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설자리 잃는 은행, 대안은?…“고객수요 맞춘 상품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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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설자리 잃는 은행, 대안은?…“고객수요 맞춘 상품개발”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4.25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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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퇴직연금 적립 증가율 3년 연속 감소
운용상품, 수익률 우위 갖춘 증권사에 밀려
퇴직연금 ETF 출시 등으로 활로 모색
[출처=Unsplash]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서 은행권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은행권의 퇴직연금 시장 성장률은 최근 3년 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다양한 운용상품을 무기로 한 증권사와의 경쟁에서 밀린 영향이다. 이에 은행권은 퇴직연금 ETF(상장지수펀드) 상품을 출시하거나 자산관리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퇴직연금 ETF 상품을 출시하는 등 고객수요에 발맞춰 상품 라인업을 확충하고 있다"이라며 "이러한 노력으로 실제 증권사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은행권, 3년 연속 퇴직연금 시장 성장률 감소…증권사, 점유율 매년 늘려


작년 말 기준 금융권역별 적립금 증감 현황.[출처=금융위원회]

17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전년 대비 15.7%(40조1000억원) 증가한 295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기준 최근 3년 누적 증가율은 15.8%다.

이렇게 퇴직연금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 적립금 증가율은 2019년 전년대비 16.8%, 20년 15.9%, 21년 14.8%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증권사는 퇴직연금 시장 주축으로 매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증권사 적립금 증가율은 2019년 전년대비 19%, 20년 18.5%, 21년 22.1% 증가했다. 이에 시장 점유율도 매년 19.7%, 20.2%, 21.3%로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고객들이 증권사로 몰리는 이유는 다양한 운용상품과 수익률 때문이다. 증권사는 ETF(상장지수펀드), 리츠(부동산집합투자증권), TDF(타겟데이팅펀드) 등 폭넓은 퇴직연금 상품을 실시간 매매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이에 증권사는 전년 기준 비보장형상품 운용 비중(27.7%)이 전체 금융권 중 가장 크기도 하다. 은행은 12.6%다. 그 결과 증권사는 지난해 5년, 10년 수익률이 각각 2.64%, 2.83%를 기록하며 전체 금융권 중 가장 높았다. 반면 은행은 1.69%, 2.21%로 증권사, 보험사 다음으로 낮았다.


은행권 퇴직연금 경쟁 불붙는다…퇴직연금 ETF부터 주력 ELB 강화, 수수료 면제 등


[출처=신한은행]

이러한 배경에 은행권은 아직까지 퇴직연금 점유율(50.6%)이 증권사(21.3%)보다 앞서지만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최근 증권사가 퇴직연금 이전 고객에게 별도 혜택을 제공하는 등 공격적으로 고객흡수에 나서는 점도 이러한 불안을 키우는 요소다. 이에 은행권도 운용상품 다각화에 초점을 두고 퇴직연금 시장에 다시 공을 들이고 있다.

NH농협은행은 개인형(IRP)과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가입 고객이 운용 가능한 퇴직연금 ETF 상품을 지난 22일 출시하며 ETF 라인업 확보에 발을 뗐다. 상품 라인업은 국내·외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에서부터 2차 전지, 메타버스, 여행레저, 화장품, 골프테마 등 유망 섹터 ETF 상품을 추가했으며 향후 이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새로운 상품보다 기존 ELB(주가연계파생결합상품) 상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지난달 하나은행은 '원금보존 추구형 ELB' 상품을 출시했다. 코스피200과 유로스탁스50 지수를 기초지수로 둔 ELB는 평가시점에 두 개의 지수와 가입시점 지수(최초 기준가격)를 비교해 지급조건을 충족할 시 수익(1년 연 4.4% 등)을 제공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투자원금을 보장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퇴직연금 ETF 서비스를 출시한 데 이어 이달 25일 IRP 연금전환 고객에서 운용·자산관리 수수료를 전액 면제한다고 밝혔다. 이 경우 퇴직금 3억원을 거치한 고객(만기 20년·운용수익률 연 3% 기준)은 최대 1000만원 수준의 수수료 절감이 가능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연금전환 고객의 수수료 면제를 통해 퇴직 후 노후자금인 연금수령액 증가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소중한 퇴직연금이 행복한 노후 생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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