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시간' 줄었지만 '만족도' 높아져… 바쁜 현대인의 여행은 "진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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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시간' 줄었지만 '만족도' 높아져… 바쁜 현대인의 여행은 "진화 중"
  • 문슬예 기자
  • 승인 2024.02.23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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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국민 삶의 질 보고서', 여가시간 줄은 반면 여가생활 만족도↑
여행 플랫폼, "'사전조사'·'선택과 집중'…여행 스타일 변화"
노년층 여행일수 적어...여가 양극화 심화에 '대책 필요'

'국민 삶의 질 2023' 보고서에 따르면 여가 부분의 지표 중 여가시간은 악화된 반면 나머지 5개의 지표는 모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시간의 부족에도 만족스러운 여가를 즐긴 사람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여진다.

일각에서는 부족한 시간을 활용해 여가를 압축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플랫폼을 활용해 사전 조사를 하는 등 사람들의 여행 스타일이 변화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편, 청중년층과 비교해 노년층의 여행일수는 매우 낮은 수치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민들의 여가시간은 줄은 반면 여가생활 만족도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문슬예]
통계청에 따르면 국민들의 여가시간은 줄은 반면 여가생활 만족도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문슬예]

'국민 삶의 질 2023', 여가생활 양은 줄어도 질적인 만족도는 높아져


2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들이 부족한 여가시간에도 만족스러운 여가생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지난 22일 '국민 삶의 질 2023' 보고서를 발간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해당 보고서는 연간 통계를 활용하여 국민의 삶을 질적인 측면에서 진단하고자 발간된 것으로, 특히 이번 보고서는 코로나19 이후 일상으로의 회복 정도를 보여주는 데 의미가 있다. 

그중 여가 영역의 조사 결과 6개의 지표 중 문화여가 지출률, 여가시간 충분도, 문화예술 및 스포츠 관람횟수, 1인당 여행일수, 여가생활 만족도 등 5개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가시간 지표는 지난 2022년 4.2시간으로 그 전년도 통계인 2021년보다 0.2시간 감소해 악화됐다. 객관적 지표인 여가시간이 줄어든 반면 주관적 지표인 여가생활 만족도나 여가시간 충분도는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통계청은 국민들의 여가생활이 양보다는 질적인 부분에서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23일 <녹색경제신문>에 "여가시간의 감소로 여가의 양적인 부분이 줄었지만, 여가시간 충분도의 지표는 높은 것으로 볼 때 질적인 측면이 좋아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특히 20대~50대의 여가시간 충분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아 청중년들이 여가시간을 충분하다고 느낀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여가시간과 같은 객관적 지표도 중요하지만, 개별적으로 느끼는 주관적 지표 또한 중요하다"며 "여가시간이 짧더라도 그 시간을 충분히 즐겼다고 생각하면 여가생활 만족도 등 관련 지표가 높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부족한 여가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해 국민의 여행 스타일이 변화했다는 의견이 나온다.[사진=문슬예]
일각에서는 부족한 여가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해 국민의 여행 스타일이 변화했다는 의견이 나온다.[사진=문슬예]

新여행 트렌드…'선택과 집중'·'꼼꼼한 사전조사'


한편, 일각에서는 부족한 여가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해 플랫폼을 활용한 사전 조사를 하는 등 국민의 여행 스타일이 변화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여행 플랫폼 관계자는 사람들의 여행 트렌드가 '선택과 집중'을 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고 말했다.

여행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23일 <녹색경제신문>에 "예전에는 사람들이 여행에서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하고 많은 것들을 보고 싶어 했다면, 요즘에는 '선택과 집중'을 하는 편"이라며 "대표적으로 유럽 여행의 경우 이전에는 한 달 정도의 시간을 들여 짧게 유럽 여러 국가를 방문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요새는 하나 혹은 두 개의 도시를 택해 일주일 정도 머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여행 플랫폼 등의 발달로 여행지에 관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어 사람들의 여행 지식이 높아졌다"며 "여러 정보들을 종합해 자신에게 맞는 여행지는 어떤 곳인지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도 사람들이 만족스러운 여행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에브리타임을 제작한 비누랩스가 조사한 'Z세대 여행트렌드'에서 여행을 준비할 때 가격부터 후기까지 꼼꼼하게 비교한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비누랩스가 지난해 5월 20대 대학생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인생에서 여행은 꼭 필요한 활동'이라는 의견에 동의한다는 비율이 80%로 여행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응답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행을 위해 2개 이상의 여행 플랫폼을 동시에 활용해 가격과 후기 등을 조사한다는 비율이 50.1%로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다. 여행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여행을 위한 사전 조사를 꼼꼼하게 수행한다는 비율이 높게 나타난 것이다.


여가생활 연령별 양극화 심화…노년층 위한 여가 상품 없어


한편, 일각에서는 평균적인 여가생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을 뿐 연령별 양극화는 심화됐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20~30대의 국내 관광여행일수는 10일 이상인 반면, 70세 이상의 여행일수는 3.20일로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다른 여가활동들과 비교했을 때 비용과 시간이 모두 수반돼 가장 적극적인 여가활동이라고 여겨지는 여행 활동의 연령별 양극화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는 노년층이 여행 관련 정보나 상품을 찾아보기 어려운 환경이 양극화의 원인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여행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23일 <녹색경제신문>에 "여행 플랫폼은 마케팅 비용 효율화를 위해 온라인 사용이 잦은 이용자를 겨냥한 마케팅을 하게된다"며 "플랫폼에 노년층을 위한 마케팅이 별로 없을뿐더러 노년층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여행 관련 정보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년층의 여가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노년층이 자주 가는 장소에서 여행 관련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노년층을 위한 여행 상품의 퀄리티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문화생활체육부가 조사한 '2022 국민여가활동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여가생활에 불만족하는 이유'로 '여가 정보 및 프로그램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70세 이상에서 11.5%로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또한 '여가활동의 목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시간을 보내기 위해'라고 답한 70세 이상 응답자는 20.3%로 다른 연령대가 해당 응답에 8% 미만의 응답률을 보인 것과 대조됐다.

한편,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으로 노년층의 증가가 앞으로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노년층의 여가 생활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이 어떻게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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