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IT, 90년대 일본처럼 '갈라파고스화' 될까...글로벌 실적 좋은 샤오미 14, 국내에선 감감무소식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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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IT, 90년대 일본처럼 '갈라파고스화' 될까...글로벌 실적 좋은 샤오미 14, 국내에선 감감무소식인 이유
  • 우연주 기자
  • 승인 2024.03.13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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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14, 출시 첫 주에 100만대 팔려
국내 폰 점유율 글로벌 트렌드와 달라
"한국 기업끼리 경쟁...수익성 떨어져"
[사진=샤오미]
[사진=샤오미]

샤오미가 작년 하반기부터 '샤오미 14' 시리즈를 출시했지만 국내에서는 후기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유를 알아봤다.

먼저 샤오미 14 시리즈의 글로벌 실적이 부진한 것은 아니다. 지난 11월 레이쥔 샤오미 CEO는 웨이보에서 "샤오미 14 시리즈 판매량이 일주일만에 100만대를 넘어섰다"고 알렸다. 업계가 갤럭시 S24의 한 해 판매량을 3500만대 전후, 한 달 단위로는 약 290만대로 기대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결코 적은 판매량이 아니다. 중국 현지 매체에서도 샤오미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자료를 내놓고 있다.

샤오미 14 시리즈에는 매력적인 요소가 많다. 퀄컴의 최신 칩에 라이카와 협력해 만든 카메라, 소니의 센서기 장착됐다. 해외발 실 사용자 리뷰도 긍정적이다. 한 사용자는 "아이폰처럼 부드럽게 구동한다"고 평을 남기기도 했다. 

최고 사양인 샤오미 14 울트라의 가격은 한화 약 120만원으로,  '중국 제품' 치고는 비싼 가격이 걸림돌이라는 의견도 나오지만 한편으로는 아이폰이나 갤럭시 최신모델과 비슷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스마트폰 가격이라고 볼 수도 있다.

국내에서 샤오미 14의 소식을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유로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갈라파고스화'를 언급한다. 우리나라 회사인 삼성전자의 갤럭시를 선호하면서 점유율이 높아지고, 해외 브랜드가 설 자리는 없어지는 것이다. 갈라파고스는 원래 찰스 다윈의 '진화론'의 배경이 된 섬이다. 1990년대 이후 일본의 IT 산업이 일본 시장에만 주력하기를 고집한 결과, 세계 시장으로부터 고립되는 현상을 일컫는 표현으로 사용됐다.

실제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은 글로벌 시장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 샤오미의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기준 14%다. 반면 국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84%로 1위, 애플이 15%로 2위다. 샤오미를 포함한 기타 브랜드를 모두 합쳐야 1%다. 

자국 제품이 선호되는 경향은 일반적이지만 우리나라만큼 자국 브랜드의 비율이 압도적인 경우는 없다. 아이폰의 고향인 미국에서도 아이폰 점유율은 50% 내외다. 중국에서는 아너, 비보, 오포, 애플, 샤오미, 화웨이 등 국내외 브랜드가 비슷한 차이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른 분야에서도 우리나라 기업들끼리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이에 해외 기업은 다른 나라로 시선을 돌리게 분석도 나온다. 

국내 기업의 해외 지사에서 근무하는 A씨는 "유럽의 한 은행에 근무하는 친구에게 '우리나라에 만든 지사는 어떻게 됐느냐'라고 묻자 그는 철수했다며 '한국의 기업들은 한국 밖에는 관심이 없다'라는 평가를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기업들은 한국 하나에 목숨 걸고 운영하면서 엄청난 경쟁을 한다. 해외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게 된다. 실제로 더 많은 시장 옵션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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