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엠앤서비스, 불법적 '전화 지역번호' 조작 의혹...서울에서 걸지만 "경북 고객님들께는 054 번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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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K엠앤서비스, 불법적 '전화 지역번호' 조작 의혹...서울에서 걸지만 "경북 고객님들께는 054 번호로"
  • 우연주 기자
  • 승인 2024.02.20 0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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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신전용 회선 발급받아 발신표시
전기통신사업법, "번호 변작 금지"
이유는 '마케팅'..."부모님 전화인 줄"
[사진=SK엠앤서비스 홈페이지 캡쳐]
[사진=SK엠앤서비스 홈페이지 캡쳐]

SK그룹의 복지 플랫폼기업인 SK엠앤서비스가 불법 번호 변작 논란에 휩싸였다.

SK엠앤서비스가 프리드라이프 상조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사설 번호교환기(이하 사설교환기)를 임의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설교환기를 임의 사용한 번호 변작은 법으로 금지돼 있다.

SK엠앤서비스는 A씨의 휴대폰에 전화를 걸면서 '054(경북 지역번호)'를 띄웠다. A씨가 서울말을 쓰는 텔레마케터에게 어디서 전화를 거느냐고 묻자 텔레마케터는 "현재 위치는 서울이 맞다"면서도 "고객님 지금 경북에 거주하시는 것 아니냐. 경북에 거주하는 고객님들에게는 컴퓨터가 자동으로 054 지역번호를 보여드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SK엠앤서비스가 사용한 054 번호가 착신전용이었다는 점이다. 통신사는 착신전용으로 제공한 회선을 발신번호로 표시하도록 해주지 않는 만큼, SK엠앤서비스가 자체적으로 사설교환기를 쓰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 B씨는 "서울에 있는 사설교환기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착신전용으로 준 번호를 발신으로 띄우는 것을 통신사가 해줄리 없지 않느냐. 불법행위다. 임의로 사설교환기를 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굳이 지역번호로 변작한 이유는 마케팅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마케팅에 용이하기 떄문에 지역번호를 표기하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전화를 받은 A씨도 "부모님이 경북에 거주하신다. 부모님께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전화를 받았다. 054로 뜨지 않았다면 안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통신사업법은 재산상 이익을 위해 번호를 변작하거나 거짓으로 표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1588과 같은 특수번호를 표시하는 것, 한 사업자가 여러 발신번호를 보유하고 있을 때 그 중 한 번호를 표시하는 것 등이다.

SK엠앤서비스는 이 중 후자의 방법을 악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B씨는 "합법적으로 받아간 번호를 사설교환기로 조작한다면 통신사업자 시스템에서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사전예방이 어렵다"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직접 현장점검을 나가고 조사가 완료돼야 특정 사안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면서도 "원칙적으로 사설 번호교환기를 한 회사나 개인이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다"라고 말했다.

해당 번호는 이미 착신정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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