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전쟁] 광복절 앞둔 증시, '對日 기술 독립' 소재·부품 국산화 테마주 바람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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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경제전쟁] 광복절 앞둔 증시, '對日 기술 독립' 소재·부품 국산화 테마주 바람 분다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9.08.14 0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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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 경제전쟁 돌입...소재·부품 분야서 日 의존도 낮춰야
- 소재·부품 테마주 바람 분다...국산화 기업 위주 ‘애국 펀드’도 출시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서 배제하고, 우리 정부도 12일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맞대응을 하면서 '한일 경제전쟁'이 발생한 가운데, 우리 소재·부품 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화두로 떠올랐다. [자료=연합뉴스]
자료=연합뉴스

 

미·중 무역분쟁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자국 우선의 보호무역정책이 펼쳐지면서 핵심기술 유출과 안보를 명목으로 자국 전략기술 육성과 고부가 산업 보호조치가 강화되는 추세다.

지난 2일에는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양국 간 경제 공조가 깨지는 동시에 한·일 경제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일본의 이번 조치는 한·일 사이의 신뢰를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었을 뿐더러 호혜주의에 입각했던 양국의 경제 구조를 견제와 경쟁이 전제되는 전시 상황으로 바꿔놓아 버렸다.

특히, 과거부터 대일 의존도가 높았던 일부 핵심 소재·부품 분야에서는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기술 독립’을 위한 국산화에 적극적 나서야 한다는 움직임이 나타나자 증시에서도 소재·부품 국산화 테마주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2018년 일본 수입 상위 10개 품목
▲ 2018년 일본 수입 상위 10개 품목 [자료=한국투자증권]

 

▲한·일 경제전쟁 돌입...소재·부품 분야서 日 의존도 낮춰야

일본의 이번 조치로 사실상 두 나라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면서 한·일 양국은 기술 전쟁에 돌입했다.

1980년대에 한 일본 경제평론가는 당시 일본의 소재·부품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높고 대일 무역적자가 확대되던 한국의 경제구조를 일컬어 ‘가마우지 경제’라고 부르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 기술 자립도가 낮아 일본에서 양질의 소재·부품을 제대로 공급 받지 못하면 국내 세트업체들의 제품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한·일 공급망 구조가 국내 산업의 태동기부터 반세기 넘게 계속돼 왔지만 국내 소재·부품 산업은 일본에 비해 아직도 전반적으로 열위에 있다.

하지만 삼성, LG, 현대기아차 등 한국 세트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서면서 양국의 입장이 바뀌기 시작했다.

세계 시장에서 국내 기업 제품과 기술력의 위상이 높아지고, 국내 기업들이 협상력을 갖추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소싱 역량도 향상됐다.

특히, 2011년 동일본 지진 사태 당시 한국 자동차업계가 일본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산업 자체가 흔들렸던 경험이 있다. 이후로 글로벌 밸류 체인의 다변화·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표] 주요 공정 장비별 국내 기술 수준 및 부품 국산화 정도 [표]
▲주요 공정 장비별 국내 기술수준 및 부품국산화 정도 [자료=메리츠종금증권]

 

▲소재·부품 테마주 바람 분다...국산화 기업 위주 ‘애국 펀드’도 출시

반면에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을 겪으며 세계 최정상급 기술력을 보유했던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첨단 분야에서 한국에게 밀려 산업 자체가 도태됐다.

한때 한국에 절대적으로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던 분야에서 인지도와 기술력이 모두 뒤처지기 시작하자 더 이상 뒷걸음질하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에서 이번 한국 수출규제 조치가 비롯됐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에 일본이 노린 과녁이 한국 산업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포토레지스트(감광액),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가 한국의 미래 산업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는 계산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반도체 산업만으로도 국내 GDP에서 약 6%의 규모를 차지한다.

국내 증시에서도 애국 테마주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국내 소재·부품 기업들 가운데 핵심 기술 국산화에 성공하거나 오래 전부터 국산화를 추진 중인 곳들이 주목 받고 있다.

연내 일본산 고순도 불화수소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 기업으로 거론된 솔브레인, 후성 등 기업의 주가는 올해 초와 비교해 무려 2배 가까이 올랐다.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고 있는 동진쎄미켐은 연초보다 3배 가까이 급등하며 국산화 테마주 바람을 확실하게 탔다.

이밖에도 이엔에프테크놀로지, APS홀딩스, 에스앤에스텍 등 소재·부품 기업의 주가가 2배에서 3배 넘게 오르면서 국산화 테마로 증시가 후끈 달아오른 상태다.

 

삼성전자 주요 지분투자 참여업체
▲삼성전자 주요 지분투자 참여업체 [자료=바로투자증권]

 

삼성전자가 지분을 보유한 소재·부품주에 주목해야 된다는 증권가 보고서도 나왔다.

바로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솔브레인(4.9%), 동진쎄미켐(4.8%), 에스에프에이(10.2%), 원익IPS(4.5%), 원익홀딩스(2.3%) 등 기업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부품·소재·장비 관련 국산화 기업에 투자하는 ‘애국 펀드’도 출시됐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 12일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로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부품·소재·장비 관련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NH-Amundi 필승코리아 국내주식형 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 펀드로부터 거둔 운용 보수에서 절반을 떼어 공익기금으로 적립해 부품·소재·장비 관련 대학교와 연구소에 장학금도 기부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핵심 소재·부품의 국산화는 단기간 내 성과를 내기가 힘든 분야로 정부와 기업, 학계가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함께 수립하고, 정성껏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농부의 마음으로 인내심을 갖고 산업에 접근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한 소재업계 관계자는 “소재·부품 분야에서의 분업 구조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어서 아직까지 많은 영역에서 일본기업과 경쟁력 격차가 크다”며 “독자 기술 개발에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수십 년이 걸릴 정도로 앞을 내다보는 안목과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단기간에 성과를 내려는 접근 방식으로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국산화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소재나 부품산업 시장 자체가 작아 기업 성장에 한계가 있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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