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현대차·기아 ‘주행시험장’, 강한 車만 살아남는 곳...‘고객을 위한 담금질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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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현대차·기아 ‘주행시험장’, 강한 車만 살아남는 곳...‘고객을 위한 담금질은 계속된다’
  • [LA = 박시하 기자]
  • 승인 2024.01.1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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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비 주행시험장, 아름답지만 어려움 많은 것 사실
-소프트웨어·하드웨어 튜닝 가리지 않고 테스트 중
-패스트 팔로워에서 마켓 리더로 도약한 것 실감해
(사진 6) (왼쪽부터) 랜스 맥러스 책임연구원, 매튜 알 시어 파트장
(왼쪽부터) 랜스 맥러스 책임연구원, 매튜 알 시어 파트장[사진=현대차·기아]

매튜 알 시어(Matthew R. Seare) 모하비 주행시험장 운영 파트장은 “기술이 계속 발전함에 따라 20년 전만 해도 필요하지 않던 테스트를 계속해서 도입하고 있다”며, “사막 환경에 맞춰 다양한 시험로와 연구 시설을 짓고 또 관리하는 것이 주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매튜 파트장은 현대차·기아 미국기술연구소 내구시험팀 소속으로 모하비 주행시험장에서 20년째 근무하고 있다. 시험장을 개소할 때부터 지켜봤기 때문에 주행시험장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로 전해진다. <녹색경제신문>은 매튜 파트장과 그의 동료 랜스 맥러스(Lance McLaws) 책임연구원을 만나 주행시험장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물론 주행시험장에서 어떤 테스트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했지만, 막상 도착해보니 사막에서 일하는 게 어떤지 묻고 싶어졌다. 사막 한 가운데 위치한 주행시험장 근처에서는 집과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강렬한 태양과 앞을 가리는 모래바람 뿐이었기 때문이다.

매튜 파트장은 “모하비 사막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지만 어려움도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오늘도 직접 보셨겠지만 극심한 모래 폭풍이 일어서 항상 흙먼지가 날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험장을 처음 개소할 때는 이 땅에 원래 살고 있던 멸종위기종인 사막거북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하기도 했다”면서,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면서도 우리 차량의 미래를 위한 시험을 수행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현대차·기아는 사막거북들을 안전하게 이주시키기 위해 별도로 부지를 구입하고, 서식지를 조성했다고 밝혔다. 주행시험장이 척박한 사막에서 살아간다고 알려진 사막거북의 서식지였다고 하니, 다시한번 극한의 환경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러한 환경에서 테스트를 거듭한 끝에 현대차·기아의 경쟁력이 가격이 아닌 ‘성능’에 있다는 평가를 듣게 된 것이다.

랜스 책임연구원 역시 “전반적으로 현대차·기아 차량이 크게 개선됐다는 데에 우선 공감한다”면서, “기본 트림부터 우수한 주행 성능과 패키징, 디자인이 제공된다는 점에서 고객 입장에서 정말 만족스러운 상품성을 갖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담당한 오프로드 측면에서는 특정한 장애물이나 험로도 더 안정적으로 주파할 수 있도록 튜닝하고 운전자의 안전성을 강화한 여러 사례가 있다”면서, “이곳 미국기술연구소에서는 디자인과 규제 등 수많은 측면을 고려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튜닝을 가리지 않고 수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차량 성능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는 평가와 동시에, 현대차·기아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동화 전환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주행시험장의 전기차 특화 시험이 꼽힌다.

랜스 책임연구원은 “전기차 테스트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면서, “주행거리 개선이 우선 중요한 과제고, 전기차는 특성상 최대 토크가 금방 생성되기 때문에 휠 슬립이 일어나기 쉬워서 이에 대한 시험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기차는 과거 내연기관차와는 전혀 다른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그에 맞춘 교정을 필요로 한다”면서, “예전에는 더 많은 출력과 토크를 내기 위한 방법을 주로 연구했다면, 전기차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토크를 줄이기 위한 방법이 필요하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모하비 주행시험장은 여의도 면적의 2배에 달하기 때문에 다양한 테스트를 할 수 있다. 뉴욕, 디트로이드, 덴버 등 30개의 다양한 미국 지역 노면 조건을 재현하는 것은 물론, 10.3km의 거대한 고속주회로와 4.4km의 핸들링시험로 등도 갖췄다. 차량을 테스트하기 위해 여러 환경에서 극한까지 몰아붙여야 하지만 매튜 파트장과 랜스 책임연구원은 보람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매튜 파트장은 “근 20년간 현대차와 기아가 이뤄낸 모든 성과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항상 뿌듯함을 느낀다”면서, “자동차를 정말 사랑하고, 차량에 가장 작은 변화라도 만들기 위해 온 열정을 쏟으며 이곳 사막에까지 직접 나오는 연구원들과 함께 일하면서 많은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랜스 책임연구원 또한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는 말에 저도 공감한다”면서, “또다른 측면에서는 제가 이곳 시험장에서 테스트를 마친 차량이 결국 고객들에게 전달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마지막 관문에 서 있는 것”이라며, “언젠가 고객들이 제가 튜닝한 기능으로 인해 보다 안전한 운전을 할 수 있게 될 거라 생각하면 정말 보람차다”라고 덧붙였다.

현대차·기아가 세계 3위 완성차 제조사로 도약한 것을 체감하냐는 질문에 매튜 파트장은 “브랜드 위상이 정말 남달라졌다”면서, “제 주변에도 현대차·기아가 그간 이룬 발전에 놀랐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우리 현대차·기아는 자동차 산업의 패스트 팔로워라 불렸고, 제가 이곳에서 처음 일을 시작할 때만해도 솔직히 그에 대한 부담감은 있었다”면서, “지금은 더 이상 팔로워가 아닌 마켓 리더로서 자리매김한 것을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라고 기쁨을 나타냈다.

랜스 책임연구원은 “과거에 현대차·기아가 어땠고 지금 얼마나 달라졌는지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며, “일상 속에서 어쩌다 경쟁사 차량을 운전하다보면 분명 우리 차량이 더 낫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고, 우리 차량을 타보면 실제로 더 낫다는 걸 알게 된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LA =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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