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보험, 가격조회 스트레스 유발하는 '무더기' 보안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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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보험, 가격조회 스트레스 유발하는 '무더기' 보안프로그램
  • 이단비 기자
  • 승인 2018.03.16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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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업체 중 7개 보험사가 평균 3개 보안프로그램 깔아야 겨우 가격 확인할 수 있어

여행자보험은 단기성 상품으로 여행 출발부터 복귀까지의 과정만 보장해주는 소멸식 보험이다. 때문에 일반 보험과 달리 생년월일, 성별, 출·입국날짜만으로도 간단한 가격산출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다수의 보험사들이 금융거래와는 무관한 단순 가격조회에도 보안프로그램 설치를 의무적으로 강제하고 있어 고객편의를 외면했다는 지적이다. 

국내 보험사 12곳 중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삼성화재, 롯데손해보험, NH손해보험, 에이스손해보험, AIG손해보험 등 7곳은 여행자보험 가격 조회를 위해 평균 3개(크롬브라우저 기준)의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해야만 한다. 

생명·손해보험협회에서 운영하는 온라인보험 비교 사이트 ‘보험다모아’에서 각 보험사별 가격을 조회 할 수 있지만 실제 정확한 보험료를 알기 위해서는 각 보험사 홈페이지에 접속해야 한다.

온라인 보험 비교사이트에서 다이렉트 여행자보험을 취급하는 12곳을 조사한 결과 별도의 보안 프로그램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는 곳이 12곳 중 7곳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입장에서는 프로그램 설치 전 가격, 보장내역 등을 비교할 수 있는 선택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메리츠화재 다이렉트 홈페이지 캡처(왼쪽), KB손해보험 캡처(오른쪽)>

메리츠화재 다이렉트 홈페이지는 크롬을 이용할 경우 총 4개의 의무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해야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어느 보험사 홈페이지마다 공인인증서, 키보드보안, 백신 등의 보안프로그램은 대동소이하다”며 “보험료 산출시 기재하는 이름, 생년월일, 휴대폰 번호 등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보안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3개의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해야하는 KB손보 관계자는 “여행자보험의 경우 회사간 가격차이가 크지않아 비교보다 바로 가입할 수 있는 환경 중심으로 구축했다”며 "추후 가입 시 설치해야하는 프로그램을 미리 설치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PC로 여행자보험 가입을 시도했다가 포기했다는 A씨는 "진입장벽부터 막히니 솔직히 더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안생긴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보험다모아 이용자 B씨는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보안프로그램설치가 어쩔 수 없다면 개인정보를 기재하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보험료 조회에 굳이 개인정보가 필요하냐는 물음이다. 

MG손보·DB손보·한화손보·악사손보·현대해상 등 5곳은 별도의 보안 프로그램 설치 없이도 생년월일, 성별, 여행기간 등만 기재하면 가격 정보를 간편하게 조회할 수 있었다. 다만 현대해상의 경우 본인인증을 요구했다. 

MG손보 관계자는 “고객들이 먼저 가격을 살펴보고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인 홈페이지 구성을 했다”며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보험료를 먼저 확인해드리고 가입을 원하면 그때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DB손보 역시 3가지 정보만 입력하면 가격조회가 가능했다. DB손보 관계자는 “지금처럼 편리하게 여행자보험을 이용할 수 있도록 계속 검토하고 개선해 나가도록 노력해나가겠다”고 전했다.

이단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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