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35조원 판매한 중국 광군제... 국내 기업도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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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에 35조원 판매한 중국 광군제... 국내 기업도 선전
  • 양현석 기자
  • 승인 2018.11.1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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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광군제 매출 전년대비 27% 성장... 코세페는 매출 집계도 안 돼
24시간 만에 매출 35조원을 기록한 알리바바의 광군제 행사 모습(사진- 바이두).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인 광군제가 24시간 만에 35조원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면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이 엄청난 매출에 우리 국내 식음료 및 유통기업들도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져 한류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광군제에서의 국내 기업의 선전을 기뻐만 하기에는 우리나라 정부 주도로 열리는 코리아세일페스타의 초라한 성과가 대비돼 안타깝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올해 광군제 역대 최고 성적... 현지 기대치에는 조금 못 미쳐

12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는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한 광군제(쌍십절) 이벤트에서 11일 0시부터 12일 0시까지 24시간 만에 2135억 위안(34조7000억원) 어치의 물건이 판매돼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이는 24시간 동안 타오바오를 비롯한 알리바바의 여러 플랫폼에서 기록한 매출로서 작년 거래액인 1682억 위안(약 27조3000억원)보다 26.9% 증가한 것이다. 다만 올해 증가율은 작년의 39.3%보다는 10%포인트 이상 둔화돼 30% 이상의 증가율을 기대한 현지의 기대치에는 못 미쳤다는 평가도 나왔다.

광군제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성과도 빛났다. 특히 K-뷰티와 식품, 패션 등의 아이템이 선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LG생활건강, ‘후’ 매출 50% 성장하며 230억원 판매

먼저 LG생활건강은 올해 광군제 행사에서 지난해 대비 화장품 매출이 50%, 생활용품 매출이 73% 가량 성장했다. 그러나 LG생활건강은 광군제 총 매출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LG의 화장품 브랜드 ‘후’는 지난해 광군제 대비 매출이 약 72% 늘어난 약 230억원을 기록했다. 그 중에서도 후의 인기 제품인 ‘천기단 화현세트’는 지난해 판매량인 3만2000세트에서 90% 증가한 6만1000세트가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

‘숨'은 티몰닷컴에서 지난해 광군제 대비 매출이 무려 82%가 늘어나며 성황을 이뤘다. 특히 숨의 인기 제품인 ‘워터풀 세트’는 지난해 판매량보다 208% 늘어난 2만6500여 세트, ‘타임에너지 세트’는 지난해 판매량보다 48% 가량 늘어난 2만4400여세트가 팔리며 인기리에 판매를 마쳤다.

‘빌리프’는 대표제품인 ‘더 트루 크림-모이스처라이징 밤’의 광군제 에디션 등을 선보이며 지난해 광군제 대비 매출이 417%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 37% 매출 성장... 윤조에센스 1분만에 1만개 완판

아모레퍼시픽도 이번 광군제 매출이 지난해보다 37% 가량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화수의 스테디셀러 '윤조에센스'는 티몰 오픈 1분 만에 1만개 완판을 기록했고, '자음수/자음유액 세트'도 7만6000개가 사전 예약으로 모두 팔렸다.

헤라 '루즈 홀릭 립스틱'은 사전 예약 판매량이 5배 늘었고, 라네즈 '워터 슬리핑 마스크팩'은 프리미엄 마스크팩 라인 판매 1위를 기록했다. 고기능성 브랜드인 '아이오페(IOPE)'의 베스트셀러인 '아이오페 에어쿠션' 판매량은 작년보다 2배로 늘었다. 헤어케어 제품인 '려'는 자양윤모 세트와 함빛 라인 세트가 사전 예약 판매 합계 10만 개를 돌파했다.

이랜드, 723억원 판매... 작년보다 소폭 감소했으나 ‘선전’ 평가

이랜드그룹의 중국 법인 이랜드차이나는 광군제를 통해 723억원(4억4400만 위안)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달성했던 일매출 4억5600만 위안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알리바바 티몰 입점 업종의 확대로 경쟁이 심화되는 구도 속에서 선전했다는 분석이다.

이랜드는 지난달 20일부터 상품 가격의 10~20%를 미리 결제하고 상품을 선점하는 사전 판매를 통해 1억16000만 위안의 사전 매출을 확보했으며, 행사가 시작한 후 90분 만에 전체 매출의 62%를 달성했다.

이랜드는 알리바바의 쇼핑몰 티몰에 이랜드, 스코필드, 프리치, 플로리, 스파오, 로엠 등 19개 브랜드관을 운영하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포인포의 리버서블 다운점퍼로 2만장이 팔려 완판됐다. 이랜드의 대표 아이템인 더플코트는 1개 스타일이 5000장 팔려 신기록을 세웠다.

농심, 일일 매출 대비 10배 늘어난 8억원 신기록

농심은 광군제 당일의 티몰의 온라인 매출이 역대 최대치인 8억1500만원(5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신라면과 김치라면 등 인기브랜드를 중심으로 제품을 구성하고 각종 프로모션과 마케팅을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

이 매출액은 일일 평균치보다 10배 이상 증가한 것이며, 지난해 광군제 매출 대비 25% 늘어난 수치다.

광군제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은 신라면과 너구리, 안성탕면, 김치라면 등 인기브랜드 8종으로 구성된 ‘농심라면 패키지’다. 한국에서 베스트셀러로 꼽히는 농심 주력제품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중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했다. 그 뒤를 이어 신라면 봉지(5개입), 김치라면 봉지(5개입) 등이 순위에 올랐다.

폐막 한 달째 매출 집계도 되지 않는 ‘코세페’의 아쉬움

광군제의 성공을 목도하고 있는 우리 유통업계는 유독 떠오르는 아픈 손가락이 있다. 2016년부터 3회째 개최된 ‘코리아세일페스타’라는 관 주도 대형 세일 이벤트다.

기존 ‘코리아 그랜드 세일’과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통합해 2016년 1회 행사를 시작으로 해 올해에는 지난 9월 28일부터 10월 7일까지 열흘간 열린 ‘2018코세페’는 폐막 한 달이 넘었어도 올해 매출 실적조차 집계되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약간 높은 성적을 거뒀을 것이라는 추측이 대세지만, 산업부는 여전히 집계 중이라는 답변뿐이다.

물론 전자상거래로 실시간 거래량과 액수가 집계되는 광군제와 온/오프라인 및 재래시장까지 참여하는 코세페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은 코세페에게 가혹한 처사라고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 주도의 대규모 세일 행사가 중국 일개 기업의 행사만큼도 이슈가 되지 못하는 현실은 참담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한 유통 관계자는 “관 주도의 형식을 벗어던지고, 유통업계와 소비자가 진정한 축제를 즐길 수 있을 때가 돼야 코세페가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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