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큐브' 내세운 현대제철 탄소중립 로드맵…핵심은 '전기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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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큐브' 내세운 현대제철 탄소중립 로드맵…핵심은 '전기로' 전략
  • 정창현 기자
  • 승인 2024.04.05 0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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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2050 탄소중립 선언하며 '2루트 전략' 수립
전기로 기반 전략으로 탄소중립형 자동차용 고급 제품 생산체제 구축
국내 철스크랩 산업화, 고급강 기술개발 등은 숙제

국내 철강사 ‘BIG 2’ 중 하나인 현대제철이 제시한 탄소중립 로드맵의 핵심은 ‘전기로’다. 현대제철은 최근 발표한 LNG 자가발전소 건설 계획 역시 전기로 전환에 있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전기로 공정에는 철스크랩이 많이 사용되는 탓에, 아직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국내 철스크랩 산업화와 고급강을 만들 수 있는 기술력 확보는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지난 1분기에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의 일환으로 LNG 자가발전소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2028년 충남 당진제철소 내 액화천연가스(LNG) 자가발전소 설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LNG 자가발전소는 전기로 중심의 생산체계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용도다. 현대제철은 LNG 자가발전소 건설에 2025년부터 3년 동안 8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이 LNG 자가발전소 건설의 명분으로 발표한 ‘전기로 중심의 생산체계’는 앞서 현대제철이 제시한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의 핵심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4월 2050 중장기 탄소중립 로드맵을 대외에 발표했다. 핵심은 고로 중심의 기존 생산체계를 수소환원 신(新) 전기로 프로세스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미지=한국철강협회]

현대제철은 그 전환 과정을 중기(2030년까지)와 장기(2050년까지)로 구분했다. 2030년까지는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로의 전환, 2050년까지는 최종 단계인 수소환원 신(新) 전기로 프로세스로의 전환이다.

2030년까지로 제시한 중기 전환 과정은 다시 1단계와 2단계로 나뉘는데, 1단계는 기존 전기로를 활용하는 방안으로 전기로에서 철스크랩과 직접환원철을 사전 용해(Pre-melting)해 고로 전로 공정에 혼합 투입하는 방식이다.

2단계는 현대제철 고유의 신(新) 전기로를 신설 투자해 향후 탄소배출이 기존 고로재 대비 약 40% 저감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러한 중기 전환 과정을 거쳐 중장기적으로 수소환원제철 기반 신(新) 전기로 프로세스로 전환한다는 것이 현대제철의 로드맵이다.

현대제철은 신(新) 전기로에 철스크랩과 고로의 탄소중립 용선, 수소환원 DRI(직접환원철) 등을 혼합 사용해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자동차 강판 등 최고급 판재를 생산하는 핵심기술을 ‘하이큐브(Hy-Cube)’로 명명하고 이를 고도화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 인천공장 전기로에서 쇳물이 생산되는 모습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 인천공장 전기로에서 쇳물이 생산되는 모습 [사진=현대제철]

이처럼 현대제철 탄소중립 전략의 핵심은 '전기로'다. 2030년까지로 규정한 중기 전환 과정만 보더라도, 전기로와 고로를 혼합해 사용하는 방식이라 전기로 생산의 비중이 상당히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로 공정에는 철스크랩이 주로 사용되는데, 문제는 미진한 수준에 멈춰있는 우리나라의 철스크랩 산업화 및 기술이다. 국내 철스크랩 자급률은 85~90%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부족한 물량은 여전히 영세 고철업체와 해외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스크랩 산업은 여전히 지역에 있는 영세업체들에 의존하고 있어 철스크랩 재활용의 사업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제철이 목표하는 정도로 전기로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국내 철스크랩의 산업화가 필연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개발은 또다른 숙제다. 철스크랩을 원료로 하는 공정에서는 다른 공정에 비해 불순물이 어느 정도 포함될 수밖에 없어 완제품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특히 자동차용 고급강을 주로 생산하는 현대제철의 경우 철스크랩 전기로 공정에서 불순물을 걸러낼 수 있는 기술력 확보는 필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제철은 "고로 가동 이전부터 국내 최대 스크랩 사용처로 다양한 원료 배합 진행 등 최적의 전기로 원료 운영 경험을 통해 전기로 기반 자동차 강판, 열연강판, 봉형강 등의 제품을 생산해 왔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수소환원철을 이용한 미래의 신(新) 전기로를 활용하면 고성능·저탄소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혀, 향후 기술 행보에 따라 회사의 녹색전환 성공 여부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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