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도의 ESG 칼럼] 포스코, KT, KT&G의 CEO선임이 남긴 과제 : 내풍과 외풍 막기
상태바
[한영도의 ESG 칼럼] 포스코, KT, KT&G의 CEO선임이 남긴 과제 : 내풍과 외풍 막기
  • 한영도 상명대 교수/ESG전문가
  • 승인 2024.02.27 11: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EO 선임과정의 복기 : 연임 우선 심사제 폐지, 현직 CEO의 연임 포기
내부출신 CEO-포스코, KT&G, 외부 출신 CEO-KT : 민영화이후 주가 포스코 5배, KT&G 4.5배 상승, KT 30% 감소
CEO선임의 내풍과 외풍 막기 : 신임 CEO는 취임 즉시 CEO승계 플랜 가동, 준법∙윤리경영

2022년부터 시작된 KT, 포스코, KT&G 등 소유분산기업의 최고경영자 선임이 지난주 KT&G의 새 대표이사 후보자 선정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들 소유분산기업들은 1997년 IMF 이후 정부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모두 매각하여 민영화된 기업이지만 매번 최고경영자 선정과정이 사회적인 주목을 받아 왔다.

이들 기업은 지배주주가 없고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이다. 절대 다수가 소액주주들로 지분이 광범위하게 분산되어 있다. 이들은 최고경영자 선임에 관심이 별로 없고 의사결집의 어려움이 있어서 경영감시, 의결권 행사 등에 대해 주주로서 인식과 참여가 상대적으로 낮다.

소유분산기업의 최고경영자 선임 과정은 주주총회 승인이라는 절차를 거치지만, 후보자 선정과정에 정치권 등 외부의 영향력이 개입되어 특정후보 선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논란이 CEO 교체기 마다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CEO 선임과정의 복기

포스코, KT&G 등 소유분산 기업의 CEO 선임은 지배주주가 있는 재벌그룹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고 그에 따라 프로세스가 진행되지만 투명성, 공정성 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곤 한다.

포스코의 경우에는 현직 회장의 우선 심사제 폐지 등의 지배구조를 개선한 후 최고경영자 선정프로세스를 진행하였다. 국민연금은 “포스코홀딩스 대표 선임은 주주이익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내·외부인 차별 없이 공평한 기회가 부여되어야 한다”라고 하며 문제를 제기하였다. 그 후 이사회에서는 3연임에 도전할 수 있는 현직 회장을 심사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사회의 호화 외유논란이 언론에 보도되어 선임을 주관하는 이사회에 대한 불신을 불어오는 가운데 전직 내부출신 후보자를 선정하였다.

KT&G의 경우에도 현직 대표이사의 4연임이 최대 관심사였다. 우선 심사제를 폐지하고 공개경쟁방식으로 최고경영자 선정프로세스를 진행하였다. 후보자 접수 마감일에 현직 대표이사는 연임포기를 선언하고 내부 전∙현직 후보자와 외부후보자를 대상으로 심사프로세스가 진행되었다. 포스코와 마찬가지로 이사회의 외유논란이 발생한 가운데 현직 내부출신 후보자를 선정하였다.

KT의 경우에는 중립성 및 전문성 논란이 있는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현직 우선 심사제를 적용하여 현직 CEO의 연임 결정하였다. 이러한 결정에 대하여 국민연금은 “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라며 반대의사를 표명하였다. 이에 다시 2차례에 걸쳐 대표이사 후보자 선정 절차를 진행하여 이사회에서 의결하였으나 선임된 후보자가 외부의 압력 등으로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다. 그 후 사외이사들의 사퇴가 이어지고 우선 심사 폐지, CEO 자격요건 등의 정관을 개정하고 신규 사외이사를 선임하였다. 새로 신임된 사외이사들이 최고경영자 선정프로세스를 진행하여 외부출신 후보자를 선정했다.

이번 소유분산기업들의 최고경영자 선정에 있어서 내∙외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오직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맞추어 기업가치의 극대화에 가장 적합한 전문경영인을 선정했는지는 물음표가 붙는다.

내부출신 CEO 대 외부 출신 CEO

최근 기업경영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여 기업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혁신경영과 책임경영을 요구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CEO의 출신 배경에 따라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내부출신 CEO는 기업 문화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이 높고, 외부출신 CEO는 새로운 아이디어, 변화와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포스코, KT&G 등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소유분산기업들은 민영화 이후 내부출신이 대표이사로 맡아 경영을 해 오고 있으나 유독 KT만 내부출신과 외부출신이 번갈아 가면서 경영을 해 오고 있다. 포스코의 경우, 대표이사는 6인 모두 내부출신이고 KT&G의 경우도 대표이사는 5인 모두 내부출신인 반면 KT의 경우는 내부출신 3인, 외부출신 3인이 대표이사를 맡아 오고 있다.

내부 혹은 외부출신의 CEO은 각각 장단점이 존재하며, 기업의 상황, 성장 단계, 경영 전략 등을 고려하여 적합한 CEO를 선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내부 혹은 외부 CEO의 잦은 교체는 경영의 연속성 등의 문제로 기업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

실례로 포스코 등 소유분산기업의 민영화 이후 주가 변동을 비교 분석해 보면, 포스코는 5배, KT&G는 4.5배 이상 증가한 반면 KT는 30% 감소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산업특성, 경제 상황, 시장 환경 등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CEO 출신, 경영전략의 연속성 등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와 KT&G는 내부출신 CEO로 이어지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반면, KT는 외부 출신 CEO의 전문성 부족과 경영 전략의 비연속성 등이 주가하락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CEO선임의 내풍과 외풍 막기

소유분산기업의 최고경영자는 산하의 수많은 계열사와 돈, 조직, 인사 등에 대한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하지만 책임질 만한 일은 별로 없다. 또한 지분 없이 재벌회장도 부러워 할 수 있는 사회적 명성과 여러 가지 특혜를 누릴 수 있어서 내∙외부에서 가고 싶은 자리로 내부출신과 외부출신간 경쟁이 심하다.

CEO로 한번 선임되면 우호 지분이나 친분있는 사외이사 선임 등으로 참호구축(·Entrenchment)을 통해 연임을 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이와 더불어 CEO의 절대적인 권력하에 견제와 감시이나 자율적인 절제가 부족하여 비리, 부패 등의 도덕적 해이와 법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이러한 연유들로 인하여 셀프 연임이나 외부 개입의 빌미를 제공하여 CEO 선임에 있어서 내풍과 외풍이 작용할 수 있다.

이처럼 내∙외부의 개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최고경영자 선임의 독립성을 지켜 내기 위해서는 3가지 과제를 이행하여야 할 것이다.

첫째, 신임 CEO는 취임 즉시 이사회 중심으로 투명하고 공정한 최고경영자 승계 계획을 수립하여 엄격하게 이행해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승계계획을 수립하고, 이사회는 승계프로세스를 엄격하게 적용, 관리하면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함으로써 내풍과 외풍의 영향을 차단할 수 있다.

둘째, 준법∙윤리경영을 철저히 이행하는 것이다. 최고경영자는 물론이고 나머지 임직원들의 비리, 부패 등으로 인한 도덕적 해이나 법률위반,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셋째, 전문성, 다양성, 책임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독립적으로 선임하고, 주주가 위임한 권한을 자율적으로 행사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사외이사 임기가 6년으로 제한이 있듯이 최고경영자의 임기 제한, 주주추천 및 심사 참여, 기관투자자의 역할 강화 등의 다양한 방안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영도 상명대 교수/ESG전문가  bizstar2030@naver.com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