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대란] KT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는 15년전 사상초유 '1.25인터넷대란' 닮은꼴 세가지 '데자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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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대란] KT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는 15년전 사상초유 '1.25인터넷대란' 닮은꼴 세가지 '데자뷰'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8.11.25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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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인 토요일, 국가기간시설 KT망에서 발생해 통신대란으로 이어진 초유의 사건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는 통신대란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현실화된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유무선서비스가 불통되자 통신으로 연결된 모든 실생활 자체가 사실상 마비됐다.

이는 지난 2003년 사상 초유의 '1.25 인터넷대란'과 '닮은꼴 데자뷰'가 오버랩되고 있어 12월 1일 세계최초 5G 서비스를 앞두고 소비자 안전과 보안문제에 보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5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KT화재는 2003년 1.25인터넷대란과 주말 시기, 대응방식 등 흡사한 점이 많다"며 "스마트폰 등 첨단 기기를 비롯 4차산업혁명이 전세계를 지배하는 세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물리적 안전 또는 정보보안이 붕괴되면 순식간에 우리사회는 오프라인 과거 시대로 회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KT아현지사 화재와 1.25인터넷대란의 공통점은 몇가지로 구분된다. 

우선, 이번 KT 통신구 화재와 1.25인터넷대란은 주말인 '토요일'에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KT 통신구 화재가 토요일 11시 12분경에 발생했고, 1.25인터넷대란은 토요일 오후 2시에 일어났다. 2003년 당시는 토요일 오전까지 근무하는 주 6일제였다는 점에서 공교롭게도 두 사건 모두 방심한 시간대에 발생한 것. 

주말에 발생한 통신대란은 시민들이 무방비 상태로 당할 수 있는 반면 금융기관, 산업단지 등 국가 중요시설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만약 평일에 사태가 터졌다면 엄청난 국가 재난이 될 수 있었기 때문. 

두번째로, 국가기간망인 KT의 핵심시설이 뚫리면서 통신마비 대란이 벌어졌다는 사실이다. 1.25인터넷대란은 당시 KT 혜화전화국(혜화지사)의 핵심 DNS서버가 슬래머 웜(바이러스) 공격에 급격한 트래픽 증가로 불통되면서 전국의 통신망이 마비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 SQL서버 소프트웨어의 보안취약점을 공격한 것. 당시 하나로통신, 두루넷 등 인터넷서비스 공급자(ISP)들과 SK텔레콤,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 등 무선인터넷 사업자들의 망도 급속한 트래픽 증가로 모두 마비상태에 빠져 이날 밤까지 불통 현상이 나타났다.

이번 KT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는 서울 강북지역 일부를 담당하는 케이블망이 끊기면서 서대문구, 마포구, 은평구, 중구, 용산구 경기도 고양시 일부 등 해당 지역의 통신대란으로 이어진 사건이다. 휴대폰 서비스 등 일부는 2일내 임시복구가 되지만 인터넷, 유선전화 등 완전한 복구까지는 1주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KT는 1.25대란 이후 혜화전화국에 집중됐던 중요 통신망 시설을 전국으로 분산 배치해 이번 혜화지사 화재에서는 서울 일부 지역에 국한돼 통신마비가 일어났다. 

KT아현지사

세번째로, 사고 후 대응방식이 유사하다. 1.25인터넷대란이 토요일에 발생하자 발생 원인을 두고 정부는 허둥댔다. 당시 정통부는 사건 직후 비상대책상황실을 가동한 데 이어 일요일 오전에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했다. 이후 발생원인과 재발방지대책 등을 발표했다. 이번 KT아현지사 화재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토요일에 상황실 가동과 정보통신재난 '주의' 단계 발령에 이어 일요일 오전에 대책회의를 소집해 원인 및 보상책 등에 대해 대응하고 있다. 

1.25인터넷대란 이후 시민단체는 물론 사회적으로 책임소재 논란이 이어졌다. KT아현지사 화재 또한 카드결제 마비에 따라 생업에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대책 등이 쟁점이 될 수 있다.

우리는 또 한번 통신대란이 얼마나 무서운지 경험하고 있다. KT아현지사 화재로 KT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IPTV 서비스 등 모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KT 통신망을 사용하는 카드결제 단말기와 포스(POS·판매시점 정보관리 시스템)가 '먹통'이 되면서 커피전문점, 편의점, 식당, PC방 등 상점들이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 통신과 연결된 택시, 카톡, 배달앱 등도 영향을 받았다. 

KT화재로 KT회선을 사용하는 e소프츠 경기도 취소됐다.

보안전문가 J씨는 "사고는 늘 도사리고 있다"면서 "다만 똑같은 사고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IT전문가 P씨는 "결국 사람이 중요하다"면서 "아무리 5G, 스마트폰, 자율주행차 등 문명의 이기가 발전해도 사람이 만들고 관리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1.25인터넷대란 당시 우리나라는 '보안불감증' 타파에 나서는 등 재발방지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럼에도 안전 및 보안 취약점은 곳곳에 남아 있다. 이번 KT아현지사 화재는 초연결사회로 갈수록 더욱 안전과 보안은 중요하다는 또 다른 교훈을  던지고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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