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반독점] EU 집행위, 결국 유럽 회사에 손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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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반독점] EU 집행위, 결국 유럽 회사에 손 들어줬다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4.03.0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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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과징금 부과
- „‚애플의 닫힌 생태계’ 문을 열어라" 메시지
- 유럽 기업 ‚스포티파이' 배후 역할 주목돼

3월 4일 오후(브뤼셀=현지시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규제 집행 당국은 애플(Apple)을 상대로 반독점법을 위반한 혐의로 과징금 18억 유로(우리 돈 약 2조 천억원)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Photo: James Yarema=Unsplash
Photo: James Yarema=Unsplash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Margrethe Vestager) EU 경쟁담당 집행 총수는 애플의 외부 소프트웨어 개발자 참여를 거부하는 폐쇄적 애플 스토어 생태계 운영을 통해서 사용자들이 쉽게 유사 앱을 비교 검색하고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을 미연에 제거해 EU 음악 스트리밍 시장 내 공정한 경쟁 원칙을 위반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애플은 소비자들이 애플 앱 스토어 안에서만 앱을 구매 또는 구독할 수 있는 ‚인앱(in-app)‘ 구매 또는 구독 수수료 30%를 챙겨왔다고 지적하고 애플의 이 같은 비즈니스 관행은 ‚비공정 무역 조건’이나 다름 없다며 EU 집행위의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이로 해서 애플에게 부과된 18억 유로 반독점법 위반 과징금은 애플이 유럽연합 집행위로부터 받은 최초의 범칙금임과 동시에, EU 시장 내 공정한 경쟁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과징금 부과 받았던 구글쇼핑 검색 엔진(2021년 11월)과 앤드로이드 이동 스마트폰 운영체계 소프트웨어(2018년 7월) 다음으로 세 번째로 범칙금액이 높은 사례가 됐다.

이번 EU가 내린 애플 스토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관련 반독점 과징금 판결은 애플이 EU 내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 앱에만 적용된다.

또, 애플은 이번 판결 이후로 유럽 내 모든 애플 스토어 소비자들에게 타 경쟁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앱의 존재를 알리고 구매 및 구독 방법을 고지해야 하는 법적 의무를 수행해야만 한다. 

당장인 3월 7일부터 시행에 들어갈 EU 디지털 시장법(Digital Markets Act, 줄여서 DMA)을 앞두고, 유럽연합 집행위의 애플 과징금 부과 판결은 애플의 모든 iOS 운영 디바이스에서 제3자 앱과 비(非) 애플 개발 브라우저 엔진의 사용이 허용될 수 있도록 애플에게 폐쇄적 iOS 생태계를 개방하라 압력을 가하기 위한 제스처로 풀이된다.

EU의 애플 뮤직 스트리밍 독과점 위반 과징금 부과 결정은 최근인 1월 16일(2024년)에 미국 대법원에서 마무리 판결된 애플 對 에픽 게임즈(Epic Games, 포트나이트 개발 기업) 소송 사례와 매우 유사해 애플의 재차 법적 패소가 재현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물론 애플 측은 오늘 오후 발표된 EU 집행위의 판결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리고 스포티파이(Spotify) 앱을 애플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의 최대 적(敵)이자 반사적 수혜자로 지목했다.

스웨덴에서 창업된 스포티파이는 이미 유럽 뮤직 스트리밍 시장의 56%를 장악하고 있다. 

애플 측은 애플 공식 블로그 발표문에서 스포티파이 앱은 애플 스토어를 통해서 매출 성공에 대거 도움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애플에 단 한 푼의 수수료를 내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또, 스포티파이가 2019년부터 EU 집행위원들과 65차례 만남을 가져오며 애플이 타 경쟁 앱들과 부당하게 경쟁한다고 불만을 표시하는 등 스포티파이의 계획된 치밀한 로비 활동이 EU의 과징금 판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애플은 지적했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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