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게임의 신화 '오늘도 환생', 日 매출 1억원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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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게임의 신화 '오늘도 환생', 日 매출 1억원 비결은?
  • 이재덕 기자
  • 승인 2017.06.1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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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용 이꼬르 대표, 앱러빈 서월 워크샵서 비결 공개

소문만 무성했던 인디게임 지존 '오늘도환생'의 일 매출 1억 원이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신명용 이꼬르(ikkorr) 대표는 15일 서울 삼성동 파크하야트서울에서 열린 앱러빈 서울 워크샵에서 2017년 1월‘ 오늘도환생’의 일평균매출이 1억 원을 돌파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늘도환생’은 지난 해 12월 25일 첫 일 매출 1억 원을 돌파했고, 1월 일평균 매출 1억 원을 돌파했다. 일 평균매출 1억 원이면 월 30억 원, 년 360억 원의 매출이 가능하다는 얘기로, 이 정도 규모의 매출이면 국내 게임사 탑 30위에 드는 엄청난 성적이다. 이꼬르의 매출이 더욱 대단한 이유는 매출 규모 대비 극히 적은 직원 임직원 수 때문이다. 2011년 설립된 이꼬르의 임직원수는 17명으로 월 1억이면 충분히 운영이 되는 가벼운 조직이다.
 
하지만 이꼬르가 보이고 있는 주요 게임 지표나 회사의 마인드는 결코 가볍지 않은 수치다. 오늘도환생의 국내 DAU는 7만, 글로벌은 21만, 구매전환율은 12%, ARPU(유저당 평균매출)는 7.3불, ARPPU(결재유저당 평균매출)는 78불이다. 오늘도환생의 ARPPU에 단순히 과금 유저 30만 명을 곱하면 260억 원이라는, 인디 게임사들에게는 천문학적인(?) 숫자가 나온다.

이꼬르는 올 여름까지 신작 2-3종을 더 선보인다. 핵심 시스템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소재만 바꾸는 카이로소프트의 시스템을 채택한다는 계획이다. 신 대표가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유저DB'다. 카이로소프트의 게임을 계속 그 유저가 즐기듯이 '오늘도환생' 유저도 계속해서 이꼬르의 신작을 즐겨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가장 공을 들이는 것도 이 유저DB다. 특히 ‘오늘도환생’에서 한 번이라도 1,000원 이상 과금을 한 유저라면 VIP로 대접받는다. 차기작에서도 VIP 혜택을 지급하기 위해 VIP 초대메일을 보내 지속적인 관리가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수익모델이 광고뿐이라고 생각했던 인디게임. 이꼬르가 이렇게 과금 유저에 공을 들이는 모습은 그만큼 인디게임의 트랜드가 빠르게 바뀌어 왔음을 의미한다.

신 대표가 시장 분석을 하던 2014년만 해도 세븐데이즈, 모비릭스, 아웃핏, 캐치앱 등 잘 나가는 소형 개발사는 대부분 광고로 인한 수익 모델을 채택하고 있었다.
 
특히 세븐데이즈는 7일, 1주일에 하나씩 게임을 만들어 낸다고 해서 회사 이름이 '세븐데이즈'였지만 직접 가 보니 3일에 한번 게임을 만들고 있었다. '게임은 3시간 가지고 놀다 버리는 것'이라는 세븐데이즈 의 다소 충격적인 '철학'을 듣고 신 대표는 이꼬르 게임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이윽고 '3개월에 하나씩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내서 유저풀을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오늘도 환생'이다. 1년 반 걸릴 게임을 3개월 만에 만드니 모든 것을 다 버릴 수밖에 없었다. 다 잘라버리고 시나리오와 전투, 던전, 병사 유물만 챙겼다.
 
게임을 출시하고 보니 유저들의 반응이 생각과 달랐다. 광고 수익보다는 인앱 결재가 더 많은, 예상치 못한 결과에 신 대표는 과금 체계를 다 뜯어고쳤고, BM모델의 한계를 더욱 넓혔다.

 

구글 국내매출 순위를 보면 오늘도환생이 어떤 성장과정을 거쳐 왔는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출시 이후 매출 152위까지 올랐다가 300등대로 떨어졌고, 피처드를 받으며 92위까지 올랐으나 다시 297위로 떨어졌다. 이후 평균 130등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 시점이 BM을 다 뜯어고친 그 시점이다. 이후 글로벌 원빌드를 출시하면서 매출 곡선이 평탄화됐고, 이후 유저DB에 기반한 마케팅으로 3번째 평탄화 계단에 올라섰다.
 
신 대표가 매출 곡선만 신경 썼던 것은 아니었다. 지속적인 신규유저의 유입이 필요했기 때문에 지난 11월부터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고, 2017년 이후 안정적인 다운로드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앱스플라이어 등 15개의 미디어를 사용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신 대표는 두 장의 그림을 펼쳐 두고 사람이 많은 시내 사진은 '리니지2레볼루션', 사람이 적은 시장 사진은 '인디 게임'으로 비교하면서 게임은 거리를 만드는 것과 같다고 정의했다. 방치형게임 '오늘도환생'으로 시골 장터와 같은 포지셔닝을 했으니, 이곳에 다른 상품을 팔겠다는 얘기다.

이 장소에서 '오늘도환생'과 같은 대박을 또 터트릴 수 있을 것인가? 그러기 위해서는 재연 가능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유저DB’이고, 이것이 이꼬르의 진짜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것이 신 대표의 확고한 신념이다. 

 

마케팅으로 유저를 게임에 끌어들이고, 게임으로 수익이 나면 또 다시 마케팅으로 유저를 끌어들이는 반복 사이클에서 ‘유저DB’가 있다면 차기작은 '흑수저'가 아닌 '금수저'를 들고 태어난다는 얘기다.

 
이렇게 과금 유저를 챙기는 이꼬르 오늘도환생의 헤비 유저는 얼마나 되까? 앱에이프 2.0의 이용 빈도별 사용자수에서는 오늘도환생의 헤비유저는 11.8%가 나왔다. 여기서 말하는 헤비유저란 한달 20일 이상 앱을 실행시키는 유저를 말하는 것으로, 이꼬르가 제시한 과금유저 비율 12%와도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지난 4월 이후 계속해서 비활성유저가 늘고 있다는 것은, 또 한번의 도약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유명한 인디게임사는 1억 명의 거대한 유저풀만 믿고 타 회사의 게임을 퍼블리싱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 작품은 구글 매출 70위까지 오르며 거대한 유저풀의 덕을 보는가 싶더니 지금은 300-400등 대에 머물고 있다. 이유는 캐주얼게임이 대다수였던 유저 풀에 SRPG라는 색깔이 다른 게임을 퍼블리싱했기 때문이다. 시골 장터에서 고급 향수를 판셈이니 잘 팔릴 리가 없다.
 
이꼬르는 시골 장터에서 팔던 빵이 잘 팔리니 다른 빵을 판다는 계획이다. 팥 대신 꿀을 넣고, 앙금을 넣고, 소재를 바꿔서 팔겠다는 생각이다. '성공한 인디게임'으로, 수많은 인디 게임사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고 있는 이꼬르가 차기작까지 대박을 터트릴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재덕 기자  game@game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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