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서 엇갈리는 K-뷰티 양대산맥의 속사정... '후'와 '설화수' 브랜드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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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서 엇갈리는 K-뷰티 양대산맥의 속사정... '후'와 '설화수' 브랜드 전략은?
  • 양현석 기자
  • 승인 2019.03.2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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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후', 매출 급증에 '흐뭇'... 럭셔리에 맞는 가격 방어 ‘관건’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상승세 둔화 '한 숨 돌려'... 브랜드 가치 ‘유지’ 총력
LG생활건강의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후'가 중국시장에서 큰 인기를 모으는 가운데 중국 한 화장품 전문지가 '후'의 가격 방어가 실패하고 있다면서 브랜드 가치 유지 여부에 의문을 제기했다. 사진은 중국 한 백화점의 '후' 매장 모습.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K-뷰티의 주역 브랜드인 LG생활건강의 ‘후’와 아모레퍼시픽 ‘설화수’가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상반된 매출 신장세를 보이며 두 회사의 실적을 엇갈리게 만든 원인이 됐다.

LG생활건강의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더 히스토리 오브 후’(이하 후)는 지난해 연말 연간 누적 매출 2조원을 돌파하는 등 중국시장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2년 만에 매출을 두 배로 끌어올렸다.

반면 아모레퍼시픽 ‘설화수’는 사드 여파 등으로 중국 시장 판매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기업 실적에도 직격탄을 맞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적어도 중국시장에서는 ‘후’가 ‘설화수’를 압도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그러나 중국 현지에서는 ‘후’의 선전에 대해 ‘가격 방어’에 의문점을 표시하며, ‘장기적 브랜드 가치 유지’에 물음표를 던지는 반응이 나와 주목된다.

중국 유력 코스메틱 전문지인 ‘화장품보’는 지난 16일 "120억 위안, '후'의 급성장 뒤에 숨겨진 남모를 근심"이라는 제목으로 ‘후’의 선전 비결과 우려되는 점을 나열했다.

화장품보는 “후는 일반적인 글로벌 브랜드들과 다르게 전문점 채널에 진입했고, 이를 통해 중국 로컬 전문점 채널의 꿈을 만족시킴과 동시에 브랜드의 고속 성장을 이룩했다”며 후의 새로운 유통 방식이 성공 비결이라고 호평했다.

즉, 백화점에 한정해 출점했던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와 달리 ‘후’는 중국 17만개 화장품 전문점들이 꿈꾸던 ‘빅 브랜드’ 영업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켰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 매체는 이로 인해 ‘후’가 판매 채널마다 동일한 가격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을 브랜드의 불안요소로 꼽았다.

화장품보는 “‘후’의 고속성장 뒤에 가장 먼저 지키지 못한 것이 ‘가격’”이라면서 “일부 대리상이 낮은 가격에 저렴하게 대량 매입한 이후 ‘후’의 가격 방어선이 무너져, 1600위안 대의 동일한 제품이 실제로는 900위안에서 1500위안까지 다양하게 판매된다”고 지적했다.

또 “가격이 여러 가지라면 고객 입장에서는 가격적인 실망감은 제외하고라도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가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25일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국으로 제품이 판매된 후 재판매 되는 가격에 대해 메이커가 관여할 수는 없는 부분이며, 이는 다른 브랜드들도 동일한 상황"이라면서도 “‘후’ 브랜드 가치 유지를 위해, 따이꺼우(代購 : 구매대행업자)에 대해서는 판매 수량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 ‘설화수’는 매출 상승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현재 가격 정책을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25일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매출의 등락 보다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는 것을 더 중요시 여긴다”면서 “올해 1분기 설화수의 중국 매출이 온라인 입점 확대로 인해 다시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오프라인에서도 올해 40개 매장을 확대할 예정이라 가격 정책을 변경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중국시장에서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와 경쟁하면서 ‘K-뷰티’를 빛내고 있는 ‘후’와 ‘설화수’가 향후 어떠한 브랜드 전략을 구사하며 선의의 경쟁을 이어나갈 지 주목된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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