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VVIP 특화점포 경쟁…‘슈퍼리치’만 모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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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VVIP 특화점포 경쟁…‘슈퍼리치’만 모셔라
  • 노설희 기자
  • 승인 2021.11.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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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은행 특화점포 최고 높은 이용 기준은 ‘50억 이상’ 자산가
- 자녀 교육, 결혼, 전시, 강연 등 분야 넘나드는 포괄적인 서비스 제공
- 금융소외계층 배려 없다는 비판도
KB금융 압구정 플래그십 PB센터 조감도 [제공=KB금융그룹]
KB금융 압구정 플래그십 PB센터 조감도 [제공=KB금융그룹]

시중은행들이 초고액 자산가를 겨냥한 특화점포를 속속 오픈하며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다. 연말연초 일반 영업 지점 167곳이 문을 닫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미 영업을 시작한 특화점포들은 단순한 금융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문·상속·증여·세무·부동산 등 맞춤형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녀의 교육·결혼·전시·강연 등 분야를 넘나들며 다양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은행들의 이런 추세와 관련해 금융권에서는 비대면 금융 거래 증가와 영업점 폐쇄에 따른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방법 중 하나라는 판단이다. 예대마진 이자 수익을 넘어 비이자 부문 수익 개선도 요구되고 있다. 국내 5대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은행이 쉽게 넘볼 수 없는 전통 대면 업무 경쟁력을 강화해 각각의 차별화 전략을 내세워 특화점포를 늘려갈 전망이다.

평균 ‘30억 이상’ 자산가 VVIP로 모시며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

KB금융그룹은 30억 이상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VVIP 센터를 운영 중이다. 서울 강남스타PB센터, 도곡스타PB센터, 압구정스타PB센터, 명동스타PB센터 등 4곳이다. 전국 7개 자산관리 자문센터와 내부 전문가인 WM 스타자문단 등을 통해 금융상품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내년 7월에는 ‘압구정 플래그십 PB센터’를 개설한다. 세무·부동산·법률·신탁·투자 분야의 전문가들이 상주하며 팀 단위로 고액 자산가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증권사의 투자 전문가는 IB(기업금융)과 연계한 구조화 상품, 랩(Wrap) 상품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KB형 패밀리 오피스 모델’을 통해 자산가들의 자녀세대를 위한 상속·증여·가업승계 등 자문도 진행한다.

신한은행의 ‘PWM프리빌리지센터’의 이용 기준은 50억 이상으로 은행 중 가장 높게 책정되어 있다. 소수정예 고객에게 1:1 맞춤형 집중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PIB센터’에서는 부유층 기업가 고객을 대상으로 PB(프라이빗뱅커)와 IB(기업금융)이 결합된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6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Club1한남’을 오픈했다. 자산 규모 30억 이상 고객이 이용할 수 있다. Club1한남 내부공간은 디지털과 결합한 ‘물속의 리조트’란 컨셉으로 꾸며져 있다. 고객라운지, 상담실, 와인바 등 프라이빗한 공간을 마련해 고객이 편하게 머무르며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국내 세무·법률·부동산·신탁과 관련 서비스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이주 상담 및 부동산투자·자산관리 등 맞춤형 특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지난 7월 서울 중구 본점에 금융자산 30억 이상 자산가를 대상으로 ‘TCE본점센터’를 오픈했다. 원스탑 종합금융컨설팅을 강점으로 내세운 이곳에는 세무·부동산 분야 전문가 포함 8명의 자산관리 전문 PB가 상주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업금융 노하우를 십분 활용해 기업 오너 자산관리와 가업 승계 컨설팅도 제공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은행들은 미래 금융 산업을 위해 새로운 형태의 점포를 시도하는 추세다”며 “특화점포 확대도 오프라인 채널이 금융과 비금융이 결합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초고액 자산가 대상으로 개점한 특화점포 ‘TCE본점센터’ [제공=우리은행]
우리은행이 초고액 자산가 대상으로 개점한 특화점포 ‘TCE본점센터’ [제공=우리은행]

금융 양극화를 야기할 우려도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고액자산가에 집중해 특화점포를 늘려가는 것이 금융양극화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여전히 은행 창구에서 업무 처리가 익숙한 고객들은 영업점이 문을 닫자 한 번의 업무 처리를 위해 먼 길을 나서는 경우도 있다.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고령층이나 장애인도 금융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실정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황선경 수석연구원은 국내 은행의 지점 디지털화가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가치 제고 노력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황 연구원은 “디지털 전환으로 지점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고객관계 형성에 있어 지점은 여전히 전통은행이 가지고 있는 강점 중 하나다”며 “무인화 되어가는 점포를 지역 내 고객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제공해 고객관계 및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설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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