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늄 가격, 로켓 타고 우주로!...복잡해지는 각국의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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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늄 가격, 로켓 타고 우주로!...복잡해지는 각국의 셈법
  • 최지훈 기자
  • 승인 2024.02.05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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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反) 자유세계와 이념 전쟁이 부른 원전 바람
-원전 기업은 좋은데...국민의 삶은 괜찮을까?
[사진=인베스팅닷컴]
[사진=인베스팅닷컴]

우라늄 가격이 롯켓을 탄 것처럼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각국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천연가스 수출을 막은 러시아에 대항하기 위해 원전을 지어도 원전 핵심 광물인 우라늄의 50%를 러시아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반 자유세계와의 이념 전쟁이 부른 원전 바람

러시아·중국·이란을 중심으로 한 반(反) 자유세계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유세계가 중동·우크라이나·대만해협·한반도에서 전쟁을 진행 중에 있거나 긴장관계를 높이고 있다. 러-우 전쟁으로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끊자 원자재(천연가스)의 중요성을 실감한 각국은 에너지 독립을 위해 원전으로 다시 눈을 돌렸다.

러시아가 우라늄 매장량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게 또다른 문제다. 천연가스의 경우 LNG 운반선을 통해 미국 등이 공급할 수 있지만, 우라늄은 러시아의 매장량이 압도적이라 미국도 뾰족한 수가 없다.

이는 시장에서 가격으로 증명되고 있다. 5일 본지가 원자재 시장을 확인한 결과 우라늄 가격이 불과 1년 만에 107.41% 상승했다. 영업일 기준으로 보더라도 이전 종가 대비 1.95 달러 오른 106.30 달러를 나타내며 성층권을 뚫고 나갈 기세다.

우라늄 가격 급상승은 원전을 건설하고 가동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반 자유주의 세력과 자유주의 세력이 충돌하고 있는 시점에서 화석연료의 대체재로 원전을 따라갈 수 있는 에너지원은 아직 없다. 

미국도 1970년대 이후로 줄였던 원전을 다시 늘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트럼프는 재선 공약으로 어젠다 47을 통해 원자력규제위원회를 현대화하고 기존 발전소를 계속 가동하는 한편, 소형모듈원자로(SMR)에도 투자해 원자력 에너지 생산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도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행정명령을 이행하기 위해 무공해 전력인 원전을 명시했다. 신재생에너지만으로는 탄소 중립을 달성할 수 없는 현실을 반영해 내린 결정이다. 또 바이든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청정에너지 세액공제 대상에 원전을 포함했으며, SMR 개발에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체코의 원전 4기 건설을 시작으로 유럽연합도 원전 건설에 붐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가 탄소 중립을 명분으로 하든 에너지 가격의 폭발적 상승을 명분으로 하든 러-우 전쟁을 기점으로 원전 생태계로 복귀하는 모양새다.

원전 기업은 좋은데...국민 삶은 괜찮을까?

한국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원전을 중심으로 에너지 정책을 재편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전국 원전 가동률은 81.1%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82.1%로 집계되며 2년 연속 8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원전 생산 기업은 호재를 맞이해 국내외를 불문하고 적극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 우라늄 가격이 100달러를 훌쩍 넘더라도 별다른 방법이 없고 원전 생산 기술력도 미흡한 국가들이 원전 수주 시장에 불을 지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체코 원전 사업의 경우 기존 1기에서 4기로 건설 계획을 수정해 한국이 원전을 수주할 경우 사업 규모가 8조원 대에서 최대 30조원 안팎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도 베트남을 비롯해 동남아 국가들과 SMR 등 에너지 사업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여기에 현대건설 등 건설사도 SMR 건설 수주에 열을 올리며 원전 시장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15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올랐지만 전기료는 4.3% 상승해 평균보다 1.5%p 높게 기록됐다. 원전 가동률을 높이더라도 우라늄의 가격이 100달러를 넘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전기료 인하 등 체감 물가 하락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지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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