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시중은행 부실대출 규모 4조원 넘는데...손실흡수능력은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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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시중은행 부실대출 규모 4조원 넘는데...손실흡수능력은 '제각각'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3.11.17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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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5대 은행 고정이하여신 4조 3052억원으로 집계
국민은행 제외 모든 은행에서 1년간 부실대출 늘어
대출 연체율 역시 1년 새 0.114%p 증가
손실흡수능력은 하나은행, 신한은행만 향상돼
"충당금 대규모 적립으로 아직 건전성 걱정할 수준 아냐"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3분기 5대 은행의 부실 대출 규모가 4조원이 넘어서며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났다. 국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시중은행에서 고정이하여신 잔액이 큰 폭으로 불었다. 

부실자산이 뇌관이 될 것을 대비해 은행이 갖추는 손실흡수능력은 은행마다 제각각 온도차를 보이고 있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별로 대출군이 상이하고 각기 다른 리스크 전략을 짜고 있어 온도차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 건전성이 크게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3분기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고정이하여신(NPL) 규모는 총 4조 305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3조 9631억원에 비해 3421억원(8.6%p) 증가한 수치다. 

은행권은 부실 위험성이 낮은 순서대로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5단계로 대출을 분류한다. 이 중 연체 기간이 3개월을 넘는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대출은 돈을 떼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NPL로 분류해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유일하게 1년간 국민은행의 NPL 규모만 줄었다. 작년 3분기 국민은행의 NPL은 1조 3645억원에 달했으나 올해 3분기는 3756억원 감소한 9889억원으로 집계됐다. 

[출처=NH농협은행]
[출처=NH농협은행]

 

NPL 증가율이 가장 가팔랐던 곳은 농협은행이다. 올해 3분기 농협은행의 NPL은 1조 3억원으로, 1년 전 6036억원에 비해 무려 3967억원이나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작년 3분기 5230억원에서 올해 3분기 6770억원으로 1540억원 증가해 증가폭 기준으로 2위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6760억원에서 7690억원으로 930억원 증가했으며, 신한은행은 7960억원에서 8700억원으로 740억원 늘었다. 

전체 대출 대비 NPL 비율이 가장 높은 곳 또한 0.34%를 기록한 농협은행이다. 이어 신한은행 0.27%, 국민은행 0.26%, 하나은행 0.23%, 우리은행 0.22% 순이다. 

대출 연체율 역시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대출 연체율 평균은 0.296%로 작년 동기 0.182%보다 0.114%p 증가했다. 

이 중 농협은행의 연체율이 9월 말 기준 0.36%로 가장 높았으며, 우리은행이 0.31%를 기록해 뒤를 이었다. 이어 하나은행 0.29%, 신한은행 0.27%, 국민은행 0.25% 순이다.

한편, 은행 전반적으로 부실 대출이 늘며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 속에서 리스크 관리 능력 역시 떨어지는 모습이다. 올해 3분기 5대 은행의 NPL커버리지비율은 236.5%로 1년 전 248.2%보다 11.7%p 하락했다. 

NPL커버리지비율은 위기 상황 대비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수치가 클수록 NPL발 위기에 잘 대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은행별로 보면 농협은행과 우리은행, 국민은행의 NPL커버리지비율이 하락했다. 농협은행의 3분기 기준 NPL커버리지비율은 277.6%로 집계돼 작년 동기 314.5%에 비해 36.9%p 떨어졌다. 우리은행은 작년 3분기 271%에서 올해 3분기 239%로 32%p 하락했으며 국민은행은 252.2%에서 227.7%로 24.5%p 떨어졌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은 반대로 향상된 모습이다. 하나은행의 작년 3분기 NPL커버리지비율은 207.3%였는데 올해 3분기는 234.5%로 집계돼 27.2%p 상승했다. 신한은행은 195.9%에서 203.6%로 7.7%p 소폭 올랐다. 

금융당국은 은행에 NPL커버리지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하라고 권고하고 있어 아직은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부실채권이 늘고 있고 연체율 역시 최근 불어난 상황이라 은행 입장에선 대·내외 여건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고금리 상황이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있어 개인 취약차주 및 기업 대상으로 부실 대출이 늘어나고 있다"며 "은행권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고 이에 대비해 충당금을 대규모로 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NPL커버리지비율이 당국의 권고치보다 훨씬 상회하는 만큼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며, 향후 추이에 따라 충당금 추가 적립 등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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