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美에서 고개만 돌리면 보이는데…'올해는 포드 제치고 3위로 올라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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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美에서 고개만 돌리면 보이는데…'올해는 포드 제치고 3위로 올라설까?'
  • [LA = 박시하 기자]
  • 승인 2024.01.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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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고급차·SUV 전략으로 미국 내 4위 차지해
-올해 친환경차 누적 100만대·제네시스 누적 30만대 목표
미국 도로 곳곳을 누비는 현대차·기아[편집=녹색경제신문]

“현대차·기아가 공항에 차 깔아놓은 거 아니지?”

LA공항에 내려 출구 밖으로 나오자마자 눈에 띈 건 줄지어 도로를 달리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다. 싼타페, 코나, 쏘나타, 엘란트라, 포르테 등 다양한 차량들이 눈에 띄었다. 고속도로나 쇼핑몰 주차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북미 시장에서 약 1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직접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현대차·기아가 사전에 차를 깔아놓은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그야말로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연간 판매량은 165만 2000대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EV9은 ‘2024 북미 올해의 차’를 수상하며 상품성을 입증했다. 친환경차 역시 27만 8000대가 판매되며, 글로벌 상위권 자동차 제조사로서의 위상을 드높였다.

판매실적만큼이나 성장폭도 놀라운 수치를 보이고 있다. 기아는 지난해 판매실적이 12.1% 증가했고, 제네시스 역시 20% 이상 증가했다. 특히, 기아는 역대 최대 판매 기록을 갈아치우는 뛰어난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러한 기세로 현대차·기아는 미국 자동차 시장의 순위를 뒤집었다. 사상 최초로 스텔란티스를 제치고 GM, 토요타, 포드에 이어 4위를 차지한 것이다. 지난 2021년 혼다를 제치고 처음으로 5위에 오른지 2년만에 스텔란티스까지 넘어서는 쾌거를 달성했다. 3위 혼다와의 차이는 32만 8511대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성장폭이라면 올해는 혼다의 자리도 노려볼 만하다.

■ 현대차·기아, 역대급 실적의 원천은? 친환경차·고급차·SUV

현대차·기아가 기록적인 판매를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대표적으로 3가지를 꼽을 수 있다. 먼저, 미국 자동차 시장의 대세로 떠오른 친환경차 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한 것을 들 수 있다. 미국 업계 발표자료를 활용한 HMA의 추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친환경차 시장의 성장률은 12.3%인데 반해, 현대차·기아의 친환경차 시장의 성장률은 52.3%에 달한다.

덕분에 현대차·기아는 미국 친환경차 시장에서 23.9%라는 높은 점유율을 달성할 수 있었다. 미국 시장내 현대차·기아가 약 1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시장 지배력이 높다는 것 또한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고부가가치 차량인 제네시스 역시 고급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해진다. 제네시스는 브랜드 출범 직후부터 JD파워 신차품질조사(IQS)에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 프리미엄 브랜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지난 2021년부터 GV80, GV70 등 SUV 모델을 투입해 본격적으로 판매 라인업을 확대했고, 지난 2022년부터는 GV60과 G80 전동화모델도 추가했다. 또, 지난해부터 GV70 전동화모델을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RV 부분에서의 활약도 한 몫 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현대차·기아의 RV 모델은 총 121만 8108대로 전년 대비 16%가량 증가했다. RV 차종 수가 지난 2018년 9개에서 20개로 증가했고, 꾸준한 인기를 보였던 투싼, 싼타페, 스포티지 등이 세대 변경을 거치며 판매가 급격히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 현대차·기아, 2024년 판매 목표는? 친환경차 누적 100만대, 제네시스 누적 30만대

현대차·기아는 지난해에 이어 친환경차, 고부가가치 차량을 중심으로 미국에서 판매 확대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EV9이 올해 2분기 중 기존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의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으로, IRA 세제혜택에 대한 기대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아직 차종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에 추가적으로 전기차 현지 생산 투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올해 하반기 가동을 앞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도 주목을 받고 있다. IRA 혜택을 받기 위해 가동 시기를 앞당긴 결정이 판매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제네시스는 조만간 역동적인 다지인과 성능을 갖춘 GV80 쿠페와 GV80 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해 다시 한번 판매량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SUV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모델인 만큼 또 한번 최고 판매량을 갈아치울 수 있을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지난해 달성한 연간 150만대 판매는 수치적 측면에서도 큰 성과지만, 이제는 현대차·기아가 값싸고 효율이 좋은 소위 ‘가성비’가 좋은 브랜드가 아니라, 품질과 상품성, 브랜드력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기꺼이 열게 하는 ‘최선호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LA =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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