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부실대출 쌓이자...'역대급' 충당금 적립으로 대응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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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부실대출 쌓이자...'역대급' 충당금 적립으로 대응 나서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1.05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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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작년 3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 4.3조원
은행 대출 연체율 또한 상승하고 있어
10조 넘게 대손충당금 적립해 대응나서
"올해도 충당금 적립 기조 계속될 듯"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시중은행의 부실채권 규모와 대출 연체율이 늘면서 은행의 건전성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이에 은행들은 대규모로 충당금을 쌓아 부실채권발 경제 위기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물론 올해 미국을 중심으로 금리인하 움직임이 예상되나, 장기간 고금리에 노출된 부실기업들의 체력이 약해진 만큼 부실채권은 한동안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작년 3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NPL) 잔액은 4조34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2022년 3분기 말 3조3086억원 대비 1조333억원 늘어난 수치다. 

은행은 통상 부실 위험성이 낮은 순서대로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5단계로 대출을 분류한다. 이 중 연체 기간이 3개월을 넘는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대출은 돈을 떼일 가능성이 높은 관계로 NPL로 분류해 관리한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농협은행의 NPL이 같은 기간 6036억원에서 3967억원 늘어난 1조 3억원으로 나타나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이어 국민은행이 7105억원에서 2784억원 증가한 9889억원을 기록했으며 우리은행이 5225억원에서 1549억원 불어난 6774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7960억원에서 1101억원 증가해 2023년 9월 말 기준 9061억원 어치의 NPL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6759억원에서 934억원 불어난 7693억원 규모의 NPL을 갖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은행 대출 연체율 또한 상승하고 있다. 5일 금감원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0.43%로 9월 0.39% 대비 0.04%포인트(p) 늘었다. 같은 기간 기업 대출 연체율이 0.48%로 집계돼 0.06%p 증가했으며, 가계 대출 연체율은 0.37%로 나타나 0.02%p 올랐다. 

NPL과 연체율이 증가하는 이유는 고금리에 따른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작년 10월까지 전국 법원에서 접수한 법인 파산 신청 건수가 1363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2022년 같은 기간 817건으로 집계된 것보다 546건이나 불어난 결과다. 

이에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은행권은 대손충당금을 적립해 NPL발 건전성 위기에 촉각을 곤두서고 있다. 5대 은행의 작년 3분기 말 기준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10조229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8조665억원 대비 2조1633억원 늘었다. 통계가 나오지 않았으나 관행대로라면 작년 말 기준 총 적립액은 11조원이 넘을 전망이다. 

NPL이 가장 많이 불어났던 농협은행에서 대손충당금을 공격적으로 쌓았다. 농협은행의 작년 3분기 말 기준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2조7771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1조8986억원보다 8785억원 늘었다.

이어 국민은행이 작년 3분기 말 기준 2조2519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아 전년 동기 1조7918억원 대비 4601억원 증가했다. 그 뒤로 하나은행(1조4010억원→1조8039억원. 4029억원↑), 신한은행(1조5591억원→1조7782억원. 2191억원↑), 우리은행(1조4160억원→1조6187억원. 2027억원↑) 순으로 증감률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역시 실물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규모 충당금 적립 등 보수적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불어나는 것은 걱정스러운 점이나 경제위기 당시와 비교하면 아직은 관리 가능하다"며 "지금과 같은 충당금 적립은 올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NPL발 위기가 터질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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