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쿠팡이츠, 무료배달에... "수수료 적은 멀티배달만 늘어" 배달기사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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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쿠팡이츠, 무료배달에... "수수료 적은 멀티배달만 늘어" 배달기사 '한숨'
  • 문슬예 기자
  • 승인 2024.03.29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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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기사, 쿠팡이츠 배달 수수료 높은 편이라 기대... "무료배달 수수료는 한참 적어"
'콜' 늘어도 수수료 적어 시급 따지면 손해
업계, "초반 혼선일 뿐... 이후 배달 시장 활성화로 긍정 효과 누릴 것"

쿠팡이츠가 무료배달을 시작하며 배달량 증가로 인한 수익 상승을 기대했던 배달기사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료배달이 적용되는 '멀티배달(세이브배달)'의 경우 수수료가 낮아 여러 건의 배달을 해도 시급을 기준으로 보면 오히려 손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해당 불만은 배달업계 패러다임 변화로 인한 초반 혼선일 뿐, 결국 배달 기사 또한 시장의 활성화로 얻는 이익이 커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 온라인 배달 정보 공유 커뮤니티에 올라온 '쿠팡이츠 무료배달' 관련 불만 글.[사진=네이버카페 캡쳐]
한 온라인 배달 정보 공유 커뮤니티에 올라온 '쿠팡이츠 무료배달' 관련 불만 글.[사진=네이버카페 캡쳐]

 


단건 배달 수수료 높은 '쿠팡이츠'... 배달기사, 무료배달 시작에 '웃음' 지었지만


2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쿠팡이츠의 무료배달 시작에 주문이 늘어 배달 기사의 시급이 늘어날 것을 기대했으나, 묶음배달 주문 배정으로 오히려 책정된 배달비가 줄어 시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은 지난 26일부터 와우 회원에게 '쿠팡이츠 무료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순차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라 아직 전국에서 실시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현재 일부 지역에서 무료로 쿠팡이츠 배달을 이용할 수 있다. 

쿠팡이츠의 '무료배달' 서비스가 시작되기를 소비자들이 기대했던 만큼 배달 기사들 또한 기다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집배달'로 일컬어지는 단건 배달의 경우 쿠팡이츠의 배달비가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아한형제들의 '배민커넥트' 배달료에 따르면 한집배달의 경우 기본 수수료가 지역에 따라 2600원에서 3000원 사이였다.

반면 쿠팡이츠의 배달료는 단건 배달의 경우 기본 수수료가 2500원에서 2만원 사이로 배달 환경에 따라서 달라지지만, 상대적으로 배달 기사에게 책정되는 배달비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쿠팡이츠의 경우 배달 플랫폼 업계에 늦게 진출한 후발주자로 배달앱 점유율이 높지 않아 '콜'이 적다. '콜’은 고객이 음식 주문시 배달 기사에게 어플리케이션 등으로 배정되는 배달 건을 의미한다. 배달 기사들은 쿠팡이츠 무료배달로 주문량이 늘어 이러한 '콜'이 많아질 것을 기대했던 것이다.


배달기사, "멀티배달에만 적용돼 수수료 적다" 불만 토로


다만, 쿠팡이츠가 실시하고 있는 '무료배달'의 경우 단건 배달이 아닌 여러 건을 배달하는 '멀티배달'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문제가 됐다. 멀티배달의 경우 쿠팡이츠는 서울 지역 기준 기본 수수료가 2200원부터 시작으로 픽업요금 1200원에 전달요금 1000원을 더해 묶음 배달료를 책정하는 배달의 민족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 배달업 정보 공유 커뮤니티에는 "쿠팡이츠에서 멀티배달 콜이 들어와 수락했는데, 생각해 보니 배달비가 5200원이라 한 건에 2600원 꼴이었다"며 "무료배달 정책 시작 전 알뜰배달보다 못한 수준의 배달비"라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이어 아래에는 "저녁 피크 시간에 두 건에 4400원 콜이 들어온 경우도 있었다", "쿠팡이츠가 실시하는 배달 건수 달성 프로모션 때문에 적은 배달비의 콜도 수락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의 댓글이 달렸다. 

이 외에도 쿠팡이츠의 무료배달 실시로 주문량이 늘어 배달 기사들이 높은 수수료의 배달을 여러 건 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오히려 배달료가 깎였다는 내용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정해진 시간에 배달할 수 있는 배달의 양은 한정돼 있는데, 묶음 배달 수수료가 적어 시급이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초기 혼선일 뿐... 시간 지나면 긍정 효과 퍼질 것"


한편, 일각에서는 해당 불만은 배달 시장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초기 혼선일 뿐, 얼마 지나지 않아 배달 기사를 포함한 배달 업계가 긍정적 효과를 볼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배달 업계 한 관계자는 29일 <녹색경제신문>에 "무료배달 실시에 대한 기대치가 있었기 때문에 배달 기사들의 불만이 나오는 것 같다"며 "해당 정책으로 배달 수요가 늘고 시장이 확대되면 결국 배달 기사 또한 이익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달 시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역성장했기 때문에 배달 시장의 활성화가 올해의 주요 과제"라며 "쿠팡이츠뿐만 아니라, 배달의민족 등 배달앱이 전반적으로 할인을 통해 배달비를 낮추는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사실 배달 기사의 고충은 적은 배달비보다 엔데믹 전환으로 인한 배달 수요 감소의 영향이 더 큰 상황이다. 쿠팡이츠의 무료배달 정책으로 배달 시장이 활성화될 뿐만 아니라, 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쳐 배달 기사에게 더 많은 '콜'의 선택지가 주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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