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아이스크림 벤앤제리스, 국내 빙과업계 지각변동 불러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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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아이스크림 벤앤제리스, 국내 빙과업계 지각변동 불러올까
  • 박금재 기자
  • 승인 2019.08.29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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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아이스크림 벤앤제리스, 국내에서도 SNS 중심 긍정적 반응 이끌어
'프리미엄', '가치소비' 전략 내세워 다른 아이스크림 브랜드와 차별화
벤앤제리스 팬들에게 희소식...'팝업스토어', '스쿱숍' 계획
GS25에서 시험 판매하고 있는 '벤앤제리스' 제품 이미지.
GS25에서 시험 판매하고 있는 '벤앤제리스' 제품 이미지.

◆ '세계 1위' 아이스크림 벤앤제리스, 국내에서도 SNS 중심 긍정적 반응 이끌어

해외 설문조사 전문 매체 '랭커(Ranker)'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베스트 아이스크림 브랜드'를 조사한 결과, 1만2000명 이상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벤앤제리스'가 경쟁사인 '하겐다즈'와 '배스킨라빈스', '콜드스톤' 등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 현재 벤앤제리스는 전 세계 40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세계 1위 아이스크림' 벤앤제리스의 한국 정식 출시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미 8월 1일부터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일부 GS25 매장을 '테스트 베드' 삼아 시험 판매를 시작했고 10월에 공식 출시가 예정돼 있다. 벤앤제리스는 당초 GS25 9개 지점으로 시작했던 시험 판매대를 14지점으로 늘리고, GS 슈퍼마켓 8개 지점까지 추가해 현재 22개 GS 유통채널에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있다.

시험 판매를 시작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 소비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폭발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를 통해 소비자들은 거주지와 먼 거리에 위치한 GS25 매장에서 벤앤제리스 제품을 구입해 맛본 후 '인증샷'을 올리고 있다. SNS상의 큰 인기에 힘입어 벤앤제리스 제품이 매진된 GS25 매장도 생겨나고 벤앤제리스를 판매하는 편의점 인근 지역을 뜻하는 '벤세권'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할 정도다.

업계에서는 벤앤제리스의 좋은 출발을 놓고 예견된 성공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벤앤제리스는 미국과 유럽에서 이미 대중적 인기를 끌어온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해외여행·유학 등을 통해 미리 벤앤제리스를 접해본 소비자들이 '얼리어댑터'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대대적 홍보 없이도 벤앤제리스의 국내 인지도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인스타그램에서 해쉬태그 '벤앤제리스'를 검색하면 정식 출시도 되지 않은 벤앤제리스 제품 관련 인증샷이 500개 이상 검색된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쳐]

◆ '프리미엄', '가치소비' 전략 내세워 다른 아이스크림 브랜드와 차별화  

소비자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빙과시장 규모는 2017년 1조 6837억 원으로 2016년 1조9619억 원 보다 14.18%나 줄어든 반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는 2015년 1710억원에서 2017년 1760억원으로 성장했다. 

이렇듯 롯데제과, 빙그레와 같은 전통적 빙과업계 강자들이 고전하는 가운데 벤앤제리스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국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을 공략할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벤앤제리스는 한국 시장 진출 초기부터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 사이즈인 '파인트(473ml)'는 1만1600원에 판매를 시작했고 작은 사이즈인 '미니컵(120ml)'은 4600원으로 타사의 동일 용량대 제품보다 가격이 높게 책정됐다. 

제조 과정 또한 미국 버몬트 낙농지대에서 성장촉진호르몬을 투여하지 않은 젖소에서 짜낸 청정우유로만 제품을 제조해 까다롭게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와 최근 트렌드인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데 이점을 가지고 있다. 

한편, 제품 자체와 별개로 벤앤제리스는 미국 내에서 성소수자, 난민문제와 같은 사회적 이슈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벤앤제리스 관계자는 한국에서도 벤앤제리스가 이런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제품 하나를 고를 때도 사회적·개인적 가치를 부여하는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프리미엄 전략이 '콜드스톤'과 같은 부정적 선례를 따라갈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2006년 CJ푸드빌이 운영을 시작하며 2010년 66개까지 공격적으로 매장 수를 늘렸던 콜드스톤은 타 경쟁사보다 비싼 가격 등의 이유로 매출 부진을 겪어 2015년 결국 국내 영업을 종료한 바 있다. 콜드스톤은 최근 다시 국내 영업을 시작해 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호주 내 벤앤제리스 스쿱숍 전경사진. [사진=TP Prior]
호주 내 벤앤제리스 스쿱숍 전경사진. [사진=TP Prior]

◆ 벤앤제리스 팬들에게 희소식...'팝업스토어', '스쿱숍' 계획

벤앤제리스 관계자에 따르면 벤앤제리스는 9월과 10월 사이에 팝업스토어와 같은 오프라인 홍보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을 세웠다. 구체적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온라인 상에 흩어져 있던 고객들을 모아 충성도를 높이고 기존에 벤앤제리스를 알지 못했던 고객들을 유입시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2020년 쯤에는 편의점·대형마트 등 유통 채널 판매를 넘어서 배스킨라빈스와 같은 벤앤제리스 전문 판매점 '스쿱숍'을 출점할 계획도 세웠다. 미국 내 벤앤제리스 스쿱숍에서는 약 35종류 이상의 아이스크림이 판매되고 있어 31종류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배스킨라빈스보다 제품군도 넓다. 스쿱숍이 국내에 생겨나게 되면 국내에서 이미 입지를 다져놓은 배스킨라빈스, 하겐다즈와 경쟁을 피할 수 없어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분석된다.

◆ 유통업계, 빙과업계는 조심스러운 분위기 속 긍정적 전망

GS25를 제외한 편의점, 대형마트는 아직 구체적으로 벤앤제리스 제품을 유통할 계획을 뚜렷하게 세우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CU는 벤앤제리스 유통을 놓고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대형마트 3사인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도 벤앤제리스 판매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벤앤제리스 관계자 또한 GS25와 GS 슈퍼마켓 외에는 아직 다른 유통채널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벤앤제리스가 세계적 인기를 이미 끌고 있는 가운데 한국 시장에서 공격적 투자를 펼쳐 실패하게 되면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빙과업체에서는 벤앤제리스가 한국에 진출하는 일을 놓고 경쟁이 우려스럽지만 빙과업계 전체 파이를 키울 수 있어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바라봤다. 

한 빙과업계 관계자는 "평소 아이스크림을 자주 즐기지 않지만 벤앤제리스 판매 소식을 듣고 GS25를 방문한 고객이 벤앤제리스 제품을 찾지 못해 다른 제품을 구매하기도 한다"며 "침체됐던 빙과업계에 벤앤제리스가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도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박금재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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