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내달 또 빅스텝 밟나…기준금리 3.0%대 진입
상태바
한국은행, 내달 또 빅스텝 밟나…기준금리 3.0%대 진입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10.12 14: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월 금통위, 빅스텝 단행…금리 3.0%
9월 근원물가 오름폭 지속...정점론 흔들
美 고강도 긴축정책에 환율 1440원 돌파
11월 금통위 빅스텝 또 밟나…전망 우세
[출처=한국은행]

한국은행이 12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는 이른바 빅스텝을 밟았다. 이 영향으로 기준금리는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3.0%대에 진입했다. 한은이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인상폭을 한 뼘 넓힌 배경에는 최근 가팔라진 미국 긴축정책 영향이 크다. 또 꺾이지 않은 물가 요인도 존재한다.

이번 빅스텝을 두고 시장의 관심은 11월 금통위로 모인다. 역대 두 번째 빅스텝으로 이끈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이 한 달이 지난들 개선될 여지가 적기 때문이다. 11월 두 차례 연속 빅스텝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호주 등 긴축속도를 조정하는 국가와 달리 매크로 여력 상 미국을 뒤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 역대 두 번째 빅스텝 밟았다…10년 만에 기준금리 3%


미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의장. [출처=Fed]

이번 빅스텝을 이끈 요인 중 하나는 물가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 전월 대비 0.1%p 소폭 하락한 수치로 주로 석유 등 에너지 가격이 내려간 영향이 크다. 다만 에너지 및 농산물을 제외한 9월 근원물가는 서비스품목을 중심으로 지난달 보다 오름폭(+0.1%p)을 더 키웠다.
 
한국은행 이환석 부총재보는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가격 오름폭이 축소되면서 전월보다 소폭 낮아졌다"며 "그러나 근원물가는 외식 등 개인서비스 품목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9월 서비스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4.2% 오르며 2001년 이후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10월 물가 정점론에 대한 기대감도 사그라들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물가상승이 그칠 시기를) 10월 정도로 예측했는데 아직까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면서 "걱정은 10월이 지나가도 내년 반기까지는 5% 밑으로 빠르게 안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8월 금통위에서 올해 CPI 전망치를 5.2%로 내다봤다. 한은이 내건 정책목표치(2%)를 큰 폭 웃도는 규모다.

또 따른 금리인상 요인은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440원을 돌파하는 등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이 최근 긴축속도를 높인 영향이 크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달 3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았다. 미국 연말 금리수준은 상단 기준 4.5%로 예측된다.

이 총재는 지난달 비상 거시경제금융 회의 후 “0.25%p 인상의 전제 조건이 많이 바뀌었다”며 “한은은 (미국의 최종금리가) 4%에서 안정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기대가 많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이어 “환율이 물가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 이를 잡기 위해 어떤 정책을 해야 하는지가 (한은의) 큰 의무”라고 덧붙여 말했다.


11월도 빅스텝 밟나…”최종금리 상단 4.00% 열어둬야”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가 미 연준이 11월 FOMC 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을 밟은 확률을 77.7%로 점치고 있다. [출처=페드워치]

시장의 관심은 11월 빅스텝 인상에 모인다. 역대 두 번째 빅스텝을 이끈 물가, 환율 등의 매크로 요인이 다음 달에도 유지될 경우 또 한 차례의 0.5%p 인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 기준 페드워치는 다음 달 미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77.7%로 내다보고 있다. 공급발 물가상승을 이끈 우크라이나 전쟁은 크림대교 폭발 등으로 최근 확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은 “관건은 11월 추가 빅스텝 인상 여부다. 10월 이후에도 달러 강세와 인플레 부담 등의 매크로 환경에는 크게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감안하면 11월에도 한국은행은 미 연준의 75bp(1bp=0.01%p( 인상에 따라 빅스텝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올해 남은 금통위는 11월, 12월 총 두 차례다. 한국은행이 내달 빅스텝, 12월 베이비스텝(0.25%p 인상) 또는 빅스텝을 밟을 시 연말금리 수준은 3.75~4.00% 수준으로 예측된다.

다만 국내와 마찬가지로 조기 금리인상에 나선 호주 중앙은행이 최근 긴축속도를 조정하며 한국도 곧 긴축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란 기대도 존재한다. 다만 두 국가가 처한 매크로 상황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투자증권 김성수 연구원은 “호주의 상황은 한국과 다르다. 양국 모두 조기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한국은 미국의 사이클에 연동될 것임을 강조 중”이라며 “물가도 두 국가 모두 높지만 호주는 상대적으로 생산 물가 압력이 낮고 환율, 외환 유동성 상황도 양호한 편이다. 호주가 조절한다고 한국이 그 길을 따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연말금리 수준에 대해 김 연구원은 “(11월 연속 빅스텝으로) 연말 기준금리는 3.25%가 아닌 3.50%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의 빠른 인상 속도가 유지되는 가운데 2023년 상반기 물가 둔화세가 더딜 경우 한국 최종금리 상단은 4.00%까지 열어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진단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