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재용 웃게 한 세바스찬 승 부사장, '시스템반도체 토크쇼'에서 무슨 이야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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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재용 웃게 한 세바스찬 승 부사장, '시스템반도체 토크쇼'에서 무슨 이야기했나?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5.0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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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투자는 인재에 투자"..."뛰어난 인재가 4차 산업혁명을 만들고 움직이는 주역"

지난 30일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을 웃게 한 사람은 단연 세바스찬 승 삼성전자 부사장이었다. 

세바스찬 승 부사장은 세계적인 뇌 신경공학 기반 인공지능(AI) 석학이며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출신으로 지난해 6월 삼성전자가 영입한 인물이다. 

승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AI 전략 수립 및 선행 연구 자문은 물론 삼성리서치에서 미래 성장동력 발굴 역할을 맡고 있다.

세바스찬 승 부사장은 이날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 중 '시스템반도체의 미래'를 주제로 토크쇼에 첫번째 연사로 나와 과거 23년 전 친할머니와의 일화를 소개했다. 

승 부사장은 먼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문자를 보내는 것부터 영화를 보고 운전을 하고 러닝머신을 뛰는 것까지 우리의 모든 생활이 반도체와 깊이 연관돼 있습니다"라며 "이러한 세상을 만드는데 대한민국이 아주 큰 역할을 했습니다. 파이팅!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죠."이라고 발언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유도했다. 

이어 "오늘의 주제인 시스템반도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저는 신경과학자로서 시스템반도체를 우리 뇌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저의 뇌입니다. 보시다시피 맥주 영역이 제일 크죠."라고 자신의 뇌를 소개해 웃음을 유발했다.

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은 박수와 함께 웃음을 지었다. 

승 부사장은 "실제로는 우리 뇌에 각 부분들은 시각, 몸의 움직임, 감정, 의사결정, 이러한 전신 활동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속 시스템반도체도 여러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그래픽, 비디오, 오디오, 카메라 등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라며 "시스템반도체는 많은 분야에 쓰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분야는 바로 인공지능인데요. 뇌의 신경구조를 닮았다 해서 ‘신경반도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만든 말인데 잘 만들었죠."라고 소개해 또 박수를 받았다. 

신경반도체가 바로 승 부사장이 만든 용어였기 때문.

승 부사장은 "신경반도체는 아직 새로운 분야지만 앞으로 컴퓨터 기술의 엄청난 변화를 만들어 줄 것입니다. 정보 저장과 처리의 구분이 사라지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경계도 희미해지며 신경반도체는 뇌처럼 스스로 학습할 것입니다."라며 "저는 인공지능이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우리의 일자리를 뺏을 거라고 걱정하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더 스마트하게 살도록 도와줄 것"

하지만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더 스마트하게 살도록 도와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승 부사장은 "제가 보기에 인공지능은 우리를 대체하지 않습니다."라며 "대신 우리를 더욱 더 스마트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줄 것입니다. 컴퓨터와 휴대폰이 우리 삶을 더욱 스마트하게 바꾼 것처럼 말이죠."라고 진단했다.

승 부사장은 "인류는 여러 위험에 직면해 있습니다. 많은 나라들이 기아와 질병에 허덕이고 기후변화도 아주 큰 숙제입니다."라며 "이런 문제를 풀려면 우리는 반드시 더욱 스마트해져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더 좋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 말이죠."라고 스마트 세상을 제시했다.

그리고 승 부사장은 개인적인 일화를 통해 참석자들이 귀를 기울이게 했다.

승 부사장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나 하고자 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 한국말을 못했습니다. 지금도 못하는데요.(일동 웃음)"라며 "대학에서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제가 서른 살 때 저의 할머니를 뵈러 갔습니다."라고 서른 살 때 할머니 이야기를 전했다.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 장면

승 부사장은 "제 인생에서 할머니와 단둘이 대화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날뿐이었습니다."며 "할머니는 구파발에 있는 낡고 작은 집에 살고 계셨습니다. 그때 저에게 고구마를 주면서 전쟁 때는 아주 좋은 음식이었다고 들려주셨습니다."고 했다.

세바스찬 승 부사장, 30년 전 할머니 이야기 "삼성 반도체 주식 기술투자" 선견지명

그러다가 할머니는 세바스찬 승을 갑자기 돌아보며 “반도체에 대해서 잘 아니?” 하고 물었다는 것.

승 부사장은 "여든 살도 넘은 저의 할머니,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며 "할머니는 신문을 보여주시며 '삼성반도체가 아주 대단하단다. 여기 주식을 사려고 하는데, 할머니하고 같이 가주겠니?'(일동 웃음)하셔서 저는 할머니를 모시고 서울 시내로 갔습니다. 할머니께서는 미래에 대한 믿음이 있으셨습니다. 그래서 기술에 투자하셨습니다. 아주 현명한 분이셨죠"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일제히 큰 웃음과 함께 박수를 보냈다. 

승 부사장이 반도체에 '선견지명'이 있던 할머니를 만났던 1996년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1주당 5만원 정도였다. 당시 주식을 샀을 경우 액면분할을 감안해 환산하면 현재 약 46배에 달하는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는 투자였던 셈이다. 만약 100주를 샀다면 당시 500만원이 현재는 2억 2400만원이 된다. 
 
승 부사장은 "대한민국의 기술은 여러 성과를 통해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우리가 또 한 번 현명하게 투자한다면 대한민국은 물론 온 세계의 번영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라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투자는 인재에 대한 투자입니다. 대학교수인 저는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우리나라를 발전시키는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학교와 기업이 서로 힘을 합쳐 다음 세대를 키워 나가면 좋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뛰어난 인재가 4차 산업혁명을 만들고 움직이는 주역입니다."라며 "우리는 올바른 길을 가고 있고, 그래서 저는 매우 기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마무리했다. 

참석자들은 승 부사장의 이야기에 큰 박수로 화답했다. 

세바스찬 승 삼성전자 부사장

한편 승 부사장은 미국 하버드대 이론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벨랩(Bell Labs) 연구원, MIT 물리학과 교수에 이어 2014년부터 프린스턴 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2008년에는 AI 컴퓨터 연구 관련 공로를 인정받아 호암재단에서 수여하는 ‘호암상’ 공학상을 받았다. 또 1999년엔 인간의 뇌 신경 작용을 모방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세계 최초로 공동 개발, 관련 논문이 ‘네이처’지에 채택됐다.

이재용 부회장은 작년 6월 인공지능(AI)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세바스찬 승 교수와 함께 펜실베니아대학교 다니엘 리 교수를 삼성전자에 영입했다. 

당시 세바스찬 승 교수는 “삼성전자가 AI 분야에서도 새롭게 도약하고 있다."며 "삼성의 새로운 AI 도전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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