 처지가 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이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이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참여해 기업 프렌들리에 나섰지만 실제로 청와대 86 운동권 핵심들은 소위 '삼성 죽이기'에 골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두번째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에 따른 피로감의 고조다. 

검찰은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과 임직원 등에 대한 소환조사를 통해 이 부회장을 겨냥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수사는 '분식 회계 의혹'이 핵심이다. 분식회계이냐 아니냐 판단하면 된다. 그런데 수사가 변질됐다. 일부 친정부 편향 언론과 시민단체 그리고 일부 민주당 관련 정치인은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를 위한 분식'이라고 수사 본질을 호도하는여론전을 펼쳤다. 

분식 회계 수사라는 본질은 사라지고 이재용 승계 의혹 수사로 완전히 달라지는 '이상한' 수사가 됐다. 법조계 관계자는 "진보를 가장한 친정부 언론과 시민단체, 민주당이 삼성을 공공의 적으로 만든 셈인가"라고 힐난했다.

삼성에 대한 전방위 수사가 오래 지속되면서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여러 차례의 압수수색과 소환 조사를 당했다. 기업 본연의 사업을 하지 못할 정도의 업무 마비 사태가 벌어졌다. 또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직원 8명이 구속당했다. 

세번째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래성장동력의 위기다.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등의 경쟁 글로벌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위한 인재 확보, 기술 개발, 업체 간의 합종연횡에 나서며 질주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국내에 발목이 잡혀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는 형국이다.

국내 정치가 오히려 기업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기업인을 오라가라 하면서 '갑질'을 한다. 과거 정권처럼 권력을 말을 따르지 않으면 '괘씸죄'에 걸려 들기 십상이다. 과거 정권과 뭐가 다르냐는 재계의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정부 요청에 따라 3년간 180조원 투자, 4만명 고용을 약속했다. 이마저도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실행 가능할지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기업 기살리기'를 해줘도 모자를 판에 오히려 '기업 죽이기'에 혈안이라는 비판도 나오기 때문. 

이 부회장의 리더십 공백에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 상황을 걱정하게 됐다. 하지만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수세적 경영, 투자의 위축 등 그야말로 '시계 제로'에 놓여 있다. 삼성전자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리더로서 비상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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