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쓴 맛 본 ’K-서브컬처’… ‘본고장’ 日 공략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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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쓴 맛 본 ’K-서브컬처’… ‘본고장’ 日 공략 가속화
  • 이지웅 기자
  • 승인 2024.03.0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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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컬처 '강자'로 자리매김 한 중국... 높아진 장벽에 흥행 좌절
유명 성우 섭외·법인 설립 등 현지화에 안간힘... 일본 공략 나선다
아키하바라 전경. [이미지=Japan Wonder Travel]
아키하바라 전경. [이미지=Japan Wonder Travel]

중국 시장에 안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K-서브컬처’가 일본 문을 다시금 두드린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거쳐 제 2의 ‘블루 아카이브’를 노리고 있는 모양새다.

서브컬처 게임의 뿌리는 일본에 있다. ‘프린세스 메이커’, ‘아이돌마스터’, ‘페이트’ 시리즈 등 동장르의 ‘조상격’인 게임들이 일본에서 나왔다. 특히 2012년 출시된 ‘확산성 밀리언 아서’는 현재 통용되고 있는 수집형 RPG의 방법론을 제시한 게임으로 평가 받는다. 

다만 2016년 출시된 ‘소녀전선’의 흥행 이후로 해당 장르 게임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간 모양새다. ‘소녀전선’ 이후에도 ‘명일방주’, ‘붕괴’, ‘벽람항로’와 같은 게임들이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면서 시장을 점령했다. 특히나 호요버스에서 내 놓은 ‘원신’은 전 세계를 휩쓸었다. 데이터 및 분석 플랫폼인 데이터에이아이는 지난 2월 해당 게임의 전 세계 매출이 50억 달러(한화 약 6조 7000억원)을 돌파했다고 내다봤다. 

이에 우리나라 게임사들도 서브컬처 게임을 들고 중국 문을 두드렸으나 고배를 마셨다.

일례로 넥슨게임즈는 ‘블루 아카이브’의 중국 시장 안착을 위해 출시 전부터 2주간 CBT를 진행하고, 오프라인 2차 창작 페스티벌 ‘빌리빌리 월드’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이에 약 425만명에 달하는 사전 예약자를 끌어 모으며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8월 출시 이후 중국 내 주요 앱 마켓에서 인기 순위 1위를 수성하는 등의 긍정적인 지표를 보였으나 한 달 만에 매출 순위 100권 밖으로 밀려나며 기세가 빠르게 꺾였다. ‘블루 아카이브’ 이전에 중국 시장 공략을 꾀했던 스마일게이트 ‘에픽세븐’ 역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 진출이 예정된 국산 서브컬처 게임들이 다시 한 번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우터플레인. [이미지=스마일게이트]
아우터플레인. [이미지=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는 ‘에픽세븐’에 이어 작년에 출시한 ‘아우터플레인’을 통해 일본 시장에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내민다. 

‘아름다운 스토리 RPG’를 표방하는 ‘아우터플레인’은 3D 기반의 턴제 게임이다. 해당 게임은 출시 직후 우리나라를 비롯해 대만, 싱가포르 등지의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4일 일본에서 ‘아우터플레인’의 사전 예약을 시작하면서 이용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더해 키토 아카리, 오구라 유이, 타나카 리에 등 굵직한 경력을 가진 성우를 초빙해 현지에서의 매력을 높일 예정이다. 키토 아카리는 인기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에서 ‘카마도 네즈코’를 연기하며 인지도를 쌓았고, 오구라 유이는 가수 활동을 병행을 통해 탄탄한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 인기 성우다. 타나카 리에는 1990년대 후반부터 성우 경력을 쌓아온 베테랑이다. 

테르비스. [이미지=웹젠]
테르비스. [이미지=웹젠]

서브컬처 장르의 ‘신입생’들도 현지화에 힘쓰며  일본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닦고 있다. 

웹젠은 자체 개발한 ‘테르비스’로 일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작년 개최된 지스타 2023에서 처음 공개된 해당 게임은 화려한 전투 애니메이션 연출을 통해 관람객들의 호평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 서브컬처의 ‘감성’을 제대로 자극했다는 평가가 나온 만큼, 일본 시장에서도 충분히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나 작년 5월에는 일본에 현지 법인 ‘라이징스타’를 설립한 만큼 일본 시장 내에서의 활발한 움직임이 일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해당 법인의 키를 잡은 인물은 박광엽 前 웹젠 사업본부장이다. 박 본부장은 일전에 일본 게임업체 게임팟의 한국 개발 스튜디오인 게임팟코리아에서 대표로 활동한 바 있는 등, 일본 게임 시장과 관련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 [이미지=컴투스]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 [이미지=컴투스]

컴투스는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이하 스타시드)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모히또게임즈에서 개발한 해당 게임은 ‘AI 육성 어반 판타지’를 표방하고 있다. 모히또게임즈는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해 ‘스타시드’의 차별점을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캐릭터 별 개별 스토리를 부여하고, 모션캡처 배우를 기용해 생동감을 더했다. 

또한 ‘아우터플레인’과 마찬가지로, ‘스타시드’에도 히카사 요코, 우치다 마아야, 타카하시 리에와 같은 스타 성우들이 기용된다. 이 중 타카하시 리에는 최근 인기몰이에 성공한 애니메이션인 ‘최애의 아이’에서 ‘호시노 아이’를 연기하면서 이름을 알린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 인기 성우는 우리나라의 아이돌 급 인기와 영향력을 자랑하기도 한다”며 “특히나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 형성이 중요한 서브컬처 게임의 장르 특성을 고려한다면 인기 성우의 섭외가 흥행에 있어서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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