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전쟁] 삼성전자, '일본 보란 듯' 초격차 기술 접목한 반도체 잇단 양산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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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경제전쟁] 삼성전자, '일본 보란 듯' 초격차 기술 접목한 반도체 잇단 양산 성공
  • 정두용 기자
  • 승인 2019.08.13 2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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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최고 속도를 구현한 모바일D램 양산
- ‘6세대 256Gb 3비트 V낸드’ 기반 기업용 PC SSD 양산
- ‘1억 화소’의 벽을 깬 1억800만 화소의 모바일 이미지센서 양산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긴장은 하되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 위기를 극복하자”

삼성전자가 일본 정부의 집중 견제에도 반도체 ‘초격차’ 기술력을 이어갔다.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공정 미세화ㆍ집적도 향상 등 첨단 기술이 접목된 반도체 양산에 잇따라 성공했다.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일본 정부가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를 노린 다양한 수출 규제를 가하는 상황에서도 성과를 올리도 있다.

삼성전자가 일본 정부의 집중 견제에도 최근 ‘초격차’ 기술력을 적용한 반도체를 개발하고 양산에 돌입한다고 연달아 발표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일본 정부의 집중 견제에도 최근 ‘초격차’ 기술력을 적용한 반도체를 개발하고 양산에 돌입한다고 연달아 발표했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대(對)한국 수출규제를 시행한지 6주가 지났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 동안 ‘세계 최초’ 혹은 ‘업계 최초’로 개발ㆍ양산한 반도체 3종을 공개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일 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을 2일 단행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1일에는 국내 반도체ㆍ디스플레이를 산업을 정조준한 핵심 소재 3종의 수출을 규제하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일본 정부의 발표 이후 17일 만인 지난 7월18일 ‘보란 듯’ 12Gb(기가비트) LPDDR5 모바일D램을 세계 최초로 양산한다고 밝혔다.

5G 통신 시대에 맞춰 역대 최고 속도를 구현한 이 모바일D램을 12GB 패키지로 적용했을 때, 풀HD급 영화(3.7GB) 약 12편 용량인 44GB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다.

LPDDR5는 저전력 특성을 갖는 D램의 규격으로,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모바일 기기에 사용된다. 모바일D램은 모바일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Application Processor)의 연산을 돕는 칩이다.

삼성전자가 세계최초 12Gb LPDDR5 모바일 D램 양산에 성공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세계최초 12Gb LPDDR5 모바일 D램 양산에 성공했다. [삼성전자 제공]

6일에는 ‘6세대(1xx단) 256Gb 3비트(TLC·Triple Level Cell) V낸드’ 기반 기업용 PC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를 양산해 글로벌 PC 업체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로 반도체의 공정 미세화 한계를 극복한 성과를 올린 셈이다.

V낸드의 ‘V’는 수직(Vertical)이란 의미로, 평면이 아닌 3차원으로 반도체를 쌓아 올린 구조의 반도체를 말한다.

적층 단계에 따라 세대를 구분하는데, 4세대는 64~72단이고 5세대는 96단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6세대 V낸드의 구체적인 단수를 밝히진 않았다. 업계는 이 제품을 128단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6세대 V낸드가 기존 5세대보다 속도는 10%가량 빠르고, 동작 전압은 15% 이상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생산성도 20% 늘었다.

삼성전자가 6세대 V낸드 SSD를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6세대 V낸드 SSD를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다. [삼성전자 제공]

12일에는 일본 기업인 소니의 이미지 기술을 넘어섰다는 소식을 전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1억 화소’의 벽을 깬 1억800만 화소의 모바일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사진)’를 이달부터 양산하기 시작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삼성전자가 공개한 6400만 제품보다 화소 수가 1.6배 늘어나 모바일 이미지센서로는 최대 화소다.

스마트폰에서 AP가 '뇌'의 역할을 한다면 이미지센서는 '눈'의 역할을 한다.

이미지센서는 일본 정부가 한국을 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면서, 수출 시 개별허가를 받아야 하는 1100여가지 전략물자 중 하나에 포함돼 있다.

이 분야 1위는 소니가 지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17.8%를 기록해 일본 소니(51.1%)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미지센서는 2030년까지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둔 삼성전자의 핵심 제품이기도 하다.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 이미지 센서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 이미지 센서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는 강제징용 피해자에 한국대법원 배상 판결에 따른 보복성 경제 조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외교적 갈등으로 발생한 ‘경제전쟁’이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IT업계가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위기 상황에 봉착한 셈이다.

일본 정부의 부당한 보복인 만큼, 국내 여론은 금세 들끓었다. 사회 각지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 등 탈(脫)일본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가 무기로 앞세운 소재ㆍ장비 국산화에 대한 국민적 갈망도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조건에서 최근 ‘세계 최초’, ‘업계 최초’란 타이틀을 붙인 반도체 핵심 기술과 양산 현황을 연달아 발표하면서 굳건한 모습을 보여줬단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이 최근 6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슈퍼호황'이 끝나면서 전반적으로 업황이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 초격차'를 바탕으로 2위권 업체들과의 격차를 더 벌리며 '아성'을 공고히 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래픽=연합뉴스]
삼성전자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이 최근 6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슈퍼호황'이 끝나면서 전반적으로 업황이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 초격차'를 바탕으로 2위권 업체들과의 격차를 더 벌리며 '아성'을 공고히 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래픽=연합뉴스]

권태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같은 삼성전자의 성과에 대해 “반도체 조달에 대한 불안정성을 가지고 있지만, 국내 기업 간 업무 협력과 국내외 대체 공급원 확보 움직임 등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반도체 부문에서의 독보적인 위치, 기술, 경험을 기반으로 시장변화 대처 능력과 모바일 시장에서의 제품 라인업 확대를 통한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6일부터 충남 온양·천안사업장 등 현장 경영에 나서며 ‘위기 극복’의 의지를 다졌다. 특히 천안 사업장에선 반도체 패키징 라인을 살펴보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일 반도체와 부품 계열사 사장단을 긴급 소집해 “긴장은 하되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 위기를 극복하자”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6일 삼성전자 천안 사업장에서 반도체 패키징 생산 라인을 둘러보며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6일 삼성전자 천안 사업장에서 반도체 패키징 생산 라인을 둘러보며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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