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가 리스크' 남양, 한앤코 체제 돌입했지만... '이미지 개선' 과제 벽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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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가 리스크' 남양, 한앤코 체제 돌입했지만... '이미지 개선' 과제 벽 높다
  • 문슬예 기자
  • 승인 2024.04.01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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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정기 주총에서 한앤코 이사진 선임돼
'오너가 리스크'로 10년 넘게 이어진 '불매 운동' 극복할까
유업계, "실적 개선 가능" VS 소비자, "책임감 있는 경영 의지가 먼저"

남양유업의 경영권이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로 넘어가며 남양유업의 최대 문제였던 '오너가 리스크'가 해결됐다. 

유업계는 남양유업이 '이미지 쇄신'에만 성공한다면 실적 개선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반응인 반면, 일각에서는 경영진의 교체와는 별개로 불매 운동이 지속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한 편의점의 우유 진열 매대. 이 편의점에서 남양유업의 제품은 찾아볼 수 없었다.[사진=문슬예 기자]
한 편의점의 우유 진열 매대. 이 편의점에서 남양유업의 제품은 찾아볼 수 없었다.[사진=문슬예 기자]

1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한앤코가 경영권을 확보하며 남양유업의 '오너가 리스크'는 일단락됐지만,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29일 열린 남양유업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앤코 측 인사가 신규 이사로 선임되는 등 공식적으로 남양유업 창업주 일가인 홍원식 회장 측이 한앤코에 경영권을 넘겨주게 됐다. 

그동안 남양유업이 겪어온 '오너가 리스크' 해결의 신호탄이 울린 것이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3년 대리점 갑질 사건을 시작으로 2019년 창업주 외손녀의 마약 투약 사건, 2021년 불가리스 사태와 여성 차별적 인사평가 기준 등으로 '불매 운동'에 휩싸이며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실적은 지난 2020년 적자 전환 이후, 2021년 779억원, 2022년 868억원, 지난해 7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유업계는 이번 경영권 이전으로 남양유업의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유업계 관계자는 1일 <녹색경제신문>에 "새 경영진이 된 한앤코는 당장 변화를 꾀하기보다는 기업의 안정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경영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미지 쇄신만 된다면 남양유업이 가지고 있는 좋은 제품들을 활용해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다시 올라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업계 자체가 저출생으로 인한 역성장 시기를 겪고 있기 때문에 남양유업의 기업 쇄신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그러나 남양유업의 신사업 등 새로운 기업 전략이 실적 개선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단지 남양유업의 경영권 이전만으로는 '이미지 쇄신'을 추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에는 이미 원인인 '오너가 리스크'보다 남양 유업의 굳어진 이미지 자체가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남양유업의 제품이 진열돼 있지 않았던 한 편의점의 직원은 1일 <녹색경제신문>에 "남양유업의 제품을 발주 넣지 않는 것은 사장님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사장님처럼 불매 운동 신념을 가진 사람들도 있지만, 많은 소비자들의 경우 남양유업의 불매 원인에 대해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진이 바뀌었다고 해도 제품을 사는 소비자의 선택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남양유업의 제품을 사지 않는다고 밝힌 한 소비자는 경영진의 변경과 관계없이 남양유업 불매를 이어나갈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이 소비자는 1일 <녹색경제신문>에 "기업 갑질, 오너가 리스크, 사내 여성차별 등이 문제 된다고 생각해 남양유업 제품을 불매하게 됐다"며 "경영진이 바뀌었다는 것은 이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됐지만, 그와 별개로 문제가 있던 '오너가'가 떠나고 경영진이 교체됐어도 불매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양유업'이라는 기업의 경영을 이어가게 된 이상,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리브랜딩뿐만 아니라 사회 환원 또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앤코와 남양유업 측은 주주총회가 끝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향후 전망에 대해 아직 전달할 입장이 없다는 반응이다. 

남양유업이 리스크 극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만큼, 이번 주총을 동력 삼아 경영진 교체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고 사명 변경과 기업구조개선을 하는 등 이미지 쇄신을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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