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에 허덕이는 다중채무자 증가...카드사 수익성·건전성 악화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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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에 허덕이는 다중채무자 증가...카드사 수익성·건전성 악화 가시화
  • 정수진 기자
  • 승인 2024.02.13 1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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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채무자 450만명...역대 최다 기록
연체율도 1.5%로 4년 만에 최고치
카드사들, 수익성 회복·리스크 관리 '빨간불'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올 상반기 카드사들의 순익이 크게 증가했다[출처=픽사베이]
다중채무자의 부실이 현실화되자 카드사들의 수익성 위축과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출처=픽사베이]

다중채무자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등 가계부채 지표가 나빠지자 카드사들의 수익성 위축과 건전성 악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 속에 경기침체로 다중채무자들의 상환능력이 저하되면서 신용카드 연체액이 2조원을 돌파하고, 카드론 등 대출성 상품 연체율도 3%를 넘어섰다"며 "이에 카드사들이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는 등 리스크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중채무자는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차주를 말한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기준 국내 가계대출 다중채무자는 45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2분기 448만명보다 2만명 늘어난 역대 최다 기록이다. 

전체 가계대출자(1983만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2.7%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체율도 뛰었다. 다중채무자의 평균 연체율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1.5%로 집계된다. 2019년 3분기(1.5%) 이후 4년 만이다.

더 큰 문제는 빚에 허덕이는 다중채무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다중채무자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58.4%로, 소득의 약 60%를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하는 상태다.

DSR은 대출받는 사람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지표로, 해당 대출자가 한해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통상 당국과 금융당국은 DSR이 70% 안팎이면 최소 생계비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소득으로 원리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으로 간주한다.

현재 전체 다중채무자 가운데 118만명(26.2%)은 DSR이 70%를 넘었다. 갚아야 할 원리금이 소득보다 많은 다중채무자는 64만명(14.2%)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고금리 여파와 경기 둔화로 가계대출 다중채무자의 상환 능력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 

다중채무자의 부실이 현실화되자 카드사들의 수익성 위축과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 카드론 이용자의 상당 수가 중·저신용자 및 다중채무자인 데다가 평균 금리 역시 법정 최고금리(20%) 수준으로 치솟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이 악성 연체 채권들을 대거 정리하면서 연체율 상승세는 다소 둔화됐지만, 이는 일시적인 '착시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로 차주들의 상황 능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수익성은 좋지만 건전성을 위협하는 대출성 자산을 무작정 늘릴 수 없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자금조달 비용에 대한 부담도 높아 카드업계의 수익성 회복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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