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도의 ESG칼럼] 포스코, KT&G CEO의 연임 포기를 어떻게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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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도의 ESG칼럼] 포스코, KT&G CEO의 연임 포기를 어떻게 봐야 하나?
  • 한영도 상명대 교수/ESG전문가
  • 승인 2024.01.11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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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우선 심사 폐지 : 셀프연임 비판 수용, 3연임이상 바람직 한가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 기업의 장기적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에 한정 행사
포스코, KT&G이사회 : 좌고우면 없이 독립적으로 CEO 선임해야

포스코, KT&G, KT는 공기업에서 모두 민영화된 기업이다. 이 기업들은 2000년초에 정부가 보유주식을 모두 분산 매각하여 지배주주가 없다. 우리 사회에서는 흔히,  이들 기업을 주인 없는 기업이라 부르고 외풍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이들 기업은 분산된 수많은 주주들이 주인이고 이들은 단기적인 주가 차익에 관심이 있고 최고경영자 선임 등 거버넌스에 큰 관심이 없다.

국내 소유분산기업의 최고경영자중 일부는 우호적 사외이사 선임, 우호지분 확보 등으로 참호를 구축하고 경영전반에 걸쳐 지배력을 행사하며 대리인이 주인인 양 행세하기도 한다. 또한 외부 영향력에 의해 선임된 CEO는 단기적 성과 중심의 경영을 하거나 경영권의 남용으로 부정과 비리 등 도덕적 해이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민영기업으로 전환된 지 20년이 지나고 있지만 포스코, KT&G, KT CEO의 선임이나 연임은 내외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그동안 정권교체기 마다 CEO 리스크로 큰 홍역을 치르고 경영의 혼란을 겪는 일이 반복되어 왔다.

포스코, KT&G의 연임과정엔 문제가 없었나?

지난해 KT 대표이사의 연임에 대하여 국민연금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했다.”라고 반대했다. 소위 셀프연임에 대해 제동을 건 것이다. 이는 현직 대표이사가 연임을 선언할 경우 이사회는 우선적으로 그 적격성 여부를 심사하여 연임여부를 의결하게 된다. 소유분산기업의 경우, 이사회의 독립성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 이사회가 현직 CEO 영향력 하에 있을 경우에는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유리한 연임 심사를 이끌어 낼 가능성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현직 CEO가 연임을 선언할 경우, 현직 프리미엄에 의해 다른 후보자들의 참여 기회를 막고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소유분산기업과 금융기관의 셀프 연임에 대해 정부차원에서 문제점을 제기하여 연임우선심사의 폐지 등 제도개선이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KT&G와 포스코도 현직 최고경영자의 연임우선심사 규정을 폐지하고 내외부 후보자에게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여 선임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KT&G의 경우에는 사전에 4연임의 뜻을 접지 않은 현CEO가 후보공모 접수 마감일에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포스코의 경우에도 국민연금에서 “내·외부인 차별 없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이사회가 3연임포기 의사를 밝히지 않은 현회장을 심사대상에서 배제한 채 내외부후보자를 대상으로 선정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인 소유분산기업의 CEO는 경영성과가 아무리 우수하고 주주가치를 크게 향상시켰다 하더라도 연임할 수 없는가? 또한 AI∙DX혁신의 가속화 등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소유분산기업에서 CEO의 3연임 이상이 바람직한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나머지 주주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사회의 선임과정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정당한지도 의문이 든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행사가 독립적인가?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공적 기금이다. 국내 최대의 공적연금으로 소유분산 상장기업의 최대주주 지위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최대주주로서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활용하여 주주권을 행사하고, 주요의사결정에 참여하여 책임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주주권은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과 주주가치 증진을 위해서만 행사되어야 하며 합당한 이유없이 최고경영진의 선임 또는 해임을 위해 소유분산기업에 선택적으로 스튜어드십 코드가 활용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국민연금은 보건복지부 산하에 있어 정부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구조이다. 물론, 스튜어드십코드에 관한 법적, 제도적 장치는 마련되어 있지만 그 행사에 있어서 합목적성, 독립성, 전문성, 투명성 등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이사회가 좌고우면 없이 독립적으로 공정하게 선임할 수 있을까?

현재 CEO선임프로세스가 진행중인 포스코, KT&G의 이사회는 좌고우면 말고 앞만 보고 가야한다. 오로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에 가장 적합한 경영능력과 라더십을 갖춘 전문경영인을 찾아 주주들에게 선보이겠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3가지 원칙을 반드시 준수해야 할 것이다.

첫째는 독립성이다, 이사회는 어떤 경우에라도 현재 경영진이나 외부세력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 끝까지 엄격한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

둘째는 공정성이다. 이사회가 특정 후보자의 편향됨이나 선입견이 없이 각 이사들의 양심에 따라 공정하게 심사를 진행하고 주주들이 위임한 권한을 자율적으로 행사하여 안팎에서 환영받을 수 있는 유능한 전문경영인을 뽑아야 한다.

셋째는 투명성이다. 이사회의 CEO선임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이사회의 진행 과정이 투명할 경우 내외부의 보이지 않는 손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있다.

지금부터 진행되는 포스코, KT&G의 CEO선임과정과 그 결과에 따라서는 향후 소유분산기업들이 안팎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립적이고 공정하고 투명한 CEO선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포스코와 KT&G이사회는 이러한 사명감을 갖고 임해야 하며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은 각별한 관심과 성원을 보내며 끝까지 지켜 봐야 할 것이다.

한영도 상명대 교수/ESG전문가  bizstar2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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