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게이트] BMW 화재 원인, 소프트웨어 조작 단서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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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게이트] BMW 화재 원인, 소프트웨어 조작 단서 포착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8.08.27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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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환경기준에 맞추기 위해 ECU 조작 가능성...주행테스트 결과 바이패스 밸브 이상 작동

BMW 화재와 관련해 그간 BMW 측은 EGR(배기가스 재순환장치), 즉 '하드웨어 결함'을 주장해 왔는데 국내 소비자 단체가 도로 주행테스트를 통해 소프트웨어의 이상 작동을 찾아냈다.

한국소비자협회가 국내 자동차 전문가들과 불이 났던 520d 등 BMW의 디젤 차종 3대를 실제 도로에서 실험한 결과 소프트웨어에서 이상 작동 현상이 포착했다고 27일 밝혔다. 

테스트 결과 EGR의 경우 배기가스는 EGR의 냉각기를 거쳐 식혀진 뒤 엔진으로 다시 들어간다. EGR에는 뜨거운 배기가스를 식히지 않고 엔진으로 바로 보내는 또 다른 통로 '바이패스' 밸브가 있다. 시동을 걸 때 엔진 온도를 빠르게 끌어올리기 위한 용도다. 

이 때 문제는 이 바이패스 밸브를 지나는 배기가스 온도인데 BMW 정비 메뉴얼에는 냉각수가 50도 이하일 때 배기가스가 이 바이패스 밸브를 지나게 돼 있다.

EGR 구조도

그런데 자동차 전문가들이 도로에서 테스트한 결과 냉각수가 90도 이상의 고온일 때에도 바이패스 밸브가 열리는 것으로 확인했다. 너무 뜨거운 배기가스가 바이패스를 통과하면서 화재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실험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차량의 성능과 연비를 높이려고 BMW가 일부러 소프트웨어를 이렇게 설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전문가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BMW 화재 초기부터 "BMW 차종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EGR은 한국에 공급되는 부품과 마찬가지로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공급되는 부품과 완전히 동일한 제품"이라며 "부품의 불량이 아닌 상황에서 결국 다른 이유는 차량 제작 시 ECU(전자제어장치)에 포함되는 소프트웨어의 차이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화재 발생이 가장 많은 BMW 520d 모델의 EGR 흡기다기관 모습

김 교수는 "EGR 시스템의 과열로 화재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고 원인도 그곳에 있지만 근본적 원인은 EGR의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며 "중요한 핵심 포인트는 EGR은 질소산화물 저감장치로 최근 강화된 환경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장치라는 점"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번 문제가 되고 있는 장치도 EGR 문제인 만큼 국내로 판매하기 위한 조건을 맞추기 위하여 BMW 차량의 프로그램을 맞추었을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한 과정"이라며 "국토교통부의 리콜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환경부의 대기환경보전법에 근거한 환경 장치로서의 의미를 부각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촉구했다. 

한국소비자협회는 내일(28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주행 테스트 결과를 발표하고 BMW의 답변을 요구할 예정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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