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출신 낙하산’으로 위원회 채운 농협생명...보험 전문성은 어디에?
상태바
‘농협 출신 낙하산’으로 위원회 채운 농협생명...보험 전문성은 어디에?
  • 김세연 기자
  • 승인 2023.06.08 14: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감원, 경영진 보험업 전문성 제고 요구
이사회 내 임원 보험업 경력 평균 4.8년
최근 3년간 업무집행책임자 대부분 농협 출신
[제공=NH농협생명]
[제공=NH농협생명]

NH농협생명보험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유의를 통보받았다. 경영진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은 보험업 경력이 없는 사람을 이사로 선임하는 등 농협생명의 이사회 구성에 대해 꼬집었다.

금감원은 농협생명에 대한 검사에서 경영유의 사항 3건, 개선 사항 4건을 지적했다. 주요 내용은 경영진의 보험업 전문성 제고다.

금융감독원은 “향후 보험업 경력 등을 고려해 이사회를 구성하는 등 이사회의 전문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며 “업무집행책임자도 부문별 업무 특성 및 보험업 관련 경력 등을 충분히 고려해 선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농협생명의 이사회 구성원의 보험업 경력이 충분치 않다. 금감원에 따르면 농협생명 이사회 내 임원의 평균 보험업 경력은 4.8년, 그중 5명은 농협생명에 오기 전까지 보험과 관련이 전혀 없는 일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중앙회나 농협은행 출신들로 구성된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는 보험업 경력이 없거나 미흡한 수준으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선임된 업무집행책임자 대부분도 농협 출신이다. 이에 따라 보험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 부족에 따른 위기 상황 발생 시 대처에 대한 우려가 컸다.

올해 1월부터 회사를 이끄는 윤해진 대표이사의 경우도 1990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농협중앙회, 농협은행을 거치면서 보험 관련 일을 한 적이 없다. 회사는 지난 2017년 서기봉 전 대표 때부터 보험업 경력이 없는 농협중앙회 또는 농협은행 출신 대표이사가 선임돼왔다.

우려를 뒷받침하듯 지난해 금리 인상 시기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 회사는 2020년 IFRS17(새 회계기준)에 대비해 채권을 새로 분류했으나, 채권의 금리 민감도가 높아졌고 결국 금리 급등에 따라 지난해 10월 RBC(지급여력) 비율이 약 24%까지 떨어진 바 있다. 보험업 규정 100%를 훨씬 밑도는 수치다.

금감원 조사 결과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세운 위기상황 분석 내부 시나리오는 모두 금리 하락만 가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연구원 이승준 연구위원은 “이사는 전문적으로 보험회사를 감시하고 지도할 수 있는 필요한 자격, 기술, 전문성, 경험을 갖춰야 할 것”이라며 “이사회는 전체적으로 보험회사를 감시하고 지도할 수 있도록 보험, 금융, 회계, 계리, 경영 및 리더십 등의 경험 및 기술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