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절벽] 고성, 허탕, 발동동…은행빚 내기 어려운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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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절벽] 고성, 허탕, 발동동…은행빚 내기 어려운 대한민국
  • 노설희·김윤화 기자
  • 승인 2021.10.07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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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5개 시중 은행 지점 직접 가보니
- 대출 불가에 고성 오가며 혼란한 모습
- 대출증가율 높고 낮은 은행 반응 제각각

결혼을 앞둔 아들 전셋집을 알아보던 60대 어머니. 계약금을 치르고 잔금을 내기 위해 아들 대신 은행대출을 알아봤다. 그는 “은행에서 (대출이)안된다고 한다. 계약금을 날리게 됐다”고 하소연한다.

어르신은 “지인한테 빌릴 수도 없다. 막힌 대출이 언제 풀릴지 알아야 2금융권이든 어디든 가서 우선 급하게 빌리고 나중에 갈아탈 수 있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출 절벽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여파로 은행권 대출 중단이 도미노처럼 번지고 있다. 정부는 실수요자 피해는 없게 하겠다고 하지만 실제는 다르다. 은행들은 지점마다 대출 한도를 정해놨다. 심사가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7일 서울 KB국민은행 A지점 관계자는 “지점별 대출 한도를 월 12억원으로 관리하게 됐다. 오늘 오전 25명이 대출 문의를 하고 갔는데 한 분도 신청한 분이 없다”고 말했다.

같은 은행 다른 지점 관계자는 “현재 신용대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세대출 등만 취급할 뿐”이라며 “지점별 한도가 생기면서 대출심사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몇십억 규모의 대출이 나갔다. 주요 고객층은 2030 젊은층”이라고 했다. 은행 창구 직원들이 요즘 진땀을 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지점에선 고성도 들렸다. 은행 직원이 “대출규제가 강화됐어요. (대출이)어려워요”라고 하자 발길을 돌리면서도 화를 참지 못했다. 인근 거주민 50대 공모씨는 “정부 규제가 일방이다. 부동산 안정 대책이 20여차례 나왔다. 서민에게 엄격하던 대출규제가 더 강해져 부담이 커졌다”고 했다.

신한은행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다른 은행 대출이 막히자 이 곳을 찾고 있다. 신한은행 한 지점 대출 담당 직원은 “최근 문의가 눈에 띄게 많이 늘었다. 다른 은행 대출이 막히자 신한은행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부동산대출과 신용대출 모두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예 다른 방안을 설명해주는 곳도 있다. NH농협은행 B지점 관계자는 “신용대출 한도가 줄어 필요만큼 대출이 쉽지 않다. 12월부터 가계대출 상품이 재개된다. 11월부터 미리 상담을 통해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또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은행 모두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을 권하고 있다. 조건은 일반가구·신혼가구 수도권 3억원, 수도권 외 2억원이다. 2자녀 이상 가구는 수도권 4억원, 수도권 외 3억원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 시세는 6억 2402만원이다. 3억원 이하 전셋집 구하기는 어렵다.

노설희·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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