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부채 증가세 가파르고 '깡통대출' 늘고...은행권, 자산건전성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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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부채 증가세 가파르고 '깡통대출' 늘고...은행권, 자산건전성 괜찮나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3.11.2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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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4대 은행 기업 무수익여신 작년 말 대비 29% 늘어
GDP대비 기업부채 증가 속도는 세계 2위
기업 파산신청 건수 역시 작년보다 64% 늘어
시중은행, 대손충당금 2조 5755억원 적립해 건전성 강화 노력
4대 금융지주.[사진=각사 제공]<br>
4대 은행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로 인해 기업부채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이에 은행에 빌린 원금과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하는 기업 역시 급증하는 추세다. 

떼인 돈을 받지 못해 자산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진 은행권은 앞다투어 대손충당금을 늘리며 잠재 부실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정상적으로 원리금을 갚았던 기업들 중 올해 들어서 버거워하는 경우가 꽤 생겼다"며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기에 이런 경우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에 대출을 받았지만 경기침체 속에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총 무수익여신(가계·기업) 잔액은 2조 8988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말 2조 2772억원보다 6216억원(27.3%) 증가한 수치다. 

이 중 4대 은행의 기업대출 부문 무수익여신은 작년 말 1조 5310억원에서 올해 3분기 1조 9754억원으로 4444억원(29%) 늘어나 전체 무수익여신 증가세를 주도했다.  

무수익여신은 은행이 차주에게 원리금은커녕 이자조차 받지 못하는 대출을 뜻한다. 은행은 3개월 이상 원금 상환이 연체된 대출에 이자 미계상 여신을 추가로 반영해 무수익여신 잔액을 산정하며, 고정이하여신보다 더 악성으로 취급한다.

벼랑 끝에 내몰린 기업들의 상황은 여러 지표로도 증명된다. 23일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세계 34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금융기업의 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126.1%를 기록해 세계에서 3번째로 높았다. 

기업부채의 증가세는 더욱 가파르다. 2분기 기준 한국의 GDP 국가 부채비율은 120.9%였는데 불과 3개월 만에 5.2%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세계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부채가 쌓이면서 파산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23일 법원과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6단체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법원에 접수된 기업 파산신청 건수는 1213건에 달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64% 증가했다. 

떼인 돈으로 인해 자산건전성에 경고등이 들어온 시중은행은 일제히 대손충당금을 늘려 대비하는 모습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누적으로 4대 은행이 적립한 대손충당금은 총 2조 575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1조 4454억원에 비해 1조 1301억원(78.2%) 늘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3분기 기준 누적 대손충당금은 9182억원으로 작년 동기 3555억원보다 무려 5627억원(158.3%) 증가했다. 

이어 신한은행은 3분기 5955억원으로 집계돼 작년 동기 3951억원에 비해 2004억원(50.7%) 늘었으며 우리은행은 5441억원으로 같은 기간 3466억원보다 1975억원(57%) 증가했다. 하나은행 역시 3분기 5177억원을 적립해 작년 3분기보다 3482억원보다 1695억원(48.7%) 가량 늘어나며 건전성 강화에 힘을 쓴 모습이다. 

대손충당금은 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미리 쌓아둔 적립금으로, 은행들의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준다. 다만, 대손충당금이 늘어나면 자산건전성은 확립되지만 순이익이 줄게되며, 배당규모 역시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은행권은 고금리 장기화와 이에 따른 기업들의 연쇄 부도에 대비해 올해 4분기와 내년 상반기에도 추가로 충당금을 적립할 계획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부실대출 규모가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에 은행의 건전성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내년 상반기가 고비가될 전망인 만큼 은행은 추가 충당금 적립, 대손준비금 적립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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