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게임결산⑥] 몸집 쪼그라든 웹젠… ‘장르 다각화’로 탈출구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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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게임결산⑥] 몸집 쪼그라든 웹젠… ‘장르 다각화’로 탈출구 찾는다
  • 이지웅 기자
  • 승인 2024.01.02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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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내리 전년 比 실적 감소... 'R2M' 소송 악재까지 겹쳤다
하반기 '뮤 모나크' 성과 거둬... 서브컬처·인디로도 발 넓힌다
웹젠 사옥 전경. [이미지=웹젠 블로그]
웹젠 사옥 전경. [이미지=웹젠 블로그]

웹젠 역시 작년 게임 업계에 불어 닥친 ‘불황의 한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웹젠은 지난 한 해 분기별로 각각 427억원, 424억원, 403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8.7%, 38.9%, 32.2%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도 마찬가지다. 해당 회사는 지난 1분기에 97억원, 2분기에는 1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전년도에 비해 각 56.3%, 53.8% 감소한 액수다. 3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42.3% 감소한 100억원의 수익을 내는 데 그쳤다. 이는 상반기까지 웹젠에서 이렇다 할 신작이 나오지 않은 까닭이다. 

여기에 엔씨소프트와의 법적 분쟁이 웹젠의 시름을 더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21년에 웹젠의 모바일 MMORPG ‘R2M’이 ‘리지니M’을 표절했다는 이유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올해 8월, 해당 소송에서 법원은 엔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미 존재하던 게임 규칙을 변형하거나 차용한 것으로 창작성을 인정할 수 없거나 설령 독창성과 신규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논거를 들며 엔씨소프트의 저작권 침해 주장을 기각했다. 다만 ‘R2M’이 ‘리니지M’의 종합적인 시스템을 차용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웹젠이 부정경쟁방지법을 어겼다고 봤다. 이에 재판부는 "웹젠은 'R2M'이라는 이름으로 제공되는 게임을 일반 사용자들에게 사용하게 하거나 이를 선전, 복제, 배포, 전송, 번안해선 안 된다"며 "웹젠은 엔씨소프트에게 10억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웹젠은 곧바로 항소를 넣으며 ‘R2M’의 즉각적인 서비스 종료는 막았으나, 게임의 향방이 다소 불투명해지는 악재를 껴안게 됐다. 특히나 해당 게임이 2022년 한 해에만 총 329억원의 매출을 올린 웹젠의 ‘간판 게임’이라는 점이 보다 뼈 아프게 다가왔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뮤 모나크. [이미지=웹젠]
뮤 모나크. [이미지=웹젠]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10월 19일 출시한 ‘뮤 모나크’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며 웹젠의 숨통을 틔워줬다. 해당 게임은 웹젠의 유서 깊은 IP인 ‘뮤’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다. 웹젠은 2001년 출시한 원작 ‘뮤 온라인’의 감성을 그대로 재현함으로써 게이머들을 끌어모으고자 했다. 여기에 더해 ‘뽑기’로 대변되는 MMORPG의 과금 구조를 배제하면서 유저들의 부담을 완화시켰다. 이러한 전략들이 유효타를 날리며 게임의 인기를 견인했다. 해당 게임은 출시 2일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게임 순위 1위에 오른 후 1주일 만에 매출 순위 9위를 기록하며 흥행의 신호탄을 쐈다. 주목할 만 것은 매출 순위의 추이다. 해당 게임은 10월 말 부터 현재까지 동일한 앱 마켓에서 매출 순위 10권 내에 안착하고 있다. 지난 달 16일부터 19일까지는 4일 연속 매출 순위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뮤 모나크’가 엔씨소프트 리니지’ 시리즈, 카카오게임즈 ‘오딘: 발할라 라이징’, 위메이드 ‘나이트크로우’와 같은 쟁쟁한 MMORPG 경쟁작들 사이에서도 확고한 입지를 다지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2024년의 웹젠은 보다 다양한 장르로 발을 넓히며 회사의 기틀을 닦아 나갈 예정이다. 

테르비스 BI. [이미지=웹젠]
테르비스 BI. [이미지=웹젠]

가장 본격적으로 파고 들고 있는 장르는 서브컬처다. 웹젠은 지난 9월과 10월에 연달아 ‘라그나돌: 사라진 야차 공주들’,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의 국내 퍼블리싱을 시작하며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를 꾀했다. 특히 작년 11월에 열린 지스타 2023에서 변화의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웹젠은 해당 행사에서 위의 서브컬처 게임 2종과 자체개발작인 ‘테르비스’를 들고 벡스코 2전시관에 80부스 규모의 전시장을 차리면서 팬들의 발길을 모았다. 

인디게임 쪽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웹젠은 작년 3월 인디게임 개발사 ‘블랙앵커 스튜디오’와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며 해당 스튜디오가 제작한 ‘르모어: 인페스티드 킹덤’의 서비스를 담당하게 됐다. ‘비포 더 던’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해당 게임은 2021년 '글로벌 인디게임 제작 경진대회(GIGDC)’에서 제작 부문 금상을 수상했으며, 2023년에는 '유럽 게임 커넥션(Game Connection Europe)'의 인디게임 3가지 부문 수상 후보작으로 선정되며 게임성을 인정 받은 바 있다. 블랙 앵커 스튜디오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작년 10월 해당 게임의 얼리 억세스 버전을 공개했다. 

향후 웹젠의 향방에 관해 김태영 웹젠 대표이사는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서 자사의 영향력을 높일 개발과 사업들이 성과를 내고 있고 유력한 회원층을 보유한 MMORPG 계열의 신작개발도 준비 중”이라며 “비공개로 협의 중인 다수의 외부 투자 및 퍼블리싱 계약들도 마무리한 후 성장성을 두텁게 확보해 중장기 전략을 실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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