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홍콩 ELS 손실 배상 떠안을 가능성에…상생금융까지 수익성 이중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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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홍콩 ELS 손실 배상 떠안을 가능성에…상생금융까지 수익성 이중고 우려
  • 정창현 기자
  • 승인 2023.12.05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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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홍콩 ELS 관련 배상기준안 마련 검토
기준에 따라 투자자 판단으로 발생한 손실까지 배상할 수 있어
금융당국의 상생 압박까지 더해 수익성 악화 우려도

금융당국이 홍콩H지수 편입 ELS 손실 사태와 관련해, 배상기준안 마련을 검토 중인 사실이 알려지자 은행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투자자 판단으로 발생한 손실까지 은행이 책임지는 것은 시장 원리에 맞지 않으며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홍콩H지수 편입 ELS 손실 사태와 관련한 배상기준안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을 통해 접수되는 분쟁조정 신청 건수가 급증할 것을 대비한 조치다.

배상기준안 방식은 대표 민원 사례에 대한 배상비율 기준안을 만들면 이를 바탕으로 각 금융사에서 자율 조정해 배상하는 방식이다.

앞서 금감원은 파생결합펀드(DLF)·사모펀드 사태 당시 배상기준안 방식을 채택한 바 있다. 당시 금감원은 DLF·라임·옵티머스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손해액의 40~80%를 배상하도록 했다.

배상기준안 방식을 채택할 경우 적합성 원칙과 설명 의무 위반, 부당권유 등에 따른 기본배상비율을 정한 뒤 투자자의 자기 책임 사유를 투자자별로 가감 조정해 최종 배상비율을 산정한다. 이번 ELS 손실 사태에서도 금융상품 이해가 어려운 고령 투자자에 대해서는 배상비율이 올라가고, 투자 경험이 많은 재가입자에 대해서는 배상비율이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국내 주요 시중은행.
국내 주요 시중은행 [사진=각사]

은행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피해를 본 고객 입장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 영업점에서 추천을 받아 금융상품에 가입하거나 투자한 경우 손실이 났을 때만 책임을 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 판단으로 발생한 손실까지 은행이 배상하게 하는 것은 자본시장법 상으로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상생금융 지원 규모에 ELS 손실 배상까지 더해지면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될 여지가 충분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앞서 은행권에서는 금융당국과의 간담회를 가진 후 2조원 규모의 초대형 상생금융 지원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바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홍콩H지수 편입 ELS의 판매 잔액은 약 20조5000억원 규모이며, 은행이 판매한 것만 놓고 보면 15조8860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중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은 8조41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실영향권에 있는 물량은 약 4조9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금융당국은 ELS를 판매한 은행 및 증권사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정창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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