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어닝쇼크에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등 금융계열사 이중고
상태바
현대·기아차 어닝쇼크에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등 금융계열사 이중고
  • 황동현 기자
  • 승인 2018.11.15 09: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사옥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등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들이 상반기 부진한 실적과 함께 자동차부문의 3분기 어닝쇼크에 따른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금산분리 이슈와 맞물려 지배구조변화, 직원감원 등도 진행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12일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차(AAA)와 기아차(AA+)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한 뒤 하루만에 현대캐피탈(AA+)과 현대카드(AA+)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의 등급전망 하향 조정의 원인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 부진이다. 현대차는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28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6%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67% 이상 떨어졌다. 기아차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이 1173억원으로 시장기대치에 크게 못미쳤다.

한신평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이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에 대한 그룹의 지원능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면 현대커머셜(AA-/안정적)과 현대차증권(A+/안정적)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해 등급전망을 유지했다.

그룹의 지원동결과 부진한 실적

현대차그룹은 이미 금융계열사에 대한 지원을 늘리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것은 이미 기정사실화되어 있는 금산분리의 수순이기도 하다. 현대차 금융계열사들은 금융그룹 통합감독대상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집중위험을 해소해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자동차부문의 지원없이도 독자생존해야 한다.  

현대캐피탈은 현대·기아차의 부진에 실적이 이미 꺾였고, 현대카드의 성장세도 멈춰서 하향세가 여실하다. 푸본현대생명(구 현대라이프생명)은 대주주였던 현대모비스가 증자에 불참해 그룹의 지배력이 약화됐다. 또, 그룹의 지배구조개편 작업에서 현대차가 대부분의 업무를 외국계 증권사에 일임할 정도로 현대차증권의 그룹 내 위상도 미미하다.

지배구조 개편과 비상경영 돌입

현대커머셜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새 주주를 맞는다. 현대커머셜은 현대카드 지분 24.5%와 푸본현대생명 지분 20.4%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커머셜이 1400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면 기존 주주인 현대차(50%)와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33.3%), 정태영 부회장(16.7%)의 지분율도 각각 줄어들게 된다. 지난해 현대카드에 지분을 투자하며 현대차그룹과 연을 맺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현대커머셜 지분 25%를 확보하게 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일감몰아주기 규제 회피와 맞물려 주주 구성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정태영 부회장(대표이사)의 지배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도 관심이다.

현대차그룹의 지원이 사실상 중단된 금융계열사들은 정명이 고문과 정태영 부회장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현대카드를 업계 수위권으로 올려놓은 일등공신으로 평가받는 정 부회장은 정명이 고문의 남편이다. 추후 그룹의 분리과정에서 한 축을 담당하게 될 가능성 높은 인사다. 

올해 상반기 현대커머셜의 영업이익은 254억원, 당기순이익 477억원으로 2017년 같은 기간보다 46.1%, 78.8%나 감소했다. 다만 실적 악화는 현대커머셜이 지난해 1분기 현대카드 지분을 매입해 1740억 원의 매수차익(염가매수차익)을 거둔 영향이 컸다.

현대커머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염가매수차익 영향을 제외한다면 회사실적에 큰 변화는 없다는 설명이다. 

그렇지만 지난 9월 이병휘 현대캐피탈 캐피탈본부장이 현대커머셜 커머셜본부장으로 이동했는데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인사라는 시각이 많다.

현대카드...2001년 창사 후 17년만에 처음으로 대규모 인력 감축나서

현대카드 관계자는 지난 7일 미래경영전략에 대한 진단을 받고자 올해 상반기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컨설팅을 의뢰했고, 인력을 감축하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감축 규모는 현대카드가 집중하는 디지털과 브랜드 관련 인력을 제외하고 현대카드 200명, 현대캐피탈과 현대커머셜에서 각각 10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기준 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의 정규직 인원은 각각 1775명, 1855명, 469명이다. 인력감축 규모로 거론되는 400명은 전체 4099명 중 9.7%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인력 감축은 어쩔 수 없다. 아직 규모를 확정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올해 상반기에 영업이익 990억원, 순이익 790억원을 냈다. 2017년 상반기보다 43.1%, 40.1% 감소하며 크게 부진했다. 지난해 세금 환급에 따른 일회성 이익 495억원을 제외해도 상반기 순이익이 5.0% 줄어든 결과다.

카드사들의 실적 악화 주요 배경에는 가맹점 수수료율 하락이 있다. 2007년부터 최근까지 가맹점 수수료율이 모두 11번이나 내렸다.

특히,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소상공인의 반발이 거세지며, 소상공인·영세사업자 부담 완화책의 일환으로 카드수수료 인하가 강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은 적지않은 부담이다.

또한, 법정최고금리 인하, 총부채상환비율(DSR)시행 등도 문제지만 시장의 트랜드가 카드발급 없이 모바일결제나 생체인식 등 카드프리시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것도 엄중한 변화다.

시장에서는 이와 같은 실적부진과 시장상황의 변화들이 결국 인원조정에 나설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렸다고 보고있다.

특히, 김정인 부사장을 비롯한 본부장·실장급 등 고위 임원 6명이 당초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이번달에 대거 퇴사했다. 

김정인 부사장은 지난 2002년부터 10년간 세계적인 전략 컨설팅사인 맥킨지 앤 컴퍼니에서 파트너로 근무하다가 2011년 현대카드 상무로 영입된 인물이다. 

김 부사장은 이후 현대카드 전략기획본부장을 역임했고, 카드본부장 업무를 맡았었다. 김 부사장의 임기는 오는 2020년 6월 21일까지였지만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최근 해임자 명단에 올랐다.  

최근 임원들이 무더기 해임 조치 된 것에 대해도 현대카드 측은 통상적으로 임원들이 자기의사로 퇴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자수익 증가, 가계대출 규제의 풍선 효과 등을 누린 현대캐피탈은 상반기 실적이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2175억 원, 순이익 1685억 원을 냈다. 2017년 상반기보다 영업이익은 20.0%, 순이익은 16.6% 늘어났다.

그러나 신용평가사들의 등급평가는 부정적이었다. 지난 12일 현대차,기아차의 등급전망을 강등한데 이어 현대캐피탈의 등급전망도 '부정적' 으로 강등시켰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