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게이트] BMW가 화재 원인으로 지목되는 ECU 소프트웨어 결함 부인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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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게이트] BMW가 화재 원인으로 지목되는 ECU 소프트웨어 결함 부인하는 이유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8.08.2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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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R 부품은 부품업체와 책임 분산 할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 설계 결함은 100% BMW 책임

BMW 차량 화재에 따른 리콜이 진행되는 가운데 한국소비자협회가 화재 원인으로 ECU(전자제어장치) 소프트웨어 설계 세팅 문제를 지목했다. 이는 EGR(배기가스 재순환장치) 부품 결함이 화재원인이라는 BMW의 해명과 커다란 차이를 보이는 것이어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BMW가 EGR 부품 결함을 사고 원인으로 해명하는 것에 대해 "EGR 결함일 경우 부품업체와 책임 분산이 가능하지만 소프트웨어와 연관된 자동차 설계상 문제의 경우 BMW측에 100% 책임이 있기 때문"으로 보고있다. 

한국소비자협회 소송지원단은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행 테스트 결과 BMW 차량 화재 원인은 배출가스의 감소를 위해 주행 중에도 바이패스 밸브를 열리게 하는 위험한 ECU 소프트웨어의 세팅이 원인으로 지목된다”고 밝혔다.

이같이 ECU를 지목한 이유는 지난 2015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원인이 된 ECU 소프트웨어에 의한 배기가스 조작에 의한 것으로 BMW 화재가 이와 유사한 형태로 발생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BMW 화재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EGR 시스템 모습.

이에 따라, 한국소비자협회는 지난 2015~2016년 생산된 BMW 유로6 모델에서 특히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정부의 즉각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소송지원단 단장을 맡은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배기매니폴드로부터 최대 500~600도 배기가스가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평상시에는 바이패스 밸브가 닫혀야 하는데 BMW 유로6 모델에서는 주행 중에도 열리는 현상을 현장 실험에서 확인했다”며 “고속 주행시 엑셀레이터에서 발을 떼는 탄력주행이나 시내운전시 감속운전 때 지속적으로 발생됐다”고 강조했다.

강화된 환경기준인 유로6를 비롯 한국의 대기환경보존법 기준 등에 맞추기 위해 ECU 소프트웨어가 바이패스 밸브 등에 유입되는 배기가스를 조작하는 설계상 변경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반면, BMW는 지난 6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화재 원인을 EGR 결함이라고 못박았다. EGR 쿨러에서 냉각수가 새어 나와 흡기다기관 등에 침전물이 쌓여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다만 소프트웨어의 결함에 대해서는 가능성조차 전면 부인했다. 

강원도에서 주행 중 발생한 BMW 화재 모습.

BMW 관계자는 "전세계 BMW 차량은 같은 부품과 동일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가 원인일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BMW코리아는 긴급 안전진단에 이어 ERG 쿨러와 밸브를 개선 부품으로 교체하고 EGR 파이프를 청소해주는 리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EGR 관련 바이패스 밸브,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시스템 설계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해야 한다"며 "ECU 명령체계를 업데이트 시켰으면서 우리 정부에 신고하지 않았다면 중대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김 교수는 "하드웨어는 똑같은데 똑같은 문제가 국내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것은 결국 소프트웨어의 문제점이다. 그런데 BMW에선 극구 부인한다"면서 "BMW의 이 같은 태도는 부품 문제로 치부하면 부품사가 일부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자기네 책임이 가벼워질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의 경우에는 BMW 본사가 100%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이라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글로벌 부품업체 관계자 역시 "BMW 본사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이를 부인할 것"이라며 "현재 본사가 밝힌 원인과 해명을 그대로 믿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BMW가 부인하는 소프트웨어 가능성도 원인 중 하나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전세계 BMW 차량에 공급되는 EGR 부품과 관련 바이패스 밸브는 독일 부품 회사에서 만들고, 쿨러는 한국 부품업체가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MW는 당초 쿨러 결함을 지목한 바 있다. 이러한 부품은 독일 BMW 공장에서 EGR 시스템으로 조립해 BMW 각 차량에 장착하게 된다. 

현재 BMW코리아는 독일 본사로부터 EGR 부품 수급이 달려 리콜 작업에 비상인 상황이다. 하지만 BMW 차량 소유주들은 BMW코리아로부터 EGR 교체 등 리콜을 받은 후에 오히려 성능과 연비 등이 떨어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2015년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가 미국에서 발생한 이유는 미국에 수입되는 차종에 별도에 소프트웨어적인 조작을 한 것이 들통나 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따라서 BMW가 전세계 차종에 공통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들어갔다는 이야기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편,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교통안전공단과 민관합동조사단은 연말까지 화재 원인을 정확히 밝혀내는 것을 목표로 각종 실험에 돌입했다. BMW 보고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실험을 통해 화재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520d 중고차량 3대를 구입한 상태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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