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최고다” 부활한 공포 게임의 대명사 바이오 하자드 2 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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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최고다” 부활한 공포 게임의 대명사 바이오 하자드 2 RE
  • 이준혁 게임전문기자
  • 승인 2019.01.2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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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21년 전인 1998년 1월 21일, 바이오 하자드 2가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발매됐다. 1탄이 큰 성공을 거둔 덕분에 2탄은 개발 초기부터 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그 덕분에 많은 부담을 느낀 탓인지 예정보다 1년 늦게 발매됐다. 특히 게임을 진행하며 공유 포인트에서의 행동에 따라 다른 캐릭터로 게임을 할 때 영향을 받는 재핑 시스템이 큰 호평을 받았다. 바이오 하자드 2는 1탄 못지 않은 성공을 거두며 바이오 하자드는 캡콤을 대표하는 게임 반열에 올렸다.

그리고 21년의 시간을 거쳐 최신 그래픽과 게임 플레이 방법을 대폭 개선한 리메이크작 바이오 하자드 2 RE가 발매됐다. 게임 속의 시대, 캐릭터, 스토리 흐름은 예전과 거의 같지만 게임 플레이는 마치 바이오 하자드 4처럼 TPS 스타일로, 완전히 변경됐다. 

 

◇ 스트레스를 받을 요소가 다분하지만

라쿤 시티로 첫 부임하는 경찰 레온 케네디, 그리고 연락이 두절된 오빠를 찾아 라쿤 시티를 찾아온 클레어 레드필드. 플레이어는 2명의 캐릭터 중에 1명을 골라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그리고 게임 방식은 숄더 뷰를 시점으로 한 TPS 방식으로 변경됐다. 따라서 바이오 하자드 리버스와는 달리 TPS 게임을 즐기는 듯한 감각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TPS 게임처럼 액션이 강조되어 있지는 않다. 오히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을 요소들이 여러 개 준비되어 있다.

게임 도중 느릿 느릿 다가오는 좀비들은 의외로 명중시키기가 어렵다. 초보자 모드는 조준을 보정해 주기 때문에 쉽게 명중시킬 수 있지만 일반 모드부터는 명중시키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 또한 게임 도중 얻을 수 있는 총알은 절대 넉넉하지 않다. 그래서 신중하게 좀비를 향해 발사해야 한다. 그리고 죽었다고 생각했던 좀비들은 놀랍게도 다시 부활하기도 한다. 그래서 안전하게 플레이하려면 확인사살을 해야 하기 때문에 총알은 항상 아껴야 한다. 만약 일반 모드 이상으로 진행한다면 모든 좀비를 다 잡기 보다는 피할 수 있는 좀비는 피하는 것이 좋다.

총알이 부족하면 나이프를 사용하면 되잖아!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놀랍게도 이번에는 나이프에 내구도가 존재한다. 그래서 나이프로 엔딩까지 도전하겠다! 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나이프도 파괴되기 때문에 아껴서 사용해야 하는데, 물론 이를 위해 무한 나이프를 게임 도중 특전으로 얻을 수 있다(물론 언제나 그렇듯이 이외에도 다양한 특전이 있다). 하지만 이는 게임 속에 숨겨진 라쿤 인형을 모두 파괴해야 얻을 수 있으므로, 처음 플레이시에는 나이프도 아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게임을 진행하면서 나이프는 자주 얻을 수 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스트레스 요소가 바로 인벤토리 공간이다. 원래 과거의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가 항상 그랬듯이 이번에도 적은 인벤토리 공간으로 인해 아이템을 눈앞에 두고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다행히 게임을 진행하면서 공간을 확장시킬 수는 있지만 인벤토리 공간은 게임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스트레스다.

또 바이오 하자드는 언제나 독창적인 퍼즐이 유명하다. 자물쇠를 열기 위해 힌트를 찾고, 핸들을 돌리기 위해 크랭크를 찾고… 다양한 종류의 퍼즐은 의외로 힌트도 적어서 유저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특히 이번 바이오 하자드 2 RE는 과거의 퍼즐이 아닌 새로운 퍼즐로 변경되었고, 일부 퍼즐은 힌트도 없다.

그리고 원작과는 비교할 수 없는 대폭 발전한 그래픽 덕분에 플레이어는 또 한번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처음 라쿤 시티의 경찰서에 들어간 순간부터 공포감 때문에 플레이어는 긴장한 상태로 게임을 진행하게 될 텐데, 장시간 플레이하다 보며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몰입감은 강하고, 적은 어디서 나올지 알 수 없고, 어둡고 답답한 공간 속에 울려 퍼지는 비명과 기괴한 소음들은 플레이어를 계속 긴장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강력한 릭커가 처음 마주칠 때는 온몸이 움찔하는 공포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 극한의 공포, 긴장감이 주는 성공적인 리메이크작
게임 난이도도 높고, 여러 스트레스 요소들이 널려 있지만 바이오 하자드 2 RE는 정말 재미있다. 감히 최고의 바이오 하자드라고 부를 수 있으며 역대 최고의 공포 게임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게임을 잠시만 플레이해 보면 작년 E3 게임 쇼에서 최고의 게임으로 선정된 것이 쉽게 이해가 간다. 플레이어는 게임 속에 몰입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위험한 모험을 계속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물론 공포 게임 답게 때로는 비명도 지르면서. 하지만 그 비명은 무서운 비명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즐거운 비명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는 공포 게임이지만 일부 게임들은 공포 보다 액션이 강조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바이오 하자드 2 RE는 공포와 긴장감을 잘 조성하고 있다. 과도한 액션성 보다는 공포스러운 영상과 효과음, 그리고 게임 구성을 통해 플레이하는 내내 공포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상당히 잔인한 장면들도 간간히 등장한다. 그래서 게임 스타일이 완전히 달라졌던 바이오 하자드 7 이후로 꽤 만족스러운 공포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몇 가지 아쉬운 부분도 있다. 일단 원작 바이오 하자드 2의 최대 장점인 재핑 시스템이 이번에는 삭제된 것이다. 재핑 시스템은 특정 캐릭터로 게임을 진행하면서, 플레이어의 행동이 다른 캐릭터에게 영향을 주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2명의 캐릭터로 번갈아 플레이하면서 서로 같은 공간에 2명의 캐릭터가 게임 진행에 영향을 받게 되는데, 이번에는 그러한 느낌을 받을 수 없다. 이벤트 장면 등에서 다른 캐릭터와 마주치기도 하지만 같은 시간대에서 타 캐릭터가 함께 진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만한 장면은 별로 없다. 그리고 체술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원작 자체에 없던 요소인 만큼 체술은 빠진 것 같지만 게임 스타일상 존재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느낌은 있다.

전반적으로 새롭게 리메이크한 바이오 하자드 2 RE는 원작의 분위기를 현대적인 게임 스타일에 맞춰 잘 재현한 게임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예상보다 높은 난이도는 플레이어의 도전 욕구를 자극할v만하며, 다크한 분위기의 그래픽 스타일도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와 아주 잘 어울린다. 여기에 2월 15일에는 DLC로 3명의 조연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고스트 서바이버즈가 무료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총포상 주인 로버트 켄도, 시장의 딸인 캐서린 워렌, 헝크의 팀원 중 한명인 U.S.S. 대원이 활약할 DLC로 기대해 보자.

이준혁 게임전문기자  gamey@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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