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까지 나서며 한국형 GPS(KASS) 오차, 1M로 줄어든다더니...아직 개선 안 된 이유는 "삼성·애플 비협조와 경쟁력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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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까지 나서며 한국형 GPS(KASS) 오차, 1M로 줄어든다더니...아직 개선 안 된 이유는 "삼성·애플 비협조와 경쟁력 부족"
  • 우연주 기자
  • 승인 2024.02.02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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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삼성이 KASS 신호 막아놔
폐쇄성과 경제적 효용이 원인
50억으로 자체 서버 구축 예정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GPS 오차를 1m 이하로 줄일 수 있는 한국형 정밀 GPS 보정시스템(KASS)이 민간에 공개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우리나라 국민은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일차적 원인은 삼성전자와 애플 등 단말기 제조사의 비협조지만 KASS의 효용에 대한 논란도 있다.

KASS는 미국의 위성 항법 시스템인 GPS와 같은 L1 대역대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만큼 단말기 제조사가 설정을 바꾸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애플이 신규 출시되는 갤럭시와 아이폰에 KASS 신호를 열어주지 않은 이유는 각기 다르다.

애플의 경우 '폐쇄성'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 A씨는 "미국에도 KASS와 비슷한 보정시스템이 있지만 애플은 자신들의 독자적인 시스템이 우수하다고 보고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안다. 자신들의 소프트웨어 공개를 꺼리는 것도 결정에 영향을 끼쳤을 것"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KASS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 B씨는 "2022년 5월과 9월 삼성전자와 미팅을 가졌다. 2023년에는 주로 이메일과 유선으로 의사소통했다. (삼성전자가) 테스트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지만 부정적 의견을 전달했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부정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A씨는 "배터리 소모나 CPU 과부하, 발열을 이유로 들더라"고 밝힌 반면,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비자 사용성을 검토해 내린 결정이다. 발열과는 무관하다"라고 말했다.

사실은 '효용'이 주된 이유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다. 다수의 관계자는 입을 모아 "KASS 신호 하나를 수신하기 위해 새로 프로그래밍을 하는 수고와 실사용자가 체감할 성능 개선을 비교했을 때 그다지 효용이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KASS가 일반 국민들의 위치 정보 정확도에 크게 기여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GPS 관련 연구를 20년 가량 했다는 C씨는 "서울은 빌딩들이 높고 인구 밀집도가 높다. 빌딩 숲에서는 어차피 위성 전파를 제대로 수신하기 힘들다. KASS 정보를 수신한다고 해서 도심에서 그 효용을 크게 체감할 가능성은 낮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KASS의 효용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항우연 관계자 D씨는 "KASS 사업은 2014년부터 시작됐다. 본래 목적은 항공용으로, 비행기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정확도를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업 관계자 E씨도 "KASS는 어쨌든 우리 기술로 만든 뛰어난 시스템이다. 전국민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KASS는 우리나라 신기술 도입의 발판이 될 수 있다. 유럽우주국(ESA)은 "SBAS(KASS와 같은 보정 시스템)은 위기 상황에서의 구조 뿐만 아니라 UAM(도심항공교통)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SBAS를 민간에 개방한 이유를 설명했다.

정부 부처는 단말기 제조사의 협조 없이도 전국민에게 KASS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A씨는 "약 50억 정도의 예산을 들여 자체 서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인터넷을 사용해 단말기가 KASS 신호를 수신하지 않더라도 KASS의 장점을 누구든 누릴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KASS는 한국식 정밀 GPS 보정시스템을 가리킨다. 보통 단말기는 와이파이, 기지국 정보와 함께 4개의 위성으로부터 거리를 받아 위치를 특정하는데, 이 때 전리층에서의 왜곡으로 인해 위치 정보가 부정확해 진다. KASS는 실시간으로 전리층 정보를 종합해 위치 정보 왜곡을 보정하는 시스템이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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