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낸 신차 계약금, 완성차 업체가 이자 불려 '꿀꺽'?...현대차 "이자불리기는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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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낸 신차 계약금, 완성차 업체가 이자 불려 '꿀꺽'?...현대차 "이자불리기는 안해"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2.06.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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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르쉐, 계약금 1000만원에 대기기간은 4년...이자는?
- 현대차 "계약이 유효하도록 하는 증거금...이자 발생하지 않아"
- 전문가 "인도 예정일보다 딜레이 되면 이자 지급해야"
현대차 기아 양재 사옥[사진=현대차]
현대차 기아 양재 사옥[사진=현대차]

반도체 수급난 및 부품 수급난이 장기화 함에 따라 신차의 출고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계약금을 걸어놓는 기간이 장기화 됨에 따라 계약금의 이자에 해당되는 부분은 차량 가격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3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들은 신차 계약금으로 최소 10만원부터 많게는 1000만원 이상을 받고 있다.

문제는 거치된 계약금으로부터 이자가 발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없다는 점이다.

한 수입차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포르쉐의 경우 911 모델의 계약금은 500만원이고 GTS 모델은 1000만원이다. 911의 경우 차량 인도까지 3~4년정도 걸리는 상황"이라며 "쌓이는 계약금은 상당액"이라고 말했다.

수입차를 최근 계약한 한 소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미리 차량 비용을 1000만원 지불한 상태다. 그에 상응하는 이자분은 나머지 대금에서 제외하는게 이치에 맞지 않나"라며 "대기 기간도 3년 이상인데, 6%로 계산했을 때 180만원을 손해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대 기아도 계약일로부터 차량 인도까지 오래 걸리기는 마찬가지다. 제네시스 GV60의 경우 50만원의 계약금을 받고 있지만 차량 인도까지는18개월 이상이 걸리리 때문에 이를 이자로 환산하면 4만5000원에 해당하는 금액은 현대 기아 몫으로 돌아간다고 볼 수 있다.

해당 부분과 관련해 현대자동차 본사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계약금은 계약에 대한 증거금이다. 계약이 유효하도록 유지하는 데 대한 증거금이기 때문에 이자는 발생시키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비자가 비용을 지불하면 차량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계약금을 건 것이다. 그 차량의 납기가 1년 6개월이면 1년 6개월간 그 계약을 유지하는 데에 대한 증거금을 가지고 있는거지, 이걸 가지고 수익 사업을 해서 나눠드리겠다고 계약을 체결한건 아니다. 예를 들어 계약금을 받아서 투자를 했는데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고 해서 나중에 계약금을 절반만 드리고 그러진 않지 않나. 금융투자 개념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둘로 갈린다. 신차의 인도기간이 길어진 만큼 계약금의 이자에 해당하는 금액과 관은 소비자에게 돌려주는게 맞다는 입장과 시장이 이미 공급자 시장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이자를 달라고 얘기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호근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자동차위원회 위원장은 녹색경제신문에 "미리 돈을 받고 나중에 차량을 주는거면 사실 따지고 보면 그 이자에 해당하는 비용을 깎아주는게 맞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한 보 양보해서 그 이자를 지급하지 않더라도, 초기 계약시 언급했던 (예를 들어 6개월) 기간보다 (반도체 사태 등으로 인해) 2개월~3개월이 딜레이 된다고 한다면 딜레이 된 만큼의 이자는 돌려주는게 맞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김필수 교수도 이 위원장과 같은 생각이다. 김 교수는 "완성차 업체들이 이자 불리기를 안하고 있긴 하지만, 차량 납기가 길어지는 지금 상황에서는 '이거 괜찮네'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일단은 적어도 1년 반 동안 갖고 있으면, 소비자가 나중에 나머지 대금을 낼 때는 이자 발생하는 부분 만큼은 깎아주는게 맞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자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녹색경제신문에 "어차피 포르쉐 1000만원 주고 1억짜리 계약했어도 3년 4년 후에는 1억 2000만원이 돼있다. 소비자는 9000만원이 아니라 1억1000만원을 마련해야 한다. 이자를 달라고 하기는 커녕 차를 받을 수 있냐 없냐의 상황이다. 원가가 계속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이자를 논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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