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구광모·신동빈 등 기업인, '한·영 비즈니스 포럼' 참석...에너지·방산 등 2700억원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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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정의선·구광모·신동빈 등 기업인, '한·영 비즈니스 포럼' 참석...에너지·방산 등 2700억원 계약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11.23 0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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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S칼텍스, 무라테크놀로지·KBR과 함께 폐플라스틱 열분해 공장 설계·운영 MOU
- 윤 대통령, 정주영 회장의 울산 조선소 건립 당시 500원 지폐 속 거북선 사례 언급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경제사절단 일행은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에 동행해 양국간 경제협력 행보에 나섰다. 

한국과 영국 경제계는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보완 협상에 발맞춰 방산·원전·청정에너지·금융 등 핵심 경제산업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경제인연합회(한경협)는 22일(현지시간) 영국 기업통상부와 공동으로 런던금융특구의 로드 메이어 관저인 '맨션 하우스'에서 '한·영 비즈니스 포럼'을 열고 양국 기업 간 2700억원 규모의 계약과 31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전했다.

영국 총리실은 "한국 기업들이 210억 파운드(약 33조8000억원) 이상 신규 투자와 추가 30억 파운드(약 4조8000억원) 규모 무역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양국 경제인과 정부 인사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구자은 LS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등 주요 대기업 총수와 은행·중견·중소기업 100여 명이 함께 했다. 또 류진 한경협 회장(풍산그룹 회장)과 손경식 경영자총협회 회장(CJ그룹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LS 이사회 의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등 경제단체장이 참석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프랑스 파리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막판 유치전을 벌이고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런던 맨션 하우스에서 열린 한·영 비즈니스 포럼에 앞서 사전환담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런던 맨션 하우스에서 열린 한·영 비즈니스 포럼에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경제사절단 일행과 사전환담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영국 측에서도 세계적 반도체 설계기업 ARM의 르네 하스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해 스탠다드차타드그룹(금융)·리오틴토(광산금속)·코리오(해상풍력) CEO 등 영국의 대표 기업인 100여 명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 "양국 기업들이 마음껏 뛸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어 함께 세계 시장을 석권하자"

윤석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디지털, 공급망, 에너지 등 분야에 새로운 규범을 정립할 것"이라며 "양국 FTA(자유무역협정) 개선 협상으로 새로운 규범을 정립해 양국 기업들이 마음껏 뛸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어 함께 세계 시장을 석권하자"고 제안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은 고(故) 정주영 현대 회장이 내민 500원짜리 지폐 속의 이순신 장군 거북선을 보고 울산조선소의 건설을 위한 차관을 추천해 준 영국 A&P 애플도어 롱바톰 회장과 정주영 회장의 50여 년 전 일화를 소개하며 양국 간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울산 조선소는 당시 롱바톰 회장의 추천으로 바클레이은행의 차관을 받아 건설될 수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제 첨단 제조 강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기업들은 원천기술 강국인 영국과 다양한 산업에서 상호 보완적인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며 다른 협력 사례들도 소개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위탁생산 협력으로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백신을 공급했고, 글로벌 1위 설계기업 ARM이 한국 팹리스 기업의 IP 활용을 무상으로 지원 해 반도체 설계 분야 협력을 키웠다. 

또 항공·방산 분야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롤스로이스의 최고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보다폰에 5G 통신장비를, 세아제강과 LS전선은 영국 해상풍력단지에 하부구조물과 해저케이블을 공급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반도체 등 첨단산업 공급망, 인공지능(AI)·양자·우주 등 첨단 과학기술 협력, 원전·수소·해상풍력 등 무탄소에너지 협력 등 미래 경제협력 방향도 제시했다.

이날 한국 기업 25곳과 영국 기업 33곳은 총 31건의 업무협약과 계약을 체결했다. 

GS칼텍스는 무라테크놀로지·KBR과 함께 폐플라스틱 열분해 공장 설계·운영 MOU를, 효성중공업은 베르단트 비드코와 배터리 저장장치(ESS) 공급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이외에도 한국전력 등이 영국 기업들과 신규 대형 원전 설계 등 8건의 MOU를 체결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산업 등도 방산 분야에서 5건의 협약을 맺었다.

최상목 경제수석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한-영 비스니스포럼에 앞서 양국 주요 경제인 20여 명을 별도로 초청해 환담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구자은 LS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등이 환담에 참석했다. 영국 측에서도 ARM·롤스로이스·스탠다드차타드 등의 CEO가 함께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포럼 사전환담에서 ARM의 르네 하스 CEO에게 "한국 기업과의 반도체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해 달라"고 당부했고, 하스 CEO는 "25년 이상 지속해 온 한국 반도체 기업들과의 굳건한 파트너십을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한편, 양국은 윤석열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경제안보 강화와 공급망 안정 등을 골자로 하는 '업그레이드 FTA' 모델을 구축하기로 했다. 양국 경제계는 FTA 개선 협상이 핵심 소재·부품의 통관 절차 간소화 등 공급망 협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이 21일(현지시간) 런던 호스가즈 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공식환영식에 앞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이 21일(현지시간) 런던 호스가즈 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공식환영식에 앞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영국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이후 아시아 국가와는 최초로 한국과 2021년 발효된 FTA를 맺었다. 하지만 상품·서비스 개방에 초점이 맞춰져 최신 글로벌 통상 환경을 반영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날 개시된 한영 FTA 개선 협상에 대해 "브렉시트 이후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는 영국 시장에 우리 기업들이 원활히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미 베이드녹 영국 기업통상부 장관은 "한국은 영국의 주요한 파트너이며, 이번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영 FTA 개선 협상을 시작해 양국 무역·투자 관계가 한 단계 발전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날 저녁 만찬에는 한국 측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필두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기업인과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전원, 영국 측에서 수낵 총리, 윌리엄 왕세자, 데이비드 캐머런 외교장관 등 양국에서 170여 명이 참석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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