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전부문 신 성장동력 '신가전'... 삼성·LG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겨냥해
- LG, 초(超)프리미엄 'LG 시그니처' 업계 차별화... 삼성, '밀레니얼 세대' 공략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가 내달 6일(현지시간)부터 11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다. 올해는 세계 약 50개국에서 총 1814개 업체가 참가한다.
이 전시회는 미국 CES(1월), 스페인 MWC(2월)과 함께 세계 3대 정보기술(IT) 전시회로 꼽힌다. 연초에 열리는 두 전시회에서 기업의 ‘1년 장사’ 콘셉트가 소개된다면, IFA에선 하반기를 장식할 ‘완성형’ 기술이 주로 전시된다. 1년을 매듭지을 전략 제품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기업 입장에선 IFA가 한 눈에 세계 기술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배움의 장’인 동시에 각 사의 차기 전략 제품을 비교할 수 있는 ‘경쟁의 장'인 것이다.
국내 가전업계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곳에서 가전 사업의 성장률을 견인하는 '신가전'을 두고 각 사의 '카드'를 내놓는다. 이번 전시회를 해외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각오가 엿보인다.
신가전이란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의 전통적인 백색가전이 아닌 의류관리기, 건조기, 공기청정기 등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생활밀착형 가전을 뜻한다.
삼성과 LG의 신가전 키워드는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식기세척기를 출시했다. 4인 이하 소형 가구에 최적화된 용량과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자동 세척', '자동 열림 건조' 등 다양한 편의 기능을 탑재했다. 특히 좁은 공간에도 쉽게 설치할 수 있도록 기존 제품 대비 폭을 150mm 가량 줄여 450mm의 슬림한 디자인을 구현했다.
지난 14일에는 한번에 여러 벌의 옷을 관리하길 바라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대용량 '에어드레서'를 출시했다. 또한 롱 패딩, 롱 코트 등 긴 옷이 유행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긴 옷 케어존'을 마련했다.
LG전자는 퓨리케어 공기청정기, 트롬 건조기, 트롬 스타일러 등 회사의 수익성을 끌어올린 생활 밀착형 신가전에 이어 '막내'뻘인 '홈브루'를 지난달 출시했다.
홈브루는 세계 첫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다. 송대현 LG전자 H&A 사업본부장은 지난달 16일 홈브루 출시 간담회에서 "나만의 공간·시간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고, 집에서 홀로 술을 마시는 혼술족도 흔해졌다"며 "5년·10년 후 소비자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고민하는 과정에서 가정용 수제 맥주 제조기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캡슐과 물을 넣으면 발효부터 숙성, 보관까지 맥주제조 전 과정을 자동으로 진행한다. 집에서 방금 만든 맥주를 바로 마실 수 있어 호평이다.
LG전자는 또한 홈시네마 컨셉에 맞춘 '시네빔'을 지난달 출시했다. 집안에서도 초대형·고해상도 화면으로 생생한 작품 감상이 가능하다. 이 제품은 제품과 스크린 사이가 10cm만 돼도 100인치의 대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
삼성과 LG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신가전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며 이목을 끄는 가운데, LG전자는 초(超)프리미엄 'LG 시그니처'를 내놓으며 업계 차별화를 주고 있다.
LG 시그니처는 본질에 충실한 '정제된 디자인'과 '직관적인 사용성'을 강점으로 세계 프리미엄 시장을 두드린다.
LG는 TV, 냉장고, 세탁기, 가습공기청정기, 와인셀러, 상냉장·하냉동 냉장고, 건조기, 에어컨 등 시그니처 전(全) 라인업을 IFA 2019에서 선뵐 계획이다. 이 중에서도 생활가전으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시그니처 '가습공기청정기'는 10년동안 교체가 필요없는 필터로 불편함까지 해소했다.
삼성은 올해 반기보고서에 처음으로 '밀레니얼'이라는 단어를 썼다. 신제품에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고려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차기 전략을 관통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태어나 디지털기기 사용이 능숙하고 SNS 이용이 활발해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이 세대의 특징은 조금 비싸더라도 자신을 위해 구매하고 개성을 중시한다.
삼성은 IT 기술의 활용에 능숙한 새로운 소비 주역인 ‘밀레니얼 세대'를 적극 공략하며 신가전 시장의 파이를 키워나갈 셈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미 주요 매체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밀레니얼 세대에게 의미있는 혁신을 전달하기 위해 중저가 모델에 차별성을 둘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