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도의 ESG칼럼] 소유분산 대기업들의 100년 기업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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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도의 ESG칼럼] 소유분산 대기업들의 100년 기업 조건
  • 한영도 상명대 교수/ESG전문가
  • 승인 2023.12.0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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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거버넌스 이슈로 인하여 KT의 조직개편과 정기인사가 2년만에 단행됐다. 작년 12월 전임 대표이사의 연임 선언은 현직 대표 우선 심사 규정에 따라 이사회에서 단독 심사를 통해 연임 적격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라고 비판하고 시민단체의 고소로 이어졌다. 대표이사 선임은 3차례 진행되었으나 모두 자진 사퇴하는 전무후무한 사태가 발생했다.

창립 42년, 민영기업 전환 21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KT는 소유가 분산된 전문경영체제로 민영화 이후 내부 출신 3인, 외부 출신 3인의 대표이사들이 경영을 맡아 오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전문경영체제는 정치권의 영향력과 대리인 문제 등과 더불어 대표이사 선임과정의 불공정성 등 거버넌스 이슈로 경영상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KT와 같이 공기업에서 민영기업으로 전환하여 대표이사 선임과정에서 여러 가지 논란이 제기되어 오고 있는 포스코나 KT&G도 내년도 대표이사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고민이 깊어 지고 있다. 이들 기업에서는 KT, 금융지주회사의 사례를 교훈 삼아 투명성, 공정성, 정당성 등의 확보를 위한 방안을 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00년 장수 기업의 조건..."경영혁신과 지배구조"

캐빈 케네디와 메리 무어가 쓴 “100년의 기업조건”에서 장수기업의 필수조건은 경영혁신과 지배구조라는 두가지 요소를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기업은 사회적 제도로서 영속기업(going concern)이 되어야 하므로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경영혁신이 필요하며, 지배구조의 개선을 통해 경영혁신에 대한 의사결정과 실행을 뒷받침해야 한다.

기업의 경영혁신은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하며 지배구조의 효율성을 높여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 반면에 지배구조의 비효율성은 전문경영인이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게 되며, 변화와 혁신을 위한 장기적 관점의 투자와 경영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게 됨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잃게 하고 기업 수명을 단축시키며 결국에는 도산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전문경영인은 주인의식이 부족하여 대리인 문제 (principal-agent problem)와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나 이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100년기업 가능성 보려면 3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

소유분산 대기업들이 100년 기업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거버넌스 등 3가지 측면에서의 조건을 충족하여야 한다.

우선적으로 소유분산 대기업은 주주가 많고 주주의 이해관계가 다양하기 때문에, 대표이사 선임과 같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내외부적으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거버넌스 구조를 개선하여 대표이사와 사외이사의 선임과정에 독립성,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여야 한다.

이사회의 구성과 운영을 개선하여 주주들의 대표성을 강화하고, 의사결정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대표이사의 잦은 교체로 경영의 안정성과 연속성이 떨어지지 않도록 경영자 육성 및 승계 시스템을 구축하여, 미래의 리더를 조기에 발굴하고 육성함과 병행하여 이들 대기업들이 자율적으로 대표이사의 임기를 3~5년으로 정하고, 연임할 수 있는 횟수를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성도 있다.

둘째로는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여 혁신하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경영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으며, 기업도 이러한 변화에 적응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 기업은 변화하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혁신해야 하며, AI(Artificial Intelligence) & GT(Green Technology) 등 새로운 기술에 의한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해야 한다. 또한, 기업은 효율적인 조직 구조와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기업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소유분산 대기업들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환경 보호, 윤리경영, 지역사회 공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해야 한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은 고객과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으며, 장기적인 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특히 대리인 문제에서 파생되는 경영상의 비리나 부조리 등의 도덕적 해이 문제를 사전 예방하기 위하여 최고경영진을 포함한 조직 구성원들의 준법 및 윤리의식을 강화함과 동시에 철저히 이행하고 사전, 사후 모니터링과 통제기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KT, 포스코, KT&G, 금융지주회사 등 소유분산 대기업들이 거버넌스의 투명성과 공정성, 전문성, 효율성 등을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변화와 혁신경영을 추구하며 사회적 책임을 일관되게 이행한다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100년 기업으로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으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영도 상명대 교수/ESG전문가  bizstar2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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