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오름세...건전성 관리에 분주한 은행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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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오름세...건전성 관리에 분주한 은행권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3.11.2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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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0.49% 기록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 역시 1년 전 대비 큰폭으로 뛰어
이자마저 내지 못하는 기업 늘고 있어
은행권, 부실채권 정리·충당금 적립 통해 건전성 관리
금융감독원.[사진=금융감독원 제공]
금융감독원.[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최근 고금리에 따른 경기침체가 계속됨에 따라 은행에 돈을 빌린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의 대출 연체가 급증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대출잔액과 이자마저 받지 못하는 무수익여신마저 동시에 늘고 있어 은행권은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9월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부실채권 상·매각 등으로 오히려 저번달보단 하락했다"면서도 "여전히 작년 대비 높은 수준이며 신규연체율 역시 높아 은행은 추가적인 연체율 상승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분기 기준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49%로 1년 전 0.27%보다 무려 0.22%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전분기(0.43%)와 비교해도 0.06%p 오른 수치다.

중소기업을 아우르는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 연체율 역시 늘고 있다. 3분기 중소법인대출 연체율은 0.52%로 집계돼 1년 전 0.33%를 기록했던 것보다 0.19%p 상승했다. 3분기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46%로 나타나 같은 기간 0.19%보다 0.27%p 증가했다. 

심지어 이자마저 제때 내지 못해 이른바 '깡통대출' 취급을 받는 무수익여신 역시 시중은행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기업대출 부문 무수익여신은 1조9754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1조5310억원보다 4444억원(29%) 늘어난 수치다. 

은행은 3개월 이상 원금 상환을 하지 못한 대출에 이자 미계상 여신을 추가로 반영해 무수익여신 잔액을 산정한다. 원금뿐만 아니라 이자마저 받을 수 없어 은행권은 무수익여신을 고정이하여신(NPL)보다 악성으로 취급한다.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대출이 연체될 뿐만 아니라 이자마저 내지 못하는 기업이 속출하는 상황 속에서 기업대출 잔액 또한 불어나는 추세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10월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764조3159억원으로 지난 달 756조3310억원 대비 7조9849억원 증가했다. 이는 10개월 연속 증가한 것으로, 작년 말 기업 대출 잔액이 703조7268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에만 60조5891억원이 늘어났다.

경기침체로 중소기업들의 사정이 악화되자 은행권 역시 자산건전성 관리에 분주한 모습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5대 은행이 상각 또는 매각한 부실채권은 총 3조220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1조5406억원보다 1조6795억원 가량 늘어난 수치로, 연간 규모(2조2711억원)로 넓혀봐도 올해 시중은행들이 건전성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은행은 통상 NPL 중 회수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판단되는 부실채권은 장부에서 지워버리거나 자산유동화 전문회사에 헐값에 매각하는 식으로 처리한다. 

자산건전성을 올리기 위해 시중은행들은 앞다투어 대손충당금 역시 공격적으로 늘리는 추세다. 올해 3분기까지 5대 은행이 누적으로 쌓은 대손충당금 규모는 3조7401억원에 달해 1년 전 1조8826억원을 쌓은 것과 비교해 무려 1조8575억원이나 불어났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3분기까지 농협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1년 전 4372억원보다 7274억원 늘어난 1조1646억원으로 집계돼 시중은행 중 최대로 기록됐다. 이어 국민은행(3555→9182억원), 신한은행(3951→5955억원), 우리은행(3466→5441억원), 하나은행(3482→5177억원) 순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대출이 연체되고 이자마저 내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늘어나고 있어 은행권은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부실채권을 적극 상각 또는 매각하고 있고 충당금 적립 역시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은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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