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장벽 어디까지 높아지나?...국민은행 주택담보·전세대출 ‘한 번 더 옥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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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장벽 어디까지 높아지나?...국민은행 주택담보·전세대출 ‘한 번 더 옥죈다’
  • 노설희 기자
  • 승인 2021.09.24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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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은행 가계대출 총량 관리 위해 한시적 ‘축소 운영’
- 금융당국이 제시한 대출 총량 관리 목표치 이미 근접
- 불안한 실수요자 “간신히 비빌 언덕조차 없다” 불만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총량 관리 목표치를 달성하는데 금융권의 남은 추가 대출한도는 17조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오는 29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을 추가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한도축소와 금리 0.15%p인상을 단행한지 불과 일주일만에 추가 대출 규제 방침을 내 놓은 것이다. 국민은행은 한시적으로 규제를 강화하고 실수요자를 가려내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대출 한도 축소에 갈아타기 ‘전면 중단’

KB국민은행은 23일 전세자금대출, 집단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한도를 29일부터 크게 줄인다고 밝혔다.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계약갱신 시 임차보증금(전셋값)에 증액 범위로 한도가 준다. 임차 보증금이 4억 원에서 6억 원으로 오를 경우 2억 원 까지만 빌릴 수 있다. 기존에는 전체 임차보증금의 80%까지 받을 수 있었다.

집단대출 중 입주 잔금 대출의 담보 기준도 KB시세 또는 감정가액에서 분양가격·KB시세·감정가액 세 기준 중 최저 금액으로 바뀐다. 분양가격을 기준으로 삼을 경우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든다. 현재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오른 상황에선 분양가 가격이 제일 낮아 이를 기준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주택담보대출은 모기지신용보험(MCI), 모기지신용보증(MCG) 가입이 제한된다. 보험 가입이 어렵게 되면 소액 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큼만 대출이 가능해진다. 서울 아파트 경우 5000만원의 대출 한도 축소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국민은행 대출로 갈아타는 대환대출도 중단된다.

[ 제공=KB국민은행 ]
[ 제공=KB국민은행 ]

“남은 여력을 실수요자에게 집중하겠다”

국민은행의 행보는 금융당국이 제시한 대출 총량 관리 목표치(전년대비 5~6%)에 근접했기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국민은행 가계 대출 잔액 증가율은 ▲6월 1.48% ▲7월 2.58% ▲8월 3.62% ▲이달 17일 기준 4.15%까지 가파르게 올랐다. 이는 지난 농협은행의 대출 중단 사태에 따른 풍선 효과이기도 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가계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당국의 총량 관리 규제 또한 맞물려 대출 증가폭을 제한하기 위한 방안이다”며 “대출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남은 여력을 실수요자에게 집중해 대출을 진행하기 위한 적정 관리 조치의 일환으로 한시적으로 진행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추가 규제 조치 전망에 실수요자는 ‘울상’

국민은행은 실수요자가 필요한 만큼 대출을 받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은행의 이 같은 대출 제안에 다른 시중은행도 연말까지 추가 제한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금융당국은 전세자금, 주택구입 등을 위한 대출금이 부동산 투기, 주식 매수, 가상 화폐 투자 등 목적과 다르게 사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와 같은 판단에 따라 연내 강도 높은 관리 대책을 추가로 내 놓을 전망이다.

다음달 입주를 앞두고 있는 청약 당첨자는 “다음 달 바로 입주인데 대출 조이기에 자금 조달도 못하고 계약금을 날릴 지경이다”며 “정작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받아갈 한도까지 없어진다고 하니 당장 현금을 들고 있지 않는 이상 청약 당첨도 무의미하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또 다른 무주택자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에 멈출 줄 모르는 대출 규제까지 실수요자가 간신히 비빌 언덕조차 무너지는 꼴”이라며 “사다리 걷어차는 정책에 이제 서민은 내 집 마련은커녕 전세조차 꿈도 꿀 수 없다”고 토로했다.

노설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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