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빠지는 메타버스... 기업들 줄줄이 손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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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빠지는 메타버스... 기업들 줄줄이 손 뗀다
  • 이지웅 기자
  • 승인 2024.01.22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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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절 유망 사업으로 각광 받았지만... 부진 이어져
넷마블애프앤씨·컴투버스 구조조정... 관련 법안 통과도 실패
메타 호라이즌. [사진=메타]
메타 호라이즌. [사진=메타]

최근 국내외를 막론하고 ‘메타버스’에 손을 댄 기업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근미래 IT 업계에서 공고한 입지를 다질 것으로 예상되던 ‘메타버스’에 거품이 빠지고 있는 모양새다.  

‘메타버스’는 가상공간에 실제 현실에서 이뤄지는 상호작용을 구현한 콘텐츠를 의미한다. 이는 ‘팬데믹 시대’의 도래와 함께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각광받았다. ‘거리두기’로 인해 조성된 폐쇄적 환경에 지친 사람들이 가상공간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이에 다양한 기업들이 관련 사업으로 발을 넓히며 ‘메타버스’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페이스북은 2021년에 사명을 ‘메타’로 변경한 후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술 개발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비슷한 시기에 아바타를 동기화하거나 가상 공간을 추가할 수 있는 클라우드 플랫폼인 ‘매쉬(Mesh)’를 공개하며 사업 확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굴지의 콘텐츠 기업인 디즈니도 제작년 메타버스 전략 부서를 출범하며 시장에 긍정적인 흐름을 더했다. 

우리나라의 기업들도 이러한 ‘메타버스 열풍’에 편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게임사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엔씨소프트는 제작년 2023 신입사원 공개 채용 기간에 메타버스 플랫폼인 ‘미니버스’를 활용해 직무설명회를 진행했다. 엔씨소프트 측의 설명에 따르면, ‘미니버스’는 특별한 목적 없이 3D 가상 공간에서 유저들끼리 소통하고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소셜 샌드박스 플랫폼이다. 

컴투스도 계열사인 위지윅스튜디오와 엔피와 함께 합작법인 ‘컴투버스’를 설립하고 메타버스 기술을 고도화 하겠다고 밝혔다. 컴투스는 이를 위해 하나금융그룹, 교원그룹, 교보문고, 닥터나우 등 다양한 투자사들을 유치하며 사업 확장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넷마블애프앤씨도 당년도에 블록체인 기술기업인 보노테크놀로지스와 아이텀게임즈를 인수한 후 메타버스월드를 출범, 사업 확장을 꾀했다. 이후 해당 계열사를 통해 언리얼 엔진5를 기반으로 한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를 제작하고 있음을 알렸다. 해당 회사는 이를 홍보하기 위해 2023년 열린 ‘서울팝콘’에서 자사의 또 다른 자회사인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한 버추얼 인플루언서 ‘리나’를 대동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작년에는 크래프톤이 네이버제트와 합작해 국내와 미국에 각각 오버데어코리아, 오버데이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크래프톤은 이용자들이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고, 소셜 활동을 진행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은 ‘오버데어’를 출시할 계획이다. 

다만 코로나가 종식 이후 관련 사업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메타 내에서 VR과 AR를 비롯한 메타버스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팀인 리얼리티랩스는 지난 한 해동안 막대한 손실을 봤다. 그 규모는 약 113억달러(한화 약 15조 871억원)에 달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작년 3월 커뮤니티형 메타버스 플랫폼인 ‘알트스페이스VR’(Altspace VR)의 서비스를 중단하고, VR 헤드셋인 ‘홀로렌즈’ 개발에 관여하고 있던 MRTK(Mixed Reality ToolKit) 개발팀 인원을 감축하며 몸집을 줄였다. 디즈니 역시 3월에 메타버스 사업부 소속 직원 50명을 해고하며 부서를 정리했다. 

우리나라의 사정도 녹록치 않아 보인다. 

SPAXE. [이미지=컴투스]
SPAXE. [이미지=컴투스]

컴투버스는 작년 상반기까지 83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했다. 8월에는 디지털 세계에서 다양한 생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스페이스(SPAXE)를 시장에 내놓았지만 호응을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결국 컴투스는 지난 9월 컴투버스 직원들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넷마블도 몸집을 줄이고 있다. 업계 소식에 따르면 지난 19일, 넷마블에프앤씨는 자회사인 메타벌스월드 전 직원 70명에 대해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메타버스월드가 사실상 해체수순을 밟으며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 프로젝트도 백지화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도 변수가 생겼다. 제작년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메타버스 산업 진흥을 위해 ‘가상융합경제 발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메타버스를 가상융합세계로 정의하고 국무총리 소속의 가상융합경제위원회 설립, 관련 사업자들을 위한 행정 및 재정적 지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달 8일 해당 법안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하며 공식화될 것으로 점쳐졌으나, 지난 18일 문화체육관광부의 반대에 의해 무산됐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현실 공간만의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해줄 만한 제반 기술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기업들이 다소 성급하게 판을 벌리며 수요와 공급 사이의 괴리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도 종식된 시점에서 메타버스가 실생활에 완벽하게 녹아들기 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 전했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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